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여…” 사라지는 92학번 황금세대

  • 동아일보

박재홍 방출… 송지만만 현역

박찬호가 은퇴 기자 회견을 연 30일. 동갑내기인 박재홍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SK의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SK는 박재홍에게 해외 코치 연수와 은퇴식을 제안했다. 하지만 현역 연장을 원했던 박재홍은 이를 거부했다. 결국 보류 선수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SK에서 방출된 박재홍이 새 팀을 찾지 못한다면 한국 야구의 대표적인 ‘황금 세대’인 92학번 출신으로는 송지만(넥센)만 남게 된다.

1992년에 대학에 입학한 이른바 ‘92학번 황금 세대’는 유독 많은 스타가 나왔다. 조성민 임선동 손경수 차명주 정민철 전병호 염종석 안병원 손혁 등은 한 시대를 풍미한 투수들이다. 야수로는 박종호 송지만 이영우 최기문 홍원기 등이 있다. 대부분 일찍 은퇴해 지도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재홍과 박찬호의 인연도 흥미롭다. 광주일고 재학 당시부터 뛰어난 재능을 발휘했던 박재홍은 한 전국대회에서 공주고에 다녔던 박찬호를 상대로 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연세대를 졸업한 박재홍은 이후 현대에서 호타준족의 상징인 ‘30홈런-30도루’ 클럽에 3번이나 가입하는 등 통산 300홈런, 267도루를 기록했다. 한양대를 중퇴하고 미국으로 건너간 박찬호는 메이저리그에서만 124승을 거뒀다. 하지만 둘은 모두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었다.

이 밖에 고우석 이범석 송산(이상 KIA), 이대진 박명환(이상 LG), 정원석 신주용(이상 한화), 김일엽 이왕기(이상 롯데), 권용관(SK), 강귀태(넥센) 등도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외국인 선수 가운데서는 올해 11승을 거둔 삼성 고든과 3년간 롯데에서 뛰었던 사도스키, SK의 부시 등이 방출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야구#박재홍#송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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