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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 스포츠 기자의 세계표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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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가을야구 탈락=야구 인생 끝’인 안권수의 엔딩 노트 [볼매운동:볼수록 매력있는 운동이야기][볼매운동:볼수록 매력 있는 운동이야기]은 찰나를 봐도 매력 있지만 자세히 보면 더 매력 있는 운동선수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정규시즌 21경기만 남겨놓은 현재 롯데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승패마진이 ‘-7(58승65패)’로 5위 SSG와도 5.5경기가 차이 나는 롯데는 남은 경기 수가 줄수록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더 희박해져 가는 가능성에 매달려야 한다.그럴수록 안권수(30)의 ‘야구선수 수명’도 줄어든다. 재일교포 3세인 그는 군 복무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올 시즌이 끝나면 더 이상 한국에서 뛸 수 없다. 안권수의 남은 야구 인생은 짧으면 3주, 설령 롯데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더라도 두 달도 남지 않은 셈이다.지난달 잠실구장에서 만난 안권수는 남은 기간 목표를 묻자 “무조건 팀이 포스트시즌에 갈 수 있다는 마음으로 하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어쩌면 안권수가 야구 인생을 지금까지 이어온 것도 그 ‘희박한 가능성’을 단단히 붙잡았기 때문이다.○지푸라기인 줄 알았던 KBO, 동아줄이 되다안권수는 고교 졸업 후 일본프로야구(NPB)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했다. 안권수는 “일본에서는 야구를 할 수 있는 길이 많이 있으니 계속해야겠다는 마음이었다”고 돌아봤다. 안권수는 와세다대 야구부(중퇴), 독립 리그를 거쳐 사회인야구팀에서 야구를 계속하며 프로의 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프로 바로 아래 단계인 실업팀에서 4년(2016~2019년)을 뛰고도 NPB의 문은 열리지 않았다. 안권수는 은퇴를 고민했다. 안권수는 “계속 더 수준 높은 곳에서 야구를 하고 싶었는데 일본에는 더 이상 갈 곳이 없었어요. 어차피 은퇴하는 마당에 일본 사회인야구보다 수준이 높은 한국프로야구(KBO) 트라이아웃(해외 아마추어 및 프로 출신 선수와 고교·대학 중퇴 선수들의 기량을 확인하는 입단 전 테스트)이라도 받아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라고 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나섰던 2020 트라이아웃. 안권수는 ‘지명이 안 되겠구나’라고 100% 확신했다. 트라이아웃 당시 옆구리를 다쳤던 그는 실전 배팅은 시도도 못 했고 통증 탓에 주루 테스트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했다.그래도 안권수의 부모는 신인드래프트 현장을 직접 찾았다. 그해 신인드래프트 초청 명단에 안권수의 이름은 없었다.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초청장은 웬만큼 상위라운드 지명이 확정적인 선수도 받기가 쉽지 않다. 지명되지 않은 채 집으로 돌아가는 선수가 발생하는 일을 막기 위해 KBO가 초청 명단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짜기 때문이다.그런데도 안권수의 부모는 한국 여행 일정을 일부러 드래프트 날짜에 맞췄다. 안권수는 2020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0라운드 전체 99순위로 두산의 지명을 받았다. 그의 아버지 안용치 씨는 당시 아들의 유니폼을 대신 받아서 들고 “혹시나 지명이 될까 왔는데 정말 이루어졌다. 기적이 일어난 것 같다”고 했다.○이방인 안권수의 1군 생존 비법 ‘파이팅’테이블 세터로 타선의 활력소를 불어넣는 역할을 주로 맡은 안권수는 타석만큼이나 벤치에서도 존재감이 남달랐다. 이길 때나 질 때나, 안권수는 가장 큰 목소리로 벤치에서 ‘파이팅’을 불어넣는 선수다.안권수는 자신의 남다른 ‘파이팅’에 대해 “두산 시절부터 그랬어요”라며 웃었다.“제가 백업 선수로 시작했기 때문에 중간에 나가서 잘하는 게 쉽지 않았거든요. 결과도 잘 안 나오고. 그러니까 맨날 1, 2군 왔다 갔다 했어요. 어떻게 하면 1군에 있을 수 있을까 생각했고 ‘일단 파이팅부터 하자’고 해서 시작했어요. 일단 분위기가 좋으면 야구도 잘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처음 한국에 올 때 한국말을 하나도 못 알아들었던 안권수는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어요. 당시 구단에 일본어를 잘하시는 감독님 매니저분이 도와주셨는데 저만 늘 봐주실 수는 없는 상황이라 솔직히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잘하지 못했어요. 손짓·발짓 써가면서 지내다 3년 차쯤부터는 한국말로 소통이 잘 됐어요. 그것 때문에 야구도 좀 더 잘됐던 것 같아요”라고 했다.그러나 한국에 온 뒤 가장 성적이 좋았던 세 번째 시즌 후 그는 또다시 은퇴의 갈림길에 섰다. 두산 구단이 길어야 1년밖에 더 뛸 수 없는 안권수의 방출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안권수는 ‘다른 일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일본행 비행기에 올랐다. 다행히 곧 롯데의 연락을 받았다. 안권수의 ‘진짜 마지막 시즌’은 그렇게 시작됐다.○한 달 넘게 참다 받은 수술…두 달도 안 돼 복귀안권수는 현역 프로야구 선수 중 유일하게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다. 안권수는 “한국에서 지내면서 ‘영상으로 올리면 재미있을 것 같은데’ 하는 게 좀 있었어요. 