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들 꽃다발 받은 양의지… 10번째 황금장갑 최다 타이

  • 동아일보

2025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
‘괴물 신인’ 안현민, 첫 수상 영예
최형우, 최고령 기록 ‘셀프 경신’
신설된 감독상엔 LG 염경엽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최다 수상(10회) 타이 기록을 세운 두산 포수 양의지(왼쪽)가 9일 열린 시상식에서 큰딸 소율 양(오른쪽)과 작은딸 소윤 양에게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뉴스1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최다 수상(10회) 타이 기록을 세운 두산 포수 양의지(왼쪽)가 9일 열린 시상식에서 큰딸 소율 양(오른쪽)과 작은딸 소윤 양에게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뉴스1
“아빠, 왜 시상식 안 가?”

지난해 이맘때 열린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앞두고 양의지(38·두산)는 딸의 질문에 답을 하지 못했다.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는 작년 골든글러브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다. 주전으로 뛴 2010년 이후 양의지가 후보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건 14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양의지는 지난해 무릎 부상으로 포수와 지명타자를 번갈아가며 뛰었고, 두 포지션 모두 후보 기준(수비 720이닝, 지명타자 297타석)을 채우지 못했다.

하지만 양의지는 타율 0.337로 타격왕에 오르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2019년에 이어 포수로는 최초로 타격왕을 2번 차지했다. 골든글러브는 타이틀홀더만 돼도 후보 자격을 얻는다. 그런데 양의지는 올해 마스크를 끼고 726이닝을 소화해 후보 기준을 초과 달성했다. 2025 프로야구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는 공수에서 맹활약한 그의 차지였다.

양의지는 9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88%의 득표율(316표 중 278표)로 금빛 글러브를 품에 안았다. 포수로만 9번째 골든글러브를 받은 그는 단일 포지션 최다 수상 기록을 새로 썼다. 종전 기록은 한대화 전 한화 감독과 SSG 최정의 3루수 부문 8회 수상이었다.

무대에서 두 딸에게 축하 꽃다발을 받은 양의지는 “작년에 부상으로 경기를 많이 못 뛰었던 게 약이 됐다. ‘아직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단단히 먹고 (지난) 겨울에 준비를 열심히 했다. 딸들이 기대를 많이 했는지 오늘 일어나자마자 ‘시상식 가야지’라고 하더라”며 웃었다. 2021년엔 지명타자로 골든글러브를 받았던 양의지는 이승엽 전 두산 감독(49)과 함께 골든글러브 최다 수상(10회) 타이 기록도 세웠다.

양의지는 “올해는 팀 성적(정규시즌 9위)은 안 좋았는데 내 성적만 좋았다. 가을야구를 하고 상을 받아야 하는데 9등 하고 시상식에 오니 어색하다”며 “내년에는 11번째 골든글러브를 받고 싶다. 김원형 (신임) 감독님은 감독상을 수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외야수 부문에서는 ‘괴물 신인’ 안현민(22·KT)이 역대 9번째로 신인상과 골든글러브를 동시에 석권했다. 출루율 1위(0.448), 타율(0.334)과 OPS(출루율+장타율·1.018) 2위 등 압도적 성적으로 연말 시상식 신인왕을 모두 휩쓴 안현민은 “내년에는 KT가 우승하는 꿈을 이뤄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수상자들이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고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 보이는 모습. 뒷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손혁 한화 단장(폰세 대리 수상), 박준혁 롯데 단장(레이예스 대리 수상), 삼성 구자욱, SSG 노경은(페어플레이상), LG 박해민(골든포토상), 염경엽 LG 감독(감독상), LG 신민재, NC 김주원, 삼성 최형우, 허구연 KBO 총재, 두산 양의지, 키움 송성문, KT 안현민. 뉴스1
수상자들이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고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 보이는 모습. 뒷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손혁 한화 단장(폰세 대리 수상), 박준혁 롯데 단장(레이예스 대리 수상), 삼성 구자욱, SSG 노경은(페어플레이상), LG 박해민(골든포토상), 염경엽 LG 감독(감독상), LG 신민재, NC 김주원, 삼성 최형우, 허구연 KBO 총재, 두산 양의지, 키움 송성문, KT 안현민. 뉴스1
올해 골든글러브 수상자 중엔 유독 새 얼굴이 많았다. 안현민을 포함해 1루수 디아즈(29·삼성), 2루수 신민재(29·LG), 3루수 송성문(29·키움), 유격수 김주원(23·NC), 투수 폰세(31·한화) 등 6명이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지명타자 부문에서는 KIA에서 9년 만에 삼성으로 복귀한 최형우(42)가 지난해 자신이 깬 최고령 골든글러브 기록을 다시 경신(41세 11개월 25일)했다. 이번이 개인 통산 여덟 번째 골든글러브 수상인 최형우는 KIA와 삼성에서 각각 골든글러브를 4개씩 받았다. “매년 나이와 싸우고 있는데 올해도 이겨낸 것 같아 뿌듯하다”는 최형우는 다시 만난 삼성 팬들에게 “나이를 좀 많이 먹고 (삼성에) 돌아왔는데 그래도 걱정하지 마십시오”라며 내년 활약을 약속했다.

신설된 감독상은 통합 우승을 달성한 염경엽 LG 감독(57)이 수상했다. 초대 수상자가 된 염 감독은 “이 상에 누가 되지 않도록 내년에도 한 단계 성장하는 팀, 리더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의지#골든글러브#프로야구#타격왕#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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