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 추석연휴, 전시-영화-공연 ‘문화 나들이’ 떠나볼까《달이 환하게 가득 차 오르는 추석이다. 연휴 기간 나들이에 문화생활을 해 보는 건 어떨까. 온 가족이 함께 볼 공연과 영화, 전시, 책이 풍성하다. 본보 공연, 전시, 영화, 출판 담당 기자들이 추석 연휴에 즐길 만한 추천작을 각각 추려 봤다.》 英내셔널갤러리 명화전 마지막 기회… 장욱진 60년 활동 조명 회고전 열려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영국 런던 내셔널갤러리 소장품 52점을 선보이는 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는 10월 9일 막을 내린다. 바로크 시대 이탈리아 최고의 거장 카라바조(1571∼1610)의 명작은 물론 라파엘로, 벨라스케스, 렘브란트, 터너, 마네, 모네, 고갱 등 서양 미술사 거장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추석 당일에만 휴관하기 때문에, 이번 연휴가 명작을 만날 막바지 기회다. 통상 해외 전시는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인상주의나 현대미술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N차 관람하는 관객이라면 17세기 네덜란드 풍경화, 풍속화나 18세기 영국 초상화 등 국내에서 접하기 쉽지 않은 미술 경향을 집중해서 보는 것도 새로운 재미를 줄 것이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리는 장욱진 회고전 ‘가장 진지한 고백’은 1920년대부터 1990년 작고하기까지 장욱진의 60년간 활동을 조명한다. 전시 준비 과정에서 일본에서 발견된 1955년 ‘가족’도 최초로 공개된다. 서울관에서는 김구림, 정연두 개인전을 연다. 과천관에서는 이신자 회고전을, 청주관에서는 피카소 도예전을 각각 볼 수 있다. 서울관은 추석 당일, 과천·덕수궁·청주관은 10월 4일 대체 휴관한다.항일운동 소재 ‘도적’ 가족 모두 즐길만… 강동원 주연 ‘천박사…’ 영화 예매율 1위 추석 연휴를 겨냥해 넷플릭스가 야심 차게 내놓은 작품은 ‘도적: 칼의 소리’다. 1920년대 중국 북간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조선식 서부극’으로, 배우 김남길 서현 이현욱 이호정 등이 출연했다. 조선, 중국, 일본 문화가 한데 모인 북간도의 이색적인 풍경에 말을 타고 윈체스터 장총을 쏘는 시원한 액션이 더해졌다. 항일운동을 소재로 삼아 가족들이 추석에 둘러앉아 함께 즐길 만하다. 총 9화가 22일 공개됐다. 27일 개봉한 배우 강동원 주연의 영화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예매율 1위를 달리며 추석 극장가 승리를 예고하고 있다. 퇴마사 행세를 하며 사람들에게 사기 행각을 벌이던 천 박사(강동원)가 악귀 범천을 만나게 되면서 진짜 퇴마사로 거듭나는 이야기다. 무시무시한 반인반신의 범천 역은 배우 허준호가 맡았다. 최근 개봉한 영화답지 않게 러닝타임이 98분으로 짧다. 12세 관람가로 연휴 저녁에 가족들이 가볍게 보기 좋은 오락영화다. 8월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펜하이머’, 이달 초 개봉한 유재선 감독의 ‘잠’을 아직 보지 않은 관객이라면 이들 작품도 관람하길 권한다.하루키 6년만에 장편소설 ‘도시와…’ 출간, 그림책 ‘세상에서…’은 고향 풍경 담아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무라카미 하루키 지음·홍은주 옮김·768쪽·1만9500원·문학동네)을 읽어 보는 건 어떨까.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74)가 6년 만에 펴낸 장편소설이다. 30대 남자 주인공이 10대 시절에 글쓰기라는 취미를 공유했던 소녀를 떠올린 뒤 수수께끼의 도시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6일 출간된 뒤 예스24에선 3주 연속, 교보문고에선 2주 연속 종합 1위에 올랐다. 하루키가 1980년 문예지에 발표했지만 책으로 발간되지 않은 동명의 중편소설을 고쳐 썼다는 점에서 하루키의 팬들이라면 주목할 만하다. 