마지막이니까 하고 싶은 건 다 하자는 생각에 시작했습니다”라고 했다. 그렇게 후회 없는 시즌을 다짐한 올 시즌. 안권수는 롯데 ‘4월의 광란’ 선봉에 섰다. 팀의 1번 타자로 주로 나선 그는 개막 한 달간 타율 0.318로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롯데는 4월을 1위로 마쳤고 안권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홈런도 맛봤다. 하지만 가장 잊을 수 없는 순간을 묻자 안권수는 이런 활약 대신 ‘수술’을 골랐다.그는 “낙심이 너무 컸다”고 했다. 처음 팔꿈치 통증을 느꼈던 건 4월 30일이었지만 안권수는 한 달 넘게 통증을 참다 6월 8일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저도 (남은) 야구 인생 있다고 하면 빨리 수술받고 빨리 천천히 재활하고 그렇게 했을 텐데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잖아요. 처음에는 수술 안 받을 거라고 했죠. 그런데 한 달 정도 계속 야구를 하다 보니 너무 아팠어요. 방망이도 못 치고 공도 한 10m밖에 못 던졌어요. 나중에는 아예 팔을 들 수가 없었어요.”결국 안권수는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두 달도 지나지 않은 7월 30일 복귀했다. 그 사이 팀은 5강권에서 멀어졌고 안권수 개인 성적도 1할대에 머물고 있다. 무리한 복귀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원래 병원 선생님이 석 달 걸린다고 하셨는데 그러면 9월이에요. 저는 시간이 없으니까…. 조금이라도, ‘하루라도 빨리 돌아오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어요.”수술 전 임팩트 순간 한 손으로 타격했던 안권수는 수술 후 오른 팔꿈치에 힘이 들어가지 않자 양손 타격으로 메커니즘을 바꿨지만 이후 타격 밸런스를 찾지 못하고 있다. 안권수는 “팔꿈치가 아직 100%가 아니기 때문에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제가 원래 한손으로 치는데 그렇게 못해서 양손으로 치는데…”라며 한동안 뜸을 들이더니 “아예 안 맞습니다”라며 민망한 듯 웃었다.“해보고 싶은 걸 다 해보고 싶다”던 마지막 시즌,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는 안권수는 “선수 생활하면서 웨이트나 운동, 당연히 열심히는 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좀 부족했던 것 같아요”라며 쓴 입맛을 다셨다.“작년에도 두산에서 3할 넘게 치다가 (7월 3일) 펜스 부딪히고(어깨 인대 부상), 뭐 어쩔 수 없는 부상이었긴 했지만, 복귀하고 나서 타율이 계속 떨어졌어요. 올해도 잘하다가 팔꿈치 때문에 이런데. 저는 그런 것도 다 야구선수 실력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한 번도 풀시즌을 나본 적이 없거든요. 그러니까 제가 실력이 없는 거죠.”○안권수의 마지막 소원, 오직 포스트시즌안권수의 마지막 시즌은 그가 기대했던 ‘해피엔딩’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만약 팔꿈치가 아프지 않았다면, 그래서 시즌 초반 활약을 이어갔다면,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금메달을 따고 군 복무 문제를 해결한 뒤 후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도 있었기에 아쉬움도 더 클 수밖에 없다. 더욱이 가족들은 이제껏 안권수가 제대로 야구하는 걸 본 적이 없다. 안권수는 “가족들이 경기장에 오면 제가 귀신같이 그날 선발로 못 나갔어요. 올해 마지막으로 8월 22일(잠실 LG전)에 왔는데 그날 경기는 (비로) 취소됐고…. 아내는 제가 야구하는 거 이제 못 봐요. (가족이 다시 한국에 올) 기회가 없을 것 같습니다”라고 했다.안권수는 올 시즌이 끝나면 일본에 돌아가 취업할 회사를 알아볼 생각이다. 예전에 뛰던 사회인 야구팀에 돌아갈 생각도 없다. 발전 없이 더 낮은 수준의 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의미를 찾기 어렵다고 느껴서다. 안권수는 “야구에 미련이 남아있는 건 맞지만 더 이상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라며 “일단 팀이 꼭 포스트시즌 가면 좋겠어요. 개인 성적은 이제 신경도 안 써요”라고 했다. 타격감 회복에 애를 먹고 있는 안권수는 3일 두산전을 끝으로 선발 출장이 없다. 이후 대수비, 대주자로만 나서고 있는 안권수는 8타수 무안타 3득점이 전부다. 안권수에게도, 롯데에게도 대반전이 간절한 3주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2023-09-21 08:05
고개 숙였었던 데이원 선수들, 화려한 조명 속 다시 날다…프로농구 소노 창단식사상 초유의 임금체불 사태로 한국프로농구(KBL)에서 퇴출당했던 데이원이 ‘소노 스카이거너스(skygunners)’로 다시 태어났다. 데이원을 인수한 대명소노그룹은 20일 경기 고양시 소노캄 고양에서 소노 스카이거너스 창단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소노 선수단과 코치진은 하늘색 와이셔츠와 남색 넥타이를 맞춰 입었다. 국가대표로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을 앞두고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훈련 중이던 전성현, 이정현도 대표팀에 양해를 구하고 창단식에 참석했다.행사 시작을 알린 구단 소개 영상은 주장 김강선이 골대를 향해 솟구치듯 비상하는 장면으로 끝났다. 김강선은 3개월 전만 해도 선수단을 대표해 임금체불 문제 해결을 호소하느라 국회 기자회견장, KBL 사옥에서 어두운 표정으로 플래시 세례를 받아야 했다. 그랬던 김강선의 비상은 해체 위기 속에서 대명소노그룹과 함께 도약을 준비하는 소노의 상황과도 닮았다.창단식을 마친 뒤 내내 밝은 미소를 지은 김강선은 “아마 농구를 그만둘 때 아니면 이제 그때보다 더 힘든 시기는 없을 것 같다. 농구 선수로 웬만하면 절대 안 해볼 것들을 다 해본 것 같다. 정말 큰 사고를 치지 않고서야 그렇게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을 일도 없을 텐데”라며 웃었다. 