‘데뷔 최악의 한 달’ 류현진, 정말 쉬지 않아도 될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9월 1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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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류현진(32·LA 다저스)의 부진이 3연속경기까지 이어졌다. 류현진에게 2019년 8월은 메이저리그(ML) 데뷔 후는 물론 KBO시절까지 범위를 넓혀도 최악의 한 달이었다. 사령탑의 신뢰는 여전히 굳건하지만 쉼표가 필요하진 않을지 고민할 시점이다.

류현진은 8월 3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전에 선발등판, 4.2이닝 7실점으로 시즌 5패(12승)째를 떠안았다. 18일 애틀랜타전(5.2이닝 4실점), 24일 양키스전(4.1이닝7실점)을 포함한 3연속경기 패전이다. 이로써 류현진의 8월 4경기 21.2이닝 평균자책점(ERA)은 7.48이 됐다. 12일 애리조나전까지 1.45를 유지하던 ERA는 세 경기 만에 2.35까지 올랐다.

개인 야구인생 최악의 한 달로 표현하기에 부족하지 않다. 2013년 ML에 데뷔한 류현진의 월간 ERA가 가장 높았던 때는 2017년 6월의 4.72다(4경기 이상 등판 기준). 고전한 건 맞지만 ‘최악’으로 꼽을 수준은 아니었다. KBO리그 시절에는 2008년 5월 5경기에서 ERA 5.72를 기록한 바 있다. ML과 KBO리그 시절 통틀어 올해 8월이 최악이었다.

미 현지 언론의 분석은 결국 체력 문제로 귀결된다. ‘CBS스포츠’는 “사이영상 경쟁보다는 포스트시즌(PS)을 대비해야 한다. 9월에 휴식을 주는 게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LA타임스’ 역시 “갑자기 다른 류현진이 던지는 것 같다”고 염려했다. 그도 그럴 것이 류현진은 8월까지 25경기에서 157.1이닝을 소화했다. 두 차례 부상자명단(IL)에 오르는 등 조정을 거쳤지만, 데뷔 첫해(192이닝) 다음으로 가장 많은 이닝을 이미 소화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의 신뢰는 여전히 굳건하다. 그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체력 문제는 아니다. 정규시즌에 로테이션 제외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선수 입장에서 사령탑의 믿음이 강한 것은 더할 나위 없는 일이다. 하지만 고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등판을 강행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ERA 5.72를 기록했던 2008년 5월의 사례를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류현진은 당시 5월 5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만을 떠안은 뒤 1군에서 말소됐다. 김인식 당시 감독은 “휴식 차원이다. 열흘이 지나면 곧장 1군에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날짜를 채우자마자 올라온 그는 6월 4경기에서 ERA 4.07로 어느 정도 회복세를 탄 뒤 7월 5경기에서 ERA 2.60을 기록했다. 열흘의 휴식이 제 모습을 찾는 데 영향을 끼친 것이다.

이제 류현진에게 중요한 건 사이영상이나 프리에이전트(FA) 대박이 아닌 시즌 마무리다. 부진이 이어진다면 PS도 장담할 수 없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다저스로서는 인내할 여유가 많지 않다. 잠시의 쉼표가 무조건 악영향을 끼치는 건 아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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