두툼한 ‘벽돌책’인 만큼 연휴에 도전할 만하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름’(델핀 페레 지음·백수린 옮김·128쪽·2만 원·창비)은 정겨운 고향의 풍경이 수채화처럼 펼쳐진 그림책이다. 엄마의 고향을 찾은 아이는 시골집 다락에 올라 엄마의 오래된 물건들을 꺼내어 본다. 엄마가 갖고 놀던 장난감, 엄마가 즐겨 불렀던 피리, 지금은 돌아가신 할아버지 사진들…. 엄마의 추억이 보물상자처럼 아이에게 닿는다. 온 가족이 모이는 추석 연휴, 이 책 속의 엄마와 아이처럼 가족들과 옛 추억을 나눠 보면 어떨까. 지난해 프랑스 아동문학상 ‘소시에르 상’ 수상작이다.국립창극단 ‘심청가’ 4년만에 무대에… 연극 ‘더 파더’ 전무송-현아 부녀 출연 이번 추석에는 ‘아빠와 딸’의 이야기를 다룬 공연으로 서로의 온기를 느껴 보는 건 어떨까. 다음 달 1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선 국립창극단의 ‘심청가’가 4년 만에 무대에 오른다. 손진책이 극작과 연출을, 안숙선 명창이 작창을 맡았다. 심청이 인당수에 빠지기 직전 부르는 ‘범피중류’ 장면은 공연의 백미로 꼽힌다. 현대무용가 안은미가 안무를 짰다. 민은경, 이소연, 유태평양 등 창극단 소속 간판 소리꾼들이 출연한다. 연휴 기간에는 관람 전 창극단 단원들에게 ‘심청가’의 한 대목과 추임새를 배워 볼 수 있다. 2만∼5만 원. ‘진짜 부녀’가 함께 무대에 오르는 연극도 만날 수 있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는 다음 달 1일까지 배우 전무송(81)과 딸 전현아(52)가 아버지와 딸을 연기하는 연극 ‘더 파더’가 공연된다. 프랑스 극작가 플로리앙 젤레르의 희곡이 원작이다. 동명 영화로도 제작돼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과 각색상을 받았다. 공연은 치매에 걸린 가운데 위신을 지키려는 노인 앙드레와 이를 안타깝게 바라보면서도 자신의 삶을 살고자 하는 딸 안느의 이야기를 다룬다. 4만5000∼5만5000원.김민 기자 kimmi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이호재 기자 hoho@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2023-09-28 01:40 
웰컴대학로 페스티벌, 한국을 넘어 세계인의 공연 축제로“한국 드라마가 좋아서 유학까지 왔다”는 멕시코인 미르타 페레스 씨(23)는 크고 작은 공연이 쉼 없이 오르는 ‘한국판 브로드웨이’ 서울 종로구 대학로를 최근 찾았다. 올해 5월, 한국어능력시험인 토픽(TOPIK) 4급 합격을 기념해 국립극단의 연극 ‘벚꽃동산’을 본 후 한극 연극에 대한 관심이 대학로까지 이어진 것. 페레스 씨는 “영어 자막과 연극 배우들의 똑 부러지는 발음 덕에 이야기 흐름을 무리 없이 따라갈 수 있었다”며 “영화나 드라마와 달리 한국 연극은 멕시코에서 볼 수 없기에 열심히 챙겨 보려 한다”고 말했다. K콘텐츠 열풍을 타고 외국인들의 발길이 ‘한국 공연의 메카’ 대학로로 모이고 있다. 대학로는 서울 종로구 이화동사거리부터 혜화동 로터리까지 이어지는 구간에 공연장 160여 곳이 밀집된 국내 대표 공연예술거리다. 다음 달 14∼28일 대학로에선 다채로운 즐길거리로 구성된 공연 축제인 ‘2023 웰컴대학로 페스티벌’이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관광공사, 한국공연관광협회, 종로구청이 주관하는 웰컴대학로 페스티벌은 대학로를 영국 ‘에든버러 국제 축제’처럼 세계적인 공연 축제의 장으로 키우기 위해 2017년 처음 개최됐다. 지난해 온·오프라인 참여자 수는 90만5100여 명에 달했다. 그중 외국인은 61만 명으로 2017년(1만 명)에 비해 큰 폭으로 뛰었다. 다음 달 15일 열리는 개막식에선 뮤지컬 배우 정성화가 출연하는 15분 분량의 작품 등 초청공연 8편이 야외 무대에 오른다. 일본, 대만, 필리핀 등 해외 초청팀을 포함해 총 18개 팀이 거리 퍼레이드도 펼친다. 티켓 가격을 1만 원 할인해주는 공연은 34편이다. 스테디셀러 뮤지컬 ‘빨래’ ‘김종욱 찾기’부터 독립운동가 박열의 삶을 다룬 뮤지컬 ‘22년 2개월’, 양주별산대놀이 등 전통예술을 가미한 뮤지컬 ‘판’까지 다양하다. 