이어 “선수들과 (해체 드래프트로) 흩어진다는 생각보다 ‘같이 간다’는 생각만 했는데 소노라는 팀에서 저희를 받아줬다. 이번 시즌 정말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소노는 전날까지 강원 홍천군 비발디파크에 새로 마련한 전용 훈련장인 ‘소노 아레나’에서 전지훈련 일정을 소화했다. 김강선은 “구단에서 저희를 위해 새로 마련하셨더라. 시설도 다 새것이고 다른 팀들은 낯선 곳으로 전지훈련을 가는데 저희는 말 그대로 ‘저희 코트’에서 훈련할 수 있어 기분이 좋았다”며 “새로 창단한 만큼 주축 선수들이 조금 더 자신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더 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 “하프라인만 넘으면 언제든 3점 쏠 수 있는 팀”…‘양궁 농구’ 팀 컬러는 그대로지난 시즌 재정문제로 잡음이 계속된 가운데서도 팀을 4강까지 이끈 김승기 감독은 “어떤 상황이든 최선을 다해 팬분들께 박수받는 팀이 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김 감독은 계속해 “저희 소노 스카이거너스는 강력한 디펜스를 바탕으로 스틸을 많이 하고 하프라인만 넘으면 언제든 3점을 쏠 수 있는 팀”이라며 지난 시즌 팀 색깔을 이어갈 것을 예고했다. 지난 시즌 데이원은 경기당 34.9개의 3점 슛을 시도했다. 2위인 KGC(26.4개)보다도 경기당 8개의 3점을 더 던졌다. 지난 시즌까지 3시즌 연속 3점 슛 1위에 오르며 소노의 ‘양궁 농구’ 돌풍의 중심에 섰던 전성현은 “소노 스카이거너스 팀명이 ‘하늘의 사수들’이라는 뜻인데 제가 또 KBL의 명사수다. 멋진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흔들리던 배에 김승기 감독만 보고 올라탄 김민욱 “그만큼 농구에 배고팠다”지난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센터 김민욱은 시즌 내내 재정난에 시달린 데이원과 계약을 맺었다. 선수단 임금도 주지 못하고 있던 구단과 신규 FA 계약을 맺은 그의 결정을 두고 많은 이들이 의아해했다. 김민욱은 연봉 결정도 구단에 일임한 채 김 감독만 보고 계약을 마쳤다. 김민욱은 “KGC 시절 감독님께 혹독하게 혼도 많이 났지만 코트에서 저라는 선수를 각인시킬 수 있게 해주신 분”이라며 “이전 팀(KT)에서 경기를 많이 뛰지 못했는데 다른 팀 가서 적당한 연봉을 받고 적당히 뛰다가 은퇴할 바에는 (김승기) 감독님이 원하는 농구를 하면서 더 많은 기회를 얻고 농구를 좀 더 잘하고 싶었다. 그만큼 농구에 배가 고팠다”고 했다. 이제껏 늘 안정적인 길만 택했던 김민욱의 인생 첫 모험이었다. 김민욱은 “나이로 보면 마지막 FA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인생에서 한 번쯤은 모험을 해보고 싶었다”며 “이적 후 팀이 잘 안되면 해체 후 드래프트를 한다고 들었다. 그렇게 되더라도 제 팔자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이려 했는데 잘 풀려서 이렇게 창단식도 하고 다시 농구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2012~2013시즌 데뷔해 2017~2018시즌까지 KGC에서 뛰었던 김민욱은 1년 후배 전성현, 김승기 감독과 5년 만에 한 팀에서 재회하게 됐다. 김민욱은 “KGC에서 함께 뛸 때 둘 다 유망주로 평가받았는데 전성현 선수는 지금 KBL을 대표하는 선수가 됐다. 저도 감독님 말 잘 듣고 팀에 녹아들겠다”며 “다들 공격적으로 수비하고 기회가 나면 과감하게 (슛을) 던진다. 저도 슈팅력이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다른 선수들이 일대일을 할 때 제 수비수가 도움 수비를 가지 못할 정도의 슈팅력을 갖추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고양=임보미 기자 bom@donga.com}2023-09-20 17:27
‘32.195km’ 신설… 가을마라톤 시작 알린 8000명의 질주‘가을 마라톤’의 시작을 알리는 2023 공주백제마라톤이 17일 충남 공주시에서 열렸다. 전날 공주 전역에 비가 내렸지만 대회 당일에는 날이 갰다. 대회 참가자 8000여 명이 공주시민운동장에서 출발한 오전 9시에는 기온 22.7도로 완연한 가을 날씨였다. 32.195km 코스 참가자 김점옥 씨(50)는 “오늘 바람도 불고 중간에 나무 그늘도 있기에 ‘복받았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날 32.195km를 2시간24분57초에 완주하면서 이 코스 여자부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공주백제마라톤은 10, 11월에 몰려 있는 가을 마라톤 대회에서 42.195km 풀코스에 도전하려는 이들이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도록 올해 32.195km 부문을 새로 만들었다. 이날 32.195km 코스에는 800여 명이 참가했다. 32.195km 남자부에서 우승한 박윤수 씨(27·2시간16분00초)는 “3월 서울마라톤에서 처음으로 풀코스를 뛰었다. 가을에는 ‘서브3’(풀코스를 3시간 이내에 완주)에 성공하고 싶은 마음에 32.195km에 참가했다. 동호회에서도 LSD(Long Slow Distance·30km 이상을 천천히 달리기) 훈련을 하지만 대회 분위기가 좋아 기록이 더 잘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풀코스 남자부에서는 2019년 대회 우승자인 이종현 씨(31)가 2시간43분10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가장 먼저 지나며 정상에 다시 섰다. 올해 서울마라톤에서 마스터스 5위에 올랐던 이 씨는 “다음 달에 결혼하는데 아내에게 우승하는 걸 보여주려고 열심히 뛰었다”며 “경주마라톤(10월 21일)에도 나가고 싶지만 그때가 딱 신혼여행 기간”이라며 웃었다. 역시 올해 서울마라톤에서 마스터스 여자부 5위를 했던 김하나 씨(37)도 3시간7분8초에 결승선을 통과하며 이번 대회 여자부 풀코스 1위를 차지했다. 김 씨는 올해 ‘서울-공주-경주마라톤에서 모두 시상대에 오르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김 씨는 “경주에서는 서브3로 우승하고 싶다”고 했다. 