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으로 자라는 고우석, LG 젊은 불펜의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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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17일 13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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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고우석. 스포츠동아DB
LG 고우석. 스포츠동아DB
LG 트윈스 고우석(21)이 눈부신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자신에게 주어진 위기 상황을 씩씩하게 헤쳐 나가며 날로 강해지는 그다. 최일언 투수 코치(58)의 아낌없는 칭찬, 후배 정우영(20)과의 기분 좋은 동행도 고우석의 발전을 자극하는 요소다.

올해로 프로 3년차인 고우석은 자신이 등판한 모든 경기에서 성장의 양분이 되는 값진 경험들을 쌓고 있다. 스스로도 “타이트한 상황에서 얻는 경험치가 있다. 지난해에도 그랬고, 올 시즌 역시 초반부터 어려운 상황을 하나씩 막아내면서 자신감이 많이 생기고 있다”고 했다. 이제는 마운드 위에서 공을 던지고, 덕 아웃에서 동료들과 함께 호흡하는 모습 속에서도 작년과는 사뭇 다른 여유가 묻어난다.

고우석은 16일 NC 다이노스와의 원정 경기서 성공 경험을 하나 더 늘렸다. 2-2로 맞선 연장 10회 2사 주자 1루 상황에서 마운드를 이어받아 유강남과 배터리를 이뤘고, 4번 타자 양의지를 151㎞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11회에는 포수 정상호와 손발을 맞춰 NC의 5~7번 타순을 뜬공 2개, 헛스윙 삼진으로 꽁꽁 묶었다. 주무기인 직구, 슬라이더에 커브까지 절묘하게 섞었다. 공 13개로 1.1이닝을 순식간에 정리한 덕분에 고우석은 11회 5점의 득점 지원을 받아 시즌 첫 승(7-2)을 수확하는 기쁨도 누렸다.

고우석의 호투 뒤엔 최 코치가 있다. 최 코치가 건네는 작은 칭찬들이 고우석에겐 엄청난 동기부여로 작용하는 까닭이다. 고우석은 “최 코치님께선 늘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자신감을 갖게 해 주신다”며 “선수들이 물어보기도 전에 ‘좋아보이네’라고 건네주는 한 마디가 큰 힘이 된다”고 했다. 이어 “처음엔 장난을 치시는 줄 알았다. 자세 연습을 하는데, 원하는 자세가 한 번에 나올 리 없지 않나. 그런데 코치님께서 ‘잘 된다. 좋다’고 이야기 하시니까 ‘지금 자세가 좋은가보구나’하게 되더라”며 “연습할 때 똑같은 공을 던지는 데도 ‘왜 이 공을 이제야 내게 보여주느냐’고 이야기 하신다. 워낙 ‘잘한다. 잘한다’ 해주시니 기분이 좋고, 마음도 편해 계속 공을 던지고 싶어진다”고 웃었다.

2년 후배인 정우영과는 캐치볼 파트너를 이루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더욱이 정우영이 개막 후 10경기에 나서 평균자책점 0.63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치르고 있는 터라 고우석에게도 기분 좋은 자극이 된다. 고우석은 “(정)우영이가 잘하는 모습을 보면 멋있기도 하고, ‘나도 저렇게 해야지’하는 자극도 된다”며 “우영이가 후배인데도 매일 ‘형 저랑 캐치볼 할 거죠?’라며 살갑게 다가온다. 서로 편하다보니 캐치볼을 하면서 서로 연습해야할 부분들을 시도해볼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새 시즌에 들어와 떠안은 2패의 아픔은 형들과 함께 지워냈다. 함께 배터리를 이뤘던 유강남에게 미안한 마음이 유독 컸는데, 유강남의 진심어린 격려에 다시금 힘을 냈다. 고우석은 “올해 끝내기를 두 번 맞았는데, 두 번 다 내가 반대 사인을 내서 던지고 싶은 공을 던졌다. 그것도 반대 구종이었다”고 돌아보며 “강남이 형이 모든 비난을 받아 미안했다. 강남이 형에겐 ‘앞으로 형 사인대로 하겠다’고 했는데, 형은 ‘그렇게 생각하지 말고, 그 상황에서도 함께 이겨낼 수 있도록 해보자’고 이야기를 해주더라. 정말 고마웠다”고 털어놨다. 발가락 실금 부상으로 잠시 자리를 비운 임찬규 역시 고우석과 룸메이트로 지내면서 불펜 투수로서 지녀야 할 마음가짐과 몸 관리 방법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꾸준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것이 고우석의 속마음이다. 이를 위해 스프링캠프서부터 스트라이크 존의 원하는 곳에 정확히 공을 던지는 연습을 반복했고, 제게 유리한 볼 카운트 싸움을 펼치는데 심혈을 기울이는 중이다. 고우석은 “60~70경기에 부상 없이 나가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위기 상황에서 점수를 내주지 않고, 꾸준히 막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며 “필승조에서 두 자릿수 홀드를 올리고 싶다. 마무리엔 (정)찬헌이 형이 버티고 있으니, 앞에서 든든하게 막아주면 좋지 않을까”라고 소망했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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