또 대학로 마로니에공원과 소나무길, 야외 무대에선 30여 개 작품이 총 62회에 걸쳐 거리 공연을 펼친다. 올해는 다양한 나라에서 온 외국인들이 축제를 즐길 것으로 보인다. 매년 웰컴대학로 페스티벌에 참가하고 있는 창작뮤지컬 ‘당신만이’의 경우 최근 프랑스, 캐나다에서 온 해외 관객들이 좌석을 채우고 있다. ‘당신만이’ 제작사인 도모컴퍼니 윤민식 대표는 “팬데믹 이전에 외국인 관객은 모두 아시아인이었는데 2, 3년 새 한국 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면서 북미, 유럽 관객도 생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영어를 구사하는 가이드와 함께 대학로 일대를 둘러보는 ‘대학로 투어(D-tour)’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유생복을 입고 글씨 쓰기를 비롯해 선비가 갖춰야 할 6가지 덕목인 육예 체험을 하는 코스 등 3가지를 마련했다. K팝 댄스를 배우고 한국 전통놀이를 즐기는 프로그램도 있다. 한국 공연의 해외 진출을 위한 장도 펼쳐진다. 올해 신설된 ‘씨어터마켓’에선 공연제작사, 해외 현지 여행사 관계자 등이 만나 공연 관광을 상품화하고 판로를 확보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재원 웰컴대학로 페스티벌 총감독은 “한국인이 만든 K스토리에 대한 열광은 공연 수요로도 충분히 이어질 수 있다”며 “대학로의 수준 높은 작품들이 해외로 널리 뻗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2023-09-27 03:00 
박보검, 작품 ‘렛미플라이’로 뮤지컬 데뷔… “연습 때마다 눈물바다”19세 꿈 많은 주인공 남원 역을 맡은 배우 박보검(30)의 맑고 다정한 눈망울은 이내 그렁그렁 차오른 눈물로 힘없이 축 처졌다. 뜻하지 않게 70대 할아버지가 돼 버린 현실 앞에서 “정분아, 고운 내 정분아. 너에게 갈래”라고 노래하며 당혹감과 분노, 그리움을 단어마다 물 흐르듯 교차시켰다. 연습 때마다 눈물바다가 된다는 그는 정분 역의 배우 임예진이 넘버 ‘돌멩이’를 부르자 무대 밖 창틀에 기대서서 손등으로 뺨에 흐른 눈물을 닦았다.서울 종로구 예스24스테이지에서 26일 개막하는 뮤지컬 ‘렛미플라이’의 마지막 연습 현장을 22일 찾았다. ‘렛미플라이’는 박보검이 2011년 데뷔 이래 처음 뮤지컬에 도전해 주목받는 작품이다. 지난해 전역한 박보검이 복귀작으로 선택해 화제가 되면서 그가 출연한 회차 티켓은 매진됐다. 공연은 인류가 달에 첫발을 내디딘 1969년, 패션디자이너가 되려는 남원이 나사(NASA)의 과학자를 꿈꾸는 정분과 행복한 미래를 그리면서 시작된다. 설렘도 잠시, 남원은 꿈꾸던 성공도 사랑하는 정분도 오간 데 없는 2020년에 불시착한다. 창작극인 이 작품은 지난해 초연돼 제7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작품상 등 3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청년 남원 역은 박보검과 신재범, 안지환이 돌아가며 연기한다. 정분 역은 나하나, 홍지희, 임예진이 맡았다.연습실에서 만난 박보검은 TV 드라마나 영화에선 보기 힘들었던 발랄하고 코믹한 연기를 선보였다. 힙합이 가미된 넘버 ‘패션의 리더’에선 노인 남원 역을 맡은 배우 김태한과 손발을 맞추며 웨이브 섞인 춤과 껄렁한 걸음을 완벽히 소화해냈다. 감미로운 음색과 탄탄한 중저음은 다른 배우들과 매끄럽게 화음을 이뤘다. 이날 박보검은 “제가 이 작품에서 받은 감동을 관객분들에게 전할 수 있도록 마지막 공연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400여 석 규모의 소극장 뮤지컬인 ‘렛미플라이’와 박보검의 인연은 지난해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명지대 뮤지컬공연전공과 동기인 신재범의 공연 회차를 관람한 뒤 박보검은 인사차 분장실에 들렀다. 박보검은 운명처럼 NASA 티셔츠를 입은 채 “정말 재미있다”며 출연 배우들에게 인사했다. 작품과의 첫만남은 그게 전부였다. 홍윤경 프로듀서는 “투자사 모집까지 끝난 시점에 청년 남원 역 배우 2명의 스케줄이 빠듯하다는 걸 알았다. 