서울, 공주, 경주마라톤에서 모두 완주한 참가자(5km 코스 제외)는 ‘런저니’ 기념 메달을 받을 수 있다. 이번 대회 건강달리기(5km) 부문에서는 1000명이 넘는 미취학 및 초등학생이 가족과 함께 달렸다. 초등학교 4학년 김채율 군(10), 2학년 김채윤 양(8) 남매는 “정말 많이 힘들었다”면서도 목에 건 기념 메달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어머니 강진형 씨(37)는 “아이들이 포기하지 않는 법을 배운 것 같다. 오늘도 간식을 받은 것보다 완주한 걸 더 좋아하더라”라고 했다. 시각장애인 지상진 씨(32)는 고교 동창 방현태 씨(32)와 서로를 끈으로 연결한 채 10km를 완주했다. 황반변성으로 2019년부터 시력이 떨어지기 시작한 지 씨는 “눈이 나빠진 뒤로는 바깥에서 뛰는 경험을 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친구 덕에 간만에 바깥 공기를 마시며 뛰어 좋았다”고 했다. 마라톤도, 가이드 러너도 처음이었던 방 씨는 “친구가 더 잘 뛰어서 내가 가이드를 하기보다는 오히려 친구가 내 페이스에 맞춰서 뛰어줬다”고 했다. 이날 최원철 공주시장, 윤구병 공주시의회 의장, 박종민 공주경찰서장, 천광암 동아일보 논설주간 등이 대회 현장에서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최 시장과 윤 의장은 5km 코스에 직접 참가하기도 했다. 임경호 공주대 총장도 10km 코스를 뛰었다.공주=임보미 기자 bom@donga.com}2023-09-18 03:00
시력 잃었지만 ‘가이드러너’ 친구와 함께 10K 완주 거뜬[공주백제마라톤]17일 충남 공주시에서 열린 2023 공주백제마라톤에 참가한 시각장애인 지상진 씨(32)는 고교 동창 방현태 씨(32)와 끈으로 서로의 손목을 연결한 채 10km를 완주했다.지 씨가 바깥 공기를 마시며 마음껏 달린 건 약 약 4년 만이다. 지 씨는 “시력이 나빠진 지 얼마 안 돼 바깥에서 뛰는 경험을 하기 쉽지 않았는데 친구가 같이 뛰어준 덕분에 완주했다. 되게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제한시간(1시간 30분) 안에 들어와 다행”이라고 했다.2019년 황반 변성으로 시력을 잃게 된 지 씨는 시각장애가 생긴 뒤 1년은 집에만 머물렀다. 안압이 높았던 지 씨는 직장을 쉬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 시력이 돌아올 줄 알았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과 시력이 나빠진 시기가 겹친 영향도 컸다.지 씨는 “장애는 극복이 아니라 수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집에 1년 정도 있다가 복지관에 나가 점자를 비롯해 자립에 필요한 것들을 속성으로 배웠다. 장애가 생기고 나니 내가 정말 인복이 많다고 느꼈다”며 “그래서 예전보다 적극적으로 이런 대회에도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오히려 장애가 없던 때에는 마라톤 대회는커녕 달리기도 하지 않았던 지 씨는 “그동안 런닝머신, 로잉머신, 사이클 등을 집에 들여놓았다. 그래도 집 안에서 운동하다 보니 바깥 공기를 맡으면서 운동을 하고 싶었는데 마침 살고 있는 공주에서 대회가 열려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이날 둘은 시각장애인협회에서 대여해준 ‘가이드러너’용 줄을 서로의 손목에 감고 뛰었다. 손목에 고정하는 게 아니라 샅바처럼 자유롭게 감았다 풀 수 있어 상황에 따라 적절히 끈 거리를 조절할 수 있다. 마라톤도, 가이드 러너도 처음이었던 친구 방 씨는 첫 ‘가이드 러너’를 마친 소감을 묻자 “제가 가이드를 했다기보다는 친구가 저보다 잘 뛰어서 오히려 제 페이스에 맞춰줬다. 레이스 초반에는 ‘다신 못 뛰겠다’ 싶었는데 달리다 보니 ‘내년에도 하고 싶다’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를 들은 지 씨는 “친구야, 내년에도 같이 뛰자”며 활짝 웃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2023-09-17 16:58
“한국이 亞게임 소프트테니스 최다 金… 대부분 몰라요”소프트테니스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 된 건 1994년 히로시마 대회 때였다. 이때부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소프트테니스 금메달 41개 중 25개(61%)를 한국이 가져왔다. 한국은 아시안게임 소프트테니스에서 금메달을 가장 많이 딴 나라다. 한국이 이 기간 아시안게임에서 소프트테니스보다 금메달을 많이 딴 종목은 양궁(26개)뿐이다. 그러나 아무리 금메달을 쓸어 담아도 아시안게임 기간에 소프트테니스를 TV로 보기는 쉽지 않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는 2관왕을 차지한 김형준(33·당시 이천시청)의 온 가족이 컴퓨터 모니터 앞에 모여 앉아 인터넷 중계를 보는 사진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23일 막을 올리는 항저우 대회에서도 예정된 TV 중계는 아직 없다. 소프트테니스 대표팀 최고령이자 남자팀 주장인 이현수(39·달성군청)는 “단체전 결승에 가면 TV 중계를 해줄 수도 있다고 한다. 일정상 단체전이 가장 먼저 열려서 금메달이 일찍 나오면 좋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다. 무조건 금메달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남자팀 막내 김태민(27·수원시청)은 장차 한국 소프트테니스를 이끌 선수다. 키(193cm)도 훤칠하고 인물도 좋다. 또 무대가 클수록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한다. 항저우에서 금메달을 따 우리 종목을 많이 알렸으면 한다”며 후배 자랑에 열을 올렸다. 김태민은 소속팀 선배인 김진웅(33)이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 그랬던 것처럼 개인 단식과 단체전 2관왕에 도전한다. 아시안게임 2회 연속 금메달을 노렸던 김진웅은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해 이번 대회에 나서지 못한다. 김진웅은 지난해 선발전 때는 김태민과 함께 복식 1위에 오르며 항저우행 티켓을 따냈다. 