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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은 픽셀(Pixel) 라이프 시대를 살고 있다. 사람들은 디지털 화면의 최소 단위인 픽셀처럼 작고, 많고, 짧게 소비하는 트렌드 속에 살고 있다. 기술은 시간을 압축했고, 콘텐츠를 짧게 만들고, 선택지를 크게 늘렸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긴 몰입보다 순간적인 집중을…

이번 시즌을 관통하는 실루엣 트렌드를 하나만 꼽으라면 단연 하이넥이다. 컬렉션 사진을 넘기다 보면 어떤 아이템이 주목받는지보다 옷깃이 어디까지 올라왔는지가 먼저 눈에 들어올 정도다. 패션 하우스들은 니트부터 코트, 재킷까지 목선을 높이, 더 높이 밀어 올리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단…

2025년 가을·겨울(FW) 컬렉션에서 단연 눈에 띈 건 케이프 코트였다. 해마다 패션하우스에서 꾸준히 케이프 코트를 선보여 왔지만, 이번 시즌만큼 다채롭고 대담한 변주가 쏟아진 적은 없었다. 어깨를 감싸고, 겹겹이 두르고, 장식을 덧붙이는 등 케이프 코트가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는지…

매년 패션위크로 떠들썩하던 밀라노의 가을은 올해 유난히 고요했다. 회색빛 하늘 아래, 도심 전광판마다 한 남자의 사진이 걸렸다. 백발에 고요한 눈빛, 언제나처럼 완벽히 각 잡힌 슈트. 밀라노를 패션의 수도로 이끈 조르조 아르마니였다. 9월 4일(현지 시간) 그가 향년 91세로 세상을 …

파격적인 ‘노 팬츠 룩’으로 패션계에 충격을 안겼던 미우미우가 또 일을 냈다. 올 가을·겨울 파리 컬렉션 전면에 등장한 ‘불릿 브라’, 일명 콘 브라가 주인공이다. 색색의 니트 아래 뾰족하게 솟은 실루엣은 관객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고, 쇼 직후 ‘불릿 브라의 귀환’이라는 말이 나왔…

한때 반짝 유행하고 지나갔던 하렘 팬츠가 패션 무대로 복귀했다. 1980년대 말 미국 힙합 스타 MC 해머가 즐겨 입으며 큰 인기를 끌었던 그 펑퍼짐한 바지 말이다. 허리 아래부터 넓어지다가 발목에서 급격하게 좁아지는 실루엣으로 ‘알라딘 바지’, ‘배기 팬츠’로도 불린다. 2010년대…

조끼를 여미는 순간, 어깨가 자연스럽게 펴지고 마음속 깊이 자신감이 차오른다. 클래식한 슈트 속에 숨겨진 베스트 한 벌이 주는 힘은 예상보다 크다. 정갈하게 여민 슈트 베스트는 단순한 의복을 넘어, 입는 이의 몸과 마음을 단단히 지지하는 보이지 않는 갑옷과도 같다. 패션계에서 슈트 베…

하루에도 수없이 바뀌는 게 유행이라지만 이번엔 좀 의외다. 무릎을 덮는 어정쩡한 길이로 종아리를 더없이 짧아 보이게 만들던 카프리 팬츠가 트렌드로 돌아올 줄이야. ‘비율파괴템’으로 불렸던 이 팬츠에 패션계가 다시 열광하고 나섰다. 카프리 팬츠는 1948년 독일 디자이너 소냐 드 레나…

Y2K의 열기가 가라앉고 조용한 럭셔리 시대를 지나온 지금, 잊힌 듯 숨죽였던 또 하나의 고전이 화려하게 돌아왔다. 바로 ‘네오 부르주아’다. 호화롭고 번쩍이는 것이 미덕이던 1970년대 프랑스 상류층 여성들이 즐겨 입던 고전적인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부르주아 패션이 다시 트렌…

매일 아침 집을 나서던 아버지의 출근룩처럼 익숙한 ‘대디코어(Daddycore)’가 올해 다시 한 번 패션의 정점에 섰다. 대디코어란 말 그대로 아버지 세대의 옷장에서 볼 법한 아이템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스타일을 뜻한다. 낙낙한 셔츠와 슬랙스, 클래식한 재킷 등이 이를 대표…

남자는 핑크를 싫어한다? 과연 사실일까. 언젠가부터 여성은 분홍색, 남성은 파란색 같은 색상 구분 짓기가 이뤄지면서 다 큰 성인 남자가 분홍색 옷을 입거나 물건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 별스럽게 보는 시선도 많다. 어쩌면 남성들은 태어날 때부터 핑크를 선택할 기회를 박탈당했던 것인지도 …

한계를 뛰어넘어 미지의 영역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건 어쩌면 인간의 숙명과도 같은 것이다. 패션계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맨즈웨어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로 지목된 발레 슈즈가 이제는 메리제인 슈즈로 한 걸음 나아간 모양새다. 루이뷔통을 필두로 코페르니와 웨일즈보너, 시네이드 오드와이어 …

을사년 푸른 뱀의 해가 도래했다. 뱀은 동양의 십이지 가운데 가장 지혜로운 동물로 그려진다. 허물을 벗고 성장하는 모습에선 치유와 변화의 상징으로 통하기도 한다. 또한 풍요를 가져다준다고 하여 집에 들어온 구렁이를 절대 내쫓지 말라는 토속신앙이 있을 만큼 귀히 여겨진다. 어디 그뿐인가…

바지가 달라졌다. Y2K라는 거대한 트렌드는 한쪽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 거리를 활보하던 그 시절 힙합 바지를 소환했고, 남녀노소 가리지 않는 자유로운 세기말 감성이 깃든 90년대 스커트 팬츠가 때아닌 활개를 쳤다. ‘이것만큼은 다시 돌아오지 않기를 바란다’는 심정으로 20여 년 전 …

2000년대 초반 세기말 감성을 대변하던 Y2K가 지고, 이제는 Y3K 시대가 도래했다. Y3K는 ‘Year 3 Kilo’의 합성어로, 무려 3000년대를 배경으로 삼는 미래 지향적인 스타일을 뜻한다. 혀끝에 닿으면 아릿한 전율이 이는 일명 ‘쇠맛’으로 불리는 패션이 패션계에 포착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