배우를 급하게 구해야했고, 보검 씨가 번뜩 떠올랐다. 방탄소년단 안무 커버 영상을 본 뒤 확신이 섰고 ‘설마’ 하는 생각으로 출연을 제안했다”고 말했다.드라마 출연료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의 출연료이지만 박보검은 흔쾌히 출연을 수락했다. ‘신인 뮤지컬배우’로서 드라마 촬영이 조금이라도 일찍 끝나면 빠짐없이 오후 10시까지 연습에 참석했다. 15분 만에 목을 타고 땀이 쉴 새 없이 흘러내리는 고강도의 연습에도 군말 없이 열심히 임했다. 이대웅 연출가는 박보검에 대해 “배역에 대한 몰입도와 정분을 바라보는 시선의 농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말했다. 박보검은 자신이 등장하지 않는 장면의 경우, 무대 밖에서 다른 배우들의 넘버를 소리내지 않고 따라부르며 열의를 보였다. 연습 현장은 서로가 주고받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가득했다. 배우 임예진은 “연습하는 동안 동료 배우들에게 많은 영감을 받았고, 작품을 통해 위로받을 수 있어 행복하다”고 전했다. 노인 남원의 아내 선희 역을 연기한 최수진은 “초연 당시 느꼈던 감동을 돌려드릴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김태한은 “배우로서 꼭 한번 해봐야 할 작품”이라고 했다.‘렛미플라이’의 넘버는 발라드와 재즈, 힙합 등 다채로운 장르로 구성돼 좌충우돌하는 소동을 입체적으로 들려준다. 뮤지컬 ‘빨래’ 넘버를 작곡한 민찬홍 음악감독은 “판타지 감성과 코믹한 요소를 담기 위해 여러 장르를 녹여 곡을 만들었다”고 했다. 공연을 위해 박보검은 자진해 보컬 레슨을 두 달간 받았다. 민 감독은 “부드럽게 감싸주는 듯한 중저음이 강점인 배우”라고 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2023-09-25 14:24 
웨이브 춤에 노래까지… 뮤지컬 도전 박보검, 무대 날아오른다19세의 꿈 많은 주인공 남원 역을 맡은 배우 박보검(30)의 맑고 다정한 눈망울은 이내 그렁그렁 차오른 눈물로 힘없이 축 처졌다. 뜻하지 않게 70대 할아버지가 돼 버린 현실 앞에서 “정분아, 고운 내 정분아. 너에게 갈래”라고 노래하며 당혹감과 분노, 그리움을 단어마다 물 흐르듯 교차시켰다. 연습 때마다 눈물바다가 된다는 그는 정분 역의 배우 임예진이 넘버 ‘돌멩이’를 부르자 무대 밖 창틀에 기대서서 손등으로 뺨에 흐른 눈물을 닦았다. 서울 종로구 예스24스테이지에서 26일 개막하는 뮤지컬 ‘렛미플라이’의 마지막 연습 현장을 22일 찾았다. ‘렛미플라이’는 박보검이 2011년 데뷔 이래 처음 뮤지컬에 도전해 주목받는 작품이다. 지난해 전역한 박보검이 복귀작으로 선택해 화제가 되면서 그가 출연한 회차 티켓은 매진됐다. 공연은 인류가 달에 첫발을 내디딘 1969년, 패션디자이너가 되려는 남원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과학자를 꿈꾸는 정분과 행복한 미래를 그리면서 시작된다. 설렘도 잠시, 남원은 꿈꾸던 성공도 사랑하는 정분도 오간 데 없는 2020년에 불시착한다. 창작극인 이 작품은 지난해 초연돼 제7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작품상 등 3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청년 남원 역은 박보검과 신재범, 안지환이 돌아가며 연기한다. 정분 역은 나하나, 홍지희, 임예진이 맡았다.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의 연습실에서 만난 박보검은 TV 드라마나 영화에선 보기 힘들었던 발랄하고 코믹한 연기를 선보였다. 힙합이 가미된 넘버 ‘패션의 리더’에선 노인 남원 역을 맡은 배우 김태한과 손발을 맞추며 웨이브 섞인 춤과 껄렁한 걸음을 완벽히 소화해냈다. 감미로운 음색과 탄탄한 중저음은 다른 배우들과 매끄럽게 화음을 이뤘다. 이날 박보검은 “제가 이 작품에서 받은 감동을 관객분들에게 전할 수 있도록 마지막 공연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400여 석 규모의 소극장 뮤지컬인 ‘렛미플라이’와 박보검의 인연은 지난해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명지대 뮤지컬공연전공과 동기인 신재범의 공연 회차를 관람한 뒤 박보검은 인사차 분장실에 들렀다. 