그러나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로 대회가 1년 연기되면서 올해 다시 열린 선발전에서는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김진웅은 대신 훈련 파트너이자 멘토로 대표팀을 돕고 있다. 아시안게임에 처음 출전하는 김태민은 “진웅이 형이 ‘경기장 가면 한 끗 차이이고 다 똑같이 긴장한다. 네가 가진 것만 하면 된다. 간절할수록 마음을 비워야 한다’고 조언해 줬다”고 말했다. 또 “대회가 연기되면서 슬럼프도 오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다 운명이라 여긴다. ‘금메달도 내 운명’이라고 믿고 있다. 일단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다음 부담 없이 개인 단식에 나서고 싶다”고 했다. 여자부에서는 NH농협은행 선후배로 국내 1인자 자리를 다투는 문혜경(26)과 이민선(25)이 단식 금메달에 도전한다. 문혜경은 기교를 앞세운 변칙파, 이민선은 강한 스트로크를 앞세우는 정통파다. 두 선수는 김진웅을 비롯한 남자 훈련 파트너들의 도움을 받아 기량을 갈고닦았다. NH농협은행 감독이기도 한 유영동 여자 대표팀 감독은 “남자 선수들에게 (아시안게임 금메달 경쟁 상대인) 일본, 대만 선수들 스타일로 맞춤형 게임을 부탁했다. 쉽지 않은 일인데 남자 선수들이 열심히 도와줬다”고 말했다. 여자팀은 이수진(22·옥천군청)이 팔꿈치 부상으로 아시안게임 직전 낙마하는 악재를 맞았다. 이수진을 대신해 지다영(25·안성시청)이 합류했지만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해 단체전 금메달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 감독은 “선수들이 말은 안 해도 약간 다운된 게 사실이다. 대회 개막 전까지 경기력을 가능한 한 최대치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12∼20일 중국 항저우에서 현지 적응 훈련을 마친 소프트테니스 대표팀은 현재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마무리 훈련 중이다. 유 감독은 “이번 아시안게임 코트가 진천선수촌 코트와 특성이 다르다. 그래서 대회 코트와 최대한 비슷한 코트를 수소문해 적응 훈련을 다녀왔다”면서 “현지 기온과 음식에도 익숙해지는 기회가 됐다”고 했다. 서규재 남자 대표팀 감독(인천시체육회)은 “항저우는 10월에도 (기온이) 30도라고 한다. 예선은 야외, 준결승부터는 돔에서 경기가 열려 선수촌에서도 실내외 코트 훈련을 병행 중이다. 메달을 최대한 많이 가져오겠다”고 다짐했다. 5개 전 종목(남녀 단체, 남녀 단식, 혼합복식) 메달 획득에 도전하는 소프트테니스 대표팀은 30일 항저우로 떠난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김정훈 기자 hun@donga.com}2023-09-16 01:40
노호영-김유진, 장호배 주니어테니스대회서 2연패 달성한국 테니스 꿈나무들의 결전장인 장호 홍종문배 주니어 테니스 대회에서 노호영(17·오산GS)과 김유진(18·안산TA)이 남녀 단식에서 나란히 2연패를 거뒀다. 노호영은 15일 용인 명지대 실내 테니스장에서 열린 67회 장호배 남자 단식 결승에서 이웅비(18·서인천고)를 2-0(6-3, 6-0)으로 꺾었다. 지난해에도 결승에서 정연수(16·제이원TA)에게 2-0 완승했던 노호영은 장호배 남자 단식 역대 8번째 2연패에 성공했다. 노호영은 지난해 장호테니스재단이 후원하는 ‘장호 넥스트 제너레이션’ 2호 장학생으로 선정된 유망주다. 재단은 넥스트 제너레이션 장학생에게 연간 5000만원 상당의 해외 대회 출전 경비를 지원한다. 이번 대회에는 장호 넥스트 제너레이션 1호 장학생인 김장준(17·씽크론 TA)이 1번 시드, 노호영이 2번 시드를 받고 출전해 관심을 모았다. 다만 김장준은 대회 1회전에서 정연수에게 0-2(4-6, 4-6)로 패해 ‘장학생 더비’는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같은 날 열린 여자 단식 결승에서는 김유진이 같은 팀 최온유(17)를 2-0(6-2, 7-6)으로 꺾고 역시 2연패를 완성했다. 올해 호주오픈, 프랑스오픈 주니어 대회 예선에 출전하며 메이저 주니어대회 경험을 쌓은 김유진은 올해 주니어 무대를 졸업해 내년부터는 성인 투어 도전을 시작한다.장호배는 우수 주니어 테니스 선수를 조기에 발굴·육성하려는 목적으로 1957년 창설됐다. 올해로 67회를 맞은 장호배는 주니어 대회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초청대회로 열린다.현재 한국 남자 테니스 ‘간판’ 권순우(26·당진시청)은 2015년 제59회 장호배에서 우승했고 1년 전 2014년 제58회 대회 우승자는 호주오픈 4강 신화 주인공 정현(27)이었다. 이들을 비롯해 이덕희(30회 우승), 이형택(37회 준우승), 전미라(37, 38회 우승)처럼 한국 테니스 역사를 쓴 선수들 거의 모두가 이 대회를 거쳤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2023-09-15 20:53
백제 숨결따라 청정 금강따라… 8000명이 역사를 달린다가을 마라톤의 시작을 알리는 동아일보 2023 공주백제마라톤이 17일 오전 9시 충남 공주시민운동장에서 출발해 공주 시내를 돌아오는 코스에서 열린다. 공주시와 동아일보, 스포츠동아가 공동 주최하는 공주백제마라톤은 2003년 시작된 중부권 대표 마스터스 대회다. 2003년 1월 준공된 공주∼부여 간 백제큰길을 기념하고 마라톤 인구 확산을 위해 창설됐다. 공주백제마라톤 참가자들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공산성, 무령왕릉, 부여왕릉원 등을 지나는 레이스 코스에서 700년 고도(古都) 백제의 역사를 느끼며 달릴 수 있다. 백제 유적지 관광까지 즐길 수 있는 여행 코스로도 사랑받고 있다. 올해 대회에는 부문별로 모두 8000여 명이 참가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2020년, 2021년 오프라인 레이스가 열리지 않았던 공주백제마라톤은 지난해 3년 만에 다시 정상 개최되면서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의 환영을 받았다. 32.195km 코스가 새로 생긴 올해 대회는 42.195km 풀코스, 하프코스, 10km, 5km 등 모두 5개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신설된 32.195km 코스는 경주국제마라톤(10월 21일) 등 10월에도 계속 이어지는 대회에서 풀코스에 도전하려는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에게 컨디션 조절의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다. 32.195km 코스는 풀코스와 같은 길로 달리다 반환점만 5km 앞서 만나게 된다. 32.195km 코스엔 800여 명이 참가한다. 