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속 金 신다운 ‘新 쇼트트랙 황태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2월 9일 06시 40분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남자 1500m 金
다섯 대회 연속 금메달…노력의 결실
지난해 소치올림픽 노골드 아픔 씻어

지난해 이맘때 신다운(22·서울시청)은 웃지 못했다. 늘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2014동계올림픽이 열린 러시아 소치에 입성했지만, 노골드의 아픔을 겪었다. 항상 당당하고 명랑했던 그의 얼굴에는 조금씩 미소가 사라져갔다.

당시 신다운의 이름 앞에는 ‘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차세대 에이스’라는 거창한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올림픽에서도 개인 1500m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됐다. 그도 그럴 것이 쇼트트랙 선수로서 장점이 많다. 상·하체 밸런스가 좋아 스케이팅이 안정적이다. 지구력이 좋아 장거리에 맞춤형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노력형 선수다.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알고 부단히 노력해 단점을 보완하려는 열의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는 생애 처음 출전한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가 주는 부담감과 불운을 이겨내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전문가들은 신다운의 올림픽 금메달 사냥 실패를 두고 “오히려 독이 아닌 약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윤재명 대한빙상연맹이사는 “(신)다운이는 실력으로만 보면 나무랄 데가 없다. 좋은 기량을 가지고 있는데 문제는 기복이 있는 플레이였다”며 “올림픽 노골드의 아픔은 좀더 성숙해질 계기가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더 좋은 선수로 거듭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승의 예측은 정확했다. 신다운은 한국 남자 쇼트트랙 에이스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는 2014-2015시즌 국제빙상연맹(ISU) 월드컵시리즈에서 다섯 대회 연속 금메달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8일(한국시간)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2014-2015 ISU 쇼트트랙 월드컵 5차대회 남자 1500m 1차 레이스에서도 2분24초438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번 시즌 치른 월드컵 개인전에서 연속 5번째로 목에 건 금메달이다. 주종목인 1500m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1차대회부터 중국 상하이 3차대회, 한국 서울 4차대회에서 1위를 했고, 캐나다 몬트리올 2차대회에서는 1000m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비단 실력뿐 아니다. 신다운은 한국에서 열린 4차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에는 암 투병으로 인해 함께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던 노진규를 위한 깜짝 세리머니를 펼치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소치올림픽 때 금메달을 따면 병원에 가서 메달을 걸어주고 싶었지만 (올림픽 메달을 따지 못해) 연락할 용기가 없었다. 이제는 (노)진규 형을 만나고 싶다”는 게 그의 깊은 속내였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안개가 낀 듯 뿌옇게 보이지 않던 한국 남자쇼트트랙의 미래가 바르고 빠르게 성장 중인 에이스 덕분에 돌파구를 조금씩 찾아가고 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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