박보검은 운명처럼 NASA 티셔츠를 입은 채 “정말 재미있다”며 출연 배우들에게 인사했다. 작품과의 첫 만남은 그게 전부였다. 홍윤경 프로듀서는 “투자사 모집까지 끝난 시점에 청년 남원 역 배우 2명의 스케줄이 빠듯하다는 걸 알았다. 배우를 급하게 구해야 했고, 보검 씨가 번뜩 떠올랐다. 방탄소년단 안무 커버 영상을 본 뒤 확신이 섰고 ‘설마’ 하는 생각으로 출연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드라마 출연료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의 출연료이지만 박보검은 흔쾌히 출연을 수락했다. ‘신인 뮤지컬배우’로서 드라마 촬영이 조금이라도 일찍 끝나면 빠짐없이 오후 10시까지 연습에 참석했다. 15분 만에 목을 타고 땀이 쉴 새 없이 흘러내리는 고강도의 연습에도 군말 없이 열심히 임했다. 이대웅 연출가는 박보검에 대해 “배역에 대한 몰입도와 정분을 바라보는 시선의 농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말했다. 박보검은 자신이 등장하지 않는 장면의 경우, 무대 밖에서 다른 배우들의 넘버를 소리내지 않고 따라부르며 열의를 보였다. ‘렛미플라이’의 넘버는 발라드와 재즈, 힙합 등 다채로운 장르로 구성돼 좌충우돌하는 소동을 입체적으로 들려준다. 뮤지컬 ‘빨래’ 넘버를 작곡한 민찬홍 음악감독은 “판타지 감성과 코믹한 요소를 담기 위해 여러 장르를 녹여 곡을 만들었다”고 했다. 공연을 위해 박보검은 자진해 보컬 레슨을 두 달간 받았다. 민 감독은 “부드럽게 감싸주는 듯한 중저음이 강점인 배우”라고 했다. 12월 10일까지. 5만5000∼7만7000원.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2023-09-25 03:00 
“한달을 살더라도 윤석화답게… 암 딛고 다시 무대 설 것”“빗물이 한옥 처마를 타고 흘러내릴 때 얼마나 예쁜지 알아요? 하늘이시여, 더 세찬 비를 내려주오. 부디 제게 더 멋진 정취를 안겨달란 말이에요.” 비가 추적이던 13일, 서울 종로구의 한옥에서 만난 배우 윤석화 씨(67)의 말이다. 인터뷰를 위한 사진 촬영이 시작되자 조금 지쳐 보이던 눈꺼풀과 동그라니 말려 있던 어깨는 활시위를 당긴 듯 활짝 열렸다. 허공으로 던지는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잘 쓴 극본의 대사처럼 들렸다. 암 투병 소식이 거짓이라도 되는 양, 그저 반백 년 가까이 무대에서 살아온 천생 배우다웠다. 윤 씨는 배우 손숙, 박정자 씨와 함께 국내 연극계를 이끈 여성 연극인으로 손꼽힌다. 1975년 민중극단의 연극 ‘꿀맛’으로 데뷔해 뮤지컬 ‘명성황후’(1996년)에서 제1대 명성황후를 맡았고, 연극 ‘신의 아그네스’(1999년)로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음악전문지 ‘월간 객석’을 인수해 종합예술지로 발행하고, 2002년 설치극장 ‘정미소’를 세워 17년간 운영하는 등 공연계에 애정을 쏟았다. 지난해 8월, 그에게 청천벽력 같은 일이 닥쳤다. 영국 런던 출장길에서 급작스럽게 쓰러져 에어앰뷸런스로 서울로 이송된 그에게 내려진 진단은 악성 뇌종양. 20시간이 넘는 대수술을 버텨낸 그 앞에 남겨진 건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은 삶’이었다. “아침마다 간호사가 주삿바늘을 찌르면 괴성을 질렀고 항암 치료를 견디기엔 내 몸이 역부족이었어요. 주치의와 의논해 항암 치료를 일시 중단하고 통원 치료를 받기로 했죠. 제 인생에서 가장 잘한 결정 중 하나로 꼽아요. 한 달을 살더라도 윤석화답게, 담대하고 열정적으로 살고 싶었습니다.” 다달이 받는 추적검사에서 그는 의사가 놀랄 만큼 호전 중이다. 올 6월부턴 일상생활이 비교적 자유로워졌고, 지난달엔 손숙의 데뷔 60주년 기념 연극인 ‘토카타’에 외롭게 앉아 있는 노인 역할로 5분간 깜짝 출연해 화제가 됐다. 개막 일주일 전, 박정자 씨로부터 “숙이 데뷔 60주년 기념 공연을 함께 장식해주자”는 연락이 온 게 계기가 됐다. 그는 “무대는 오를 때마다 살 떨린다”며 “행여 넘어지기라도 해서 귀한 공연을 망칠까 걱정했지만 잘 해내 다행이었다”고 고백했다. 