아직 풀코스를 한 번도 뛰어보지 못한 마스터스라면 하프코스보다는 길고, 풀코스보다는 짧은 거리를 미리 달려보는 게 많은 도움이 된다. 풀코스를 완주하려면 ‘LSD(Long Slow Distance) 훈련’이 필요하다. 풀코스 완주에 필요한 지구력을 키우는 훈련으로 30km 이상 장거리를 정상 속도의 60% 수준으로 천천히 오래 달리는 것이다. 많은 마라톤 동호인들이 32.195km 코스 출전을 LSD 훈련으로 삼고 있다. 참가자들이 목표로 삼은 시간대에 완주하는 것을 돕기 위해 마라톤 봉사단체인 ‘광화문 마라톤 모임’ 회원 37명이 페이스 메이커로 참여한다. 풀코스에 14명, 32.195km 코스 10명, 하프코스에 13명의 페이스 메이커가 붙는다. 이번 대회 코스별 완주자는 ‘완주 메달’을 받는다. 3월 열린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 참가자가 공주백제마라톤과 다음 달 경주국제마라톤까지 완주하면 ‘런저니’ 기념 메달을 받을 수 있다. 단, 5km 완주자는 제외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2023-09-15 03:00
월드컵 노메달 수모 美농구 대표팀, 2024 파리서 제임스-커리 앞세운 ‘리딤팀2’ 출격미국 농구 대표팀에 ‘킹’이 돌아온다.10일 마무리된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에서 ‘노메달’ 수모를 겪은 미국 농구 국가대표팀이 내년 파리 올림픽에서는 ‘킹’ 르브론 제임스(39·LA 레이커스)와 스테픈 커리(35·골든스테이트)를 앞세워 명예 회복을 노린다.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애슬래틱, ESPN는 제임스와 커리는 이미 이번 월드컵 결과가 나오기 전에 파리 올림픽 농구 국가대표팀 합류 의사를 밝혔다고 11일 보도했다. 미국 대표팀의 월드컵 부진 이후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2024 파리 올림픽 대표팀은 벌써 ‘리딤(redeem)팀 2’로 불리고 있다.‘리딤팀’은 미국 농구 국가대표팀이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금메달에 실패(동메달)한 뒤 부진을 만회(redeem)하기 위해 코비 브라이언트(1978~2020), 제임스를 필두로 미국프로농구(NBA) 슈퍼스타 군단이 금메달을 되찾아 온 2008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을 부르던 말이다.NBA를 대표하는 ‘원투펀치’인 제임스와 커리는 이제껏 대표팀에서 함께 뛴 적이 없다. 제임스는 2012 런던 올림픽(금메달)을 끝으로 대표팀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커리는 대표팀에서 두 개의 월드컵 금메달(2010, 2014)을 땄지만 올림픽 출전 경력이 없다.미국 농구협회 관계자는 “제임스가 파리 올림픽을 대표팀과 함께 할 ‘마지막 무대(last dance)’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2012 런던 올림픽 당시 역시 NBA를 대표하는 또 다른 스타인 케빈 듀랜트(35·피닉스)와 함께 뛰었던 제임스는 최근 커리, 듀랜트와 함께 대표팀에서 마지막으로 함께 뛰자는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커리의 대표팀 합류에는 골든스테이트팀 사령탑인 스티븐 커 감독이 미국 농구 국가대표팀 감독이라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커리는 지난달 EPSN 방송 NB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파리올림픽 출전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도 “커 감독이 늘 ‘네 커리어 이력서에 마지막 남은 조각이 올림픽 금메달’이라고 놀렸다”며 “커 감독이 대표팀을 이끈다는 건 내게는 보너스”라고 말했었다.커리와 제임스를 비롯해 크리스 폴(38·골든 스테이트), 앤서니 데이비스(30·LA 레이커스) 등도 대표팀 합류 의사를 밝혔다. 또 2021년 도쿄올림픽 금메달 주축 멤버였던 제이슨 테이텀(25·보스턴), 데빈 부커(27·피닉스), 드레이먼드 그린(33·골든스테이트) 등도 이번 월드컵에는 출전하지 않았으나 내년 올림픽 대표팀 복귀를 원하고 있다. 미국은 역대 FIBA 농구 월드컵 최다우승팀(5회)이지만 2014년 2연패를 끝으로 우승이 없었다. 이후 열린 두 대회(2019년 중국, 2023년 필리핀-인도-인도네시아)가 미국에서 멀리 떨어진 아시아 지역에서 열리면서 NBA 현역 스타들의 참여가 적었던 게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미국은 NBA 스타들이 대거 나선 올림픽에서는 최근 4개 대회(2008 베이징, 2012 런던, 2016 리우, 2021 도쿄) 연속 금메달을 쓸어담았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2023-09-12 14:21
