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할매’를 낸 황석영 작가는 “늙은 작가의 소망은 ‘백척간두 진일보’다. 소설이 힘들면 일기 형식으로라도 죽을 때까지 쓰겠다”고 밝혔다. 뉴스1
“결국 세상만사는 순환한다는 깨달음을 이번 소설에 담고자 했습니다.”
황석영 소설가(82)가 9일 서울 중구에서 신간 ‘할매’ 출간을 맞아 간담회를 가졌다. 장편소설 ‘할매’는 지난해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라 화제가 됐던 ‘철도원 삼대’(2020년) 이후 황 작가가 펴낸 5년 만의 신작이다.
소설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끈질기게 살아남은 팽나무 ‘할매’를 중심축으로 한반도 600년 서사에 대해 다룬다. 배경은 오래된 팽나무의 시선을 따라 14세기 조선 건국 직후부터 각종 갈등이 휩쓸고 지나간 근현대까지 아우른다. 실제로 전북 군산 하제마을에 있는 수령 600년 팽나무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황 작가는 팽나무를 둘러싼 세월이 “단선적인 역사가 아니라 인연과 관계의 순환”이란 점을 강조했다.
“팬데믹을 겪으면서 삶과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모든 관계는 순환되고 카르마(업보)는 끊임없이 변화하며 이전된다는 것을 느꼈죠.”
소설은 저마다 깊은 사연을 지닌 인물들이 등장해 절망에도 잃지 않은 희망과 연대의 가치를 이야기한다. 황 작가는 “개발 사업으로 인해 사라질 운명에 처한 팽나무, 그리고 그 나무가 동고동락한 600년 민중의 삶을 그려내고 싶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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