내년쯤엔 다시 연극 무대에 서길 희망하고 있다. 그는 “연극을 할 때 비로소 에너지가 생긴다. 건강 상태를 보며 최근 들어온 제안을 검토 중”이라며 “내 모든 걸 아낌없이 주고 싶은 관객들과 다시 마주하고 싶다”며 미소 지었다. 훗날 완전히 건강을 되찾는다면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성공적인 공연을 올리는 것이 그의 꿈이다. 다시 무대에 올려보고 싶은 작품으로는 1998년 출연한 연극 ‘마스터 클래스’를 꼽았다. 윤석화는 이 작품에서 전설적인 오페라 디바 마리아 칼라스(1923∼1977)의 은퇴 이후 삶을 연기했다. 그는 “무대를 향한 칼라스의 치열함에서 내가 보여 애착이 크다. 다른 누구보다 진심을 담아 연기할 자신이 있다”고 했다. 18년 뒤인 2016년에도 같은 공연을 올렸다. 당시 개막 전 교통사고로 갈비뼈 6대가 부러졌지만 휠체어 투혼으로 관객과 약속을 지킨 이야기는 유명하다. 인생에 자꾸만 들이닥치는 굴곡이 원망스럽진 않을까. “고난이 축복이라고 믿어요. 아픔의 시간이 없었다면 삶의 소중한 페이지들을 죄다 잊어버렸을지도 모르겠어요. 이번 생을 연극배우로 살 수 있어서, 뒤늦게라도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해, 고마워’ 말할 수 있는 용기와 시간이 주어져서 감사할 뿐입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2023-09-20 03:00 
나도 학폭 방관자 아니었나… ‘회색빛 몸짓’으로 묻습니다“잿빛 뿌연 안개 속에서 우리는 질문해야 합니다. ‘교실 속 폭력을 이대로 둘 것인가’…. 아이들은 다가올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입니다.” 학교폭력을 꼬집는 무용극 ‘그리멘토’의 무대, 조명, 의상, 소품 등을 맡은 정구호 연출가(58)의 말이다.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그를 만나 신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멘토’는 프랑스어로 회색을 뜻하는 ‘Gris’와 기억, 순간을 의미하는 라틴어 ‘Memento’의 합성어다. 가해자, 방관자, 피해자 등의 역할을 맡은 무용수 16명이 폭력에서 치유로 이어지는 과정을 6가지 상황에 맞춰 춤으로 풀어낸다. 안무는 정 연출가와 서울시무용단 ‘일무’로 호흡을 맞췄던 현대무용가 김성훈 씨가 맡았다. ‘일무’ ‘묵향’ 등 전통무용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스타덤에 오른 정 연출가가 사회적 이슈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을 선보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접한 학교폭력 이슈를 다룬 드라마와 영화, 뉴스 등이 그에게 굳은 의지를 심어줬다. 그는 “콘텐츠가 결코 과장된 게 아니라 현실에선 더 잔인하단 걸 알고 많이 놀랐다. 해법을 찾으려면 끊임없이 공론화돼야 하고, 적극 동참하고 싶었다”며 “틀이 확고한 장르보다는 현대무용이 문제를 제기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무용수들은 서로 다른 6가지 회색으로 표현된 교실을 배경으로 책상과 의자를 활용해 춤춘다. 공연 초반 어두웠던 무채색 조명은 점차 밝아지도록 연출했다. 피해자를 따라다니는 그림자 같은 기억을 표현하고자 소품과 무대를 무광 회색으로 칠했다. 그는 “방관자와 가해자의 경계, 가해자를 낳은 구조적 모순 등 단순 흑백논리 밖의 회색지대까지 짚으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공연에선 방관자의 존재를 강조했다. 폭력이 벌어지는 동안 교실 곳곳에 숨어 있는 방관자들은 무대 벽과 바닥에 투사되는 영상에 의해 시각적으로 호명된다. 그는 “중학생 때는 키가 큰 편이어서, 고등학생 때는 미술부에서 그림만 그리느라 ‘조용한 학생’으로 지냈다. 이번 작품을 준비하며 과거의 나 역시 방관자는 아니었을까 되물었다”며 “학교폭력은 우리 모두의 일”이라고 했다. 