조코비치, US오픈 최고령 우승… 메이저만 24승 역대 최다‘조커’ 노바크 조코비치(36·세르비아·세계랭킹 2위)가 프로 테니스 역사상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24번의 우승을 차지한 선수가 됐다. 조코비치는 11일 미국 뉴욕의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2023 US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다닐 메드베데프(27·러시아·3위)에게 3-0(6-3, 7-6, 6-3) 완승을 거뒀다. 조코비치가 US오픈에서 우승한 건 2011, 2015, 2018년에 이어 이번이 4번째다. 호주오픈에서 10번, 윔블던에서 7번, 프랑스오픈에서 3번 우승한 조코비치는 올해 6월 프랑스오픈에서 개인 23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하면서 메이저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 기록을 새로 썼다. 그리고 이날 우승으로 ‘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42)마저 제치고 프로 선수가 4대 메이저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된 ‘오픈 시대’(1968년) 이후 메이저대회 남녀 단식을 합쳐 가장 많이 우승한 선수가 됐다. 다만 아마추어 시대 기록까지 포함하면 마거릿 코트(81·호주)도 메이저대회에서 총 24번 우승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코트는 메이저대회 우승 24번 중 13번을 아마추어 시대에 기록했다. 그리고 이 13번 가운데 7번은 다른 나라 선수가 참가를 꺼렸던 호주오픈에서 기록했다. 오픈 시대 들어 처음 열린 1969년 대회 때도 호주오픈 여자 단식 참가 선수 32명 가운데 24명(75.0%)이 호주 선수였다. 조코비치는 “테니스를 시작한 일곱 살 때는 ‘세계 최고의 선수가 돼서 윔블던 트로피를 들겠다’는 게 유일한 목표였다. 메이저대회에서 24번 우승하고 이 자리에 서 있을 거란 생각은 못 했다. 하지만 역사를 쓸 기회가 앞에 있는데 왜 잡지 않겠나?”라며 웃었다. 메드베데프는 2년 전 US오픈 결승에서 조코비치를 3-0(6-4, 6-4, 6-4)으로 물리쳤던 선수다. 조코비치는 이 패배로 남자 프로 테니스 역사상 두 번째가 될 수 있었던 ‘캘린더 그랜드슬램’(한 해에 4개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놓쳤다. 조코비치는 “2년 전 역사를 막은 상대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때의 결과와 기분을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메드베데프는 “조코비치에게 ‘아직까지 여기서 뭐 하는 거냐?’고 묻고 싶다. 대체 언제쯤 꺾일 생각인지 모르겠다”면서 “난 투어 우승이 통산 20번인데 (조코비치는) 메이저대회 우승만 24번이라니 대단하다”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오픈 시대 US오픈에서 최고령(36세 4개월 1일) 우승 기록을 세운 조코비치는 내년이면 4대 메이저대회를 통틀어 역대 최고령 우승 기록도 남길 수 있다. 메이저대회 최고령 우승 기록은 켄 로즈월(호주·89)이 1972년 호주오픈 때 세운 37세 1개월 24일이다. 조코비치는 “새 역사를 향한 욕심은 여전히 나를 이끄는 동력이다. 몸 상태가 좋고 테니스를 잘할 수 있는데 왜 그만두겠나. 한계를 두지 않고 계속 갈 것”이라고 했다. 조코비치를 지도하는 고란 이바니셰비치 코치(52)는 “조코비치는 최소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까지 뛰려 한다”고 말했다. 2028년이면 조코비치는 41세가 된다. 이바니셰비치 코치는 “조코비치는 타고난 승부사다. 안 되면 되게 한다. 변명하는 법이 없다. 늘 이기는 방법을 찾아낸다”며 “코트에서 만족하는 법이 없는 선수다. 동기는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조코비치는 11일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20·스페인)를 밀어내고 1위 자리에 복귀했다. 조코비치가 내년 4월 8일까지 이 자리를 지키면 로저 페더러(42·스위스)를 넘어 역대 최고령(36세 10개월 16일) 세계랭킹 1위 기록도 쓸 수 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2023-09-12 03:00
19세 고프 US오픈 제패… “세리나 보며 꿈 키워”‘나를 챔피언이라 불러주세요(Call Me Champion).’ 10일 US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정상에 오른 코코 고프(19·미국·세계 랭킹 6위)는 가슴팍에 이런 문구가 새겨진 흰색 티셔츠를 입고 관중 앞에서 챔피언 세리머니를 했다. 고프는 윔블던에 출전했던 2019년부터 ‘나를 코코라 불러주세요(Call Me Coco)’라 적힌 티셔츠를 입고 메이저 무대에 처음 등장한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다녔다. 이날 입은 티셔츠에서 그의 이름 코코엔 줄어 그어져 있었다. 메이저 대회 US오픈 정상에 섰으니 이제는 코코 대신 챔피언으로 불러달라는 것이다. 고프는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아리나 사발렌카(25·벨라루스·2위)에 2-1(2-6, 6-3, 6-2)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고프의 메이저 대회 첫 우승이다. 그동안엔 지난해 프랑스 오픈 준우승이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이었다. 이날 고프는 1세트에서 서브 게임을 3차례나 내주면서 힘든 경기를 했지만 2세트부터 수비가 살아나 전세를 뒤집었다. 3세트 들어서선 4-0까지 앞서며 승부를 갈랐다. 10대 선수가 US오픈 여자 단식 정상을 차지한 건 고프가 10번째다. 10대 미국 선수가 이 대회에서 우승한 건 1999년 세리나 윌리엄스 이후 24년 만이다. 2019년 고프는 역대 최연소인 15세 122일의 나이로 윔블던 예선을 통과한 뒤 16강까지 오르면서 테니스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때부터 고프에겐 ‘제2의 세리나 윌리엄스’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고프는 결승전이 끝난 뒤 “내가 어렸을 때부터 아빠가 이 대회(US오픈)에 데려왔다. 관중석에 앉아 세리나, 비너스(윌리엄스 자매)의 경기를 보곤 했는데 여기서 우승하다니 정말 믿기지가 않는다”고 말했다. 평소 고프는 세리나가 롤모델이라고 여러 번 말했다. 고프는 자신의 이름이 우상 세리나와 함께 US오픈 우승 트로피에 새겨진 것을 두고 “어렸을 때만 해도 테니스엔 흑인 선수들이 많지 않았는데 세리나는 나 같은 사람도 우승을 꿈꿀 수 있게 해줬다”면서 “그런데 트로피에 세리나 이름이 정말 많은 것 같다”며 웃었다. 메이저 대회 통산 23승을 거두고 지난해 은퇴한 세리나는 US오픈에서만 6번 우승했다. 