그가 이번 작품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관객과의 소통’이다. 1990년대 미국 뉴욕에서 안은미, 안성수 등 현대무용가들의 의상을 맡아 무용계에 발을 디뎠기에 현대무용을 향한 그의 애정은 남다르다. 그는 “무궁무진한 새로움을 보여주되 명료한 메시지를 토대로 대중과 가까워지고 싶다”며 “지금까지 현대무용 작품에 비해 다소 설명적일 수 있지만 관객이 쉽게 동작과 상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했다. 1000석 이상의 대극장에서 주로 활약했던 정 연출가에게 300석 규모의 소극장 공연은 ‘귀한 작업’이었다. 그는 “규모와 설비 등 여러 제약이 도전정신을 자극했고, 관객과 더 친밀히 호흡하는 게 좋다”고 했다. 제일모직 전무 출신으로 패션 디자인과 브랜드 컨설팅, 영화 미술감독 등 다채로운 경력을 쌓은 그는 스스로 ‘도전 중독자’라고 했다. 다음 달엔 직접 연출한 오페라 ‘나비부인’을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제작사의 의뢰를 받아 드라마 대본도 쓰고 있다. “7월부터 패션 디자인과 컨설팅 일은 전부 정리했어요. 10년간 제 인생의 마지막 전환을 해보려고요. 수입이 끊겨 불안하기도 하지만 공연을 비롯한 새 도전에 열중하고 싶어요. 내년에는 정구호가 아닌 비밀스러운 이름으로 여러분을 만나게 될 겁니다.(웃음)” 7∼10일, 4만5000∼5만5000원.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2023-09-06 03:00 뮤지컬로 만나는 김옥균과 박열우리나라 근현대사 속 실제 인물과 사건을 바탕으로 한 뮤지컬 2편이 나란히 무대에 오른다. 10월 22일까지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곤 투모로우’와 31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링크아트센터에서 초연되는 뮤지컬 ‘22년 2개월’이다. ‘곤 투모로우’는 1884년 갑신정변이 3일 만에 실패하고 일본으로 피신한 김옥균의 암살사건을 재창작한 작품이다. 김옥균과 그를 암살하려는 고종, 암살자로 등장하는 가상의 캐릭터 한정훈까지 세 인물이 중심이 돼 극을 이끈다. 2016년 초연된 후 세 번째 공연되고 있다. 이번 시즌에선 무대장치와 영상디자인을 보강해 웅장함을 강조했다. 이수인 연출가는 “콜라주 기법을 활용한 영상으로 혼란스러운 격변기를 표현했고, 이번 시즌에서 처음 회전무대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마치 오래된 필름이 되감기는 듯한 회상 장면, 슬로 모션 연기를 활용한 누아르 액션 등으로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김옥균 역은 배우 강필석, 최재웅, 고훈정, 조형균이 번갈아가며 연기한다. 6만∼13만 원. ‘22년 2개월’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펼친 박열(1902∼1974)을 다룬 작품이다. 조국을 위해 투쟁하다 22년 2개월간 옥살이를 했던 박열과 그의 부인 가네코 후미코의 삶과 사랑을 그렸다. 공연은 1926년 일왕을 암살하려던 두 사람의 옥중 사진이 유출되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신념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박열이 부르는 ‘난 누구인가’ 등 넘버들이 극의 비장한 분위기를 강조한다. 박열 역은 배우 유승현, 양지원, 이재환이, 가네코 후미코 역은 최수진, 강혜인, 홍나현이 돌아가며 연기한다. 11월 5일까지. 5만5000∼7만 원.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2023-08-29 03:00 
“저 장면이 원작에 있었나?”… ‘소설-영화-뮤지컬’ 3색의 묘미뮤지컬 ‘레미제라블’, ‘오페라의 유령’, ‘레베카’ 등 오랜 기간 사랑받아 온 뮤지컬 대작들이 올해 잇달아 공연되고 있다. 이들 작품은 원작 소설을 토대로 재구성하고, 영화로도 제작돼 인기를 모았다. 원작 소설, 영화와 다른 뮤지컬만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 봤다. ● 바리케이드 전투 전 청년들 독려하는 장발장, 소설엔 없어1885년 영국 웨스트앤드에서 초연된 후 53개국에서 약 1억3000만 명이 관람한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1862년 발표한 동명 소설의 서사를 따른다. 국내에서 공연되는 건 2015년 이후 8년 만이다. 부산 남구 드림씨어터에서 10, 11월 공연한 뒤 11월 30일부터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로 옮겨 공연을 이어간다. 원작이 프랑스의 사회상과 종교, 낭만 등을 다룬 대하소설이어서 시간 제한이 있는 뮤지컬에서는 주인공 장발장과 자베르의 대립을 중심축으로 각색했다. 김영인 레미제라블 협력프로듀서는 “장발장과 자베르의 성격과 서사가 보다 확실하게 드러나도록 했다”고 말했다. 바리케이드 전투를 앞두고 장발장이 마리우스와 젊은 청년들을 위해 넘버 ‘Bring him home’을 부르는 장면이 나오는데 소설에는 바리케이드 전투 전 청년들을 독려하는 내용이 없다. ‘레미제라블’은 2012년 국내 관객 594만 명을 모은 휴 잭맨 주연의 동명 영화로도 제작됐다. 뮤지컬과 영화의 넘버 구성은 거의 동일하지만 각각 서로 다른 한 곡씩 추가돼 있다. 공연 후반부 장발장이 부상당한 마리우스를 업고 하수구로 탈출하는 장면에서 나오는 넘버 ‘Dog eats dog’는 영화에선 생략됐다. 영화에서 장발장이 테나르디에 부부로부터 어린 코제트를 구하고 떠나는 장면에서 부르는 ‘Suddenly’는 영화를 위해 추가된 넘버다.● 추리소설 로맨스로 바꾼 ‘오페라의 유령’ 11월 17일까지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역시 동명 원작 소설 원작과 영화 모두 유명하다. 프랑스 작가 가스통 르루의 동명 소설은 1910년 출간됐다. 뮤지컬은 1988년 미국 뉴욕에서 초연된 후 전 세계에서 1억6000만 명이 관람했다. 소설은 파리 오페라 극장에서 벌어진 무명의 오페라 여가수 크리스틴 다에의 실종사건을 쫓는 추리물이다. 이에 비해 뮤지컬은 유령과 크리스틴, 라울의 삼각관계에 초점을 맞춘 로맨스 장르다. ‘All I Ask of You’ ‘The Music of the Night’ 등 넘버가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소설에선 유령에게 ‘에릭’이라는 이름이 있지만 뮤지컬에선 이름 없는 존재로 등장한다. 제작사 에스앤코 신동원 대표는 “유령의 카리스마와 신비로운 분위기를 부각하기 위한 장치로, 유령은 압도적인 존재감을 지닌다”고 했다. 조엘 슈마허 감독이 연출한 영화(2004년)는 줄거리와 넘버는 흡사하지만 뮤지컬엔 없는 넘버 1곡이 추가됐다. 엔딩 크레디트까지 기다리면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작곡한 ‘Learn to Be Lonely’를 들어 볼 수 있다.● 댄버스 부인의 카리스마 부각한 ‘레베카’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19일부터 공연 중인 뮤지컬 ‘레베카’는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에게 첫 아카데미상 수상의 영예를 안겨준 동명 흑백 영화(1940년)로 유명하다. 원작은 영국 작가 대프니 듀 모리에가 1939년에 발표한 동명 미스터리 소설이다. 뮤지컬에선 핏빛 붉은색과 보라색을 강조한 무대와 의상으로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소설과 영화 모두 두 번째 드 윈터 부인인 ‘나’의 시선을 따라간다. 뮤지컬에서도 ‘나’가 이야기를 풀어내지만 기괴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댄버스 부인의 존재가 단연 부각됐다. 댄버스 부인은 배우 옥주현과 신영숙, 리사, 장은아가 번갈아 연기한다. 로버트 요한슨 연출가는 “댄버스 부인은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강렬한 캐릭터”라며 “오케스트라 선율은 으스스함을 배가시킨다”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2023-08-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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