고프는 20세가 되기 전에 메이저 대회 우승을 달성하고도 “긴 여정이었다”며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소감을 말했다. 그는 “‘세리나처럼 17세에 메이저 우승을 못 했네’ 하는 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압박감을 이겨내고 우승해 기쁘다”며 “이번 우승으로 더 많은 관심을 받게 되겠지만 난 준비돼 있다. 아직도 배가 고프다”고 했다. 고프는 또 가족과 팬들을 향해 “나를 믿어줘 고맙다. 나를 믿지 않았던 분들도 감사하다”며 “2주 전 신시내티 오픈에서 우승했을 때만 해도 이게 내 최대치라고 말하던 사람들이 있었다. 내 마음의 불에 물을 뿌려댄 이들은 사실 기름을 부은 거다. 덕분에 지금 내가 밝게 타오르고 있다”고도 했다. 1월 호주 오픈에 이어 올해 메이저 대회 2승에 도전했던 사발렌카는 11일 발표되는 세계랭킹에서 1위를 예약한 데 만족해야 했다. 사발렌카는 지난해 4월부터 1위 자리를 지켜온 이가 시비옹테크(22·폴란드)를 밀어내고 1위로 올라선다. 시비옹테크는 이번 대회 16강전에서 탈락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2023-09-11 03:00
서민규, 주니어GP 남자 싱글 개인 첫 金서민규(15·경신중)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주니어 그랑프리 정상에 올랐다. 서민규는 9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2023∼2024시즌 ISU 주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 남자 싱글에서 총점 231.30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무대에 데뷔한 서민규의 첫 금메달이다. 서민규의 종전 최고 성적은 지난 시즌 6차 대회(10월)에서 거둔 3위다. 주니어 그랑프리 남자 싱글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건 2016년 차준환(22) 이후 7년 만이자 통산 3번째다. 이준형(27)이 2014년 처음 정상을 밟았다. 서민규는 이번 대회에서 쇼트프로그램(75.67점)과 프리스케이팅(155.63점) 모두 개인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그랑프리 2차 대회에서 작성한 개인 최고 점수를 21.71점이나 끌어올렸다. 서민규는 8일 쇼트프로그램에서 2위를 했는데 9일 프리스케이팅에서 1위에 오르며 총점에서도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서민규는 은메달을 딴 나카타 리오(15·일본)에게 8.95점 앞섰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27명의 선수 중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올 클린’ 연기를 한 선수는 서민규가 유일했다. 서민규는 “1차 대회 때 트리플 악셀을 실수해 아쉬웠지만 이번 대회에서 트리플 악셀과 개인 최고 점수를 경신해 의미 있는 경기였다”고 말했다. 여자 싱글에 출전한 김유재(14·평촌중·사진)는 동메달을 땄다. 지난 시즌 그랑프리 1차 대회에 이어 개인 두 번째 동메달이다. 김유재는 프리스케이팅 연기 때 트리플 악셀, 트리플 루프 점프에서 넘어지는 실수를 했지만 3위를 지켰다. 김유재는 지난달 태국 방콕에서 열린 1차 대회 때 은메달을 딴 김유성(평촌중)의 쌍둥이 언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2023-09-11 03:00
“제 실력 금빛 슛으로 증명할겁니다”양홍석(26·LG)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3 대 3 농구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부터 5년이 지나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는 5 대 5 농구 금메달에 도전한다. 양홍석이 항저우에서 어떤 색깔이든 메달을 가지고 돌아오면 아시안게임 역사상 처음으로 3 대 3 농구와 5 대 5 농구에서 모두 메달을 딴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대한민국농구협회에서 처음 발표한 항저우 아시안게임 5 대 5 농구 대표팀 명단에는 양홍석이 빠져 있었다. 그러다 문성곤(30·KT)이 발목 부상으로 하차하면서 지난달 22일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 프로농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는 KT가 LG로 떠난 양홍석의 빈자리를 문성곤으로 채웠는데 대표팀은 반대 상황이 된 것이다. 대표팀 합류 소식이 들리던 날 경기 이천시 LG챔피언스파크에서 만난 양홍석은 “불러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폼이 떨어져 있어서 (대표팀에 뽑힐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특히 성곤이 형 대신 들어가게 됐으니 실망시켜드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대표팀에 나가서 기량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 ‘양홍석은 원래 그 정도’라고 생각하는 분도 계실 거다. 이제는 폼도 많이 올라왔고 자신감도 많이 차 있다. 아시안게임은 농구뿐 아니라 모든 종목 선수가 중요하게 여기는 큰 대회다. 100%의 몸 상태로 다시 한번 (내 실력을) 증명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남자농구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추일승 감독은 장신 포워드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터프한 농구’를 추구한다는 평을 듣는다. 바로 그 장신 포워드인 양홍석(195cm)은 지난해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때 ‘추일승호’에 이름을 올린 적이 있어 추 감독 스타일이 낯설지 않다. 추 감독은 “지난 시즌 뛰는 걸 보니 아시아컵 때보다 성장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발탁 이유를 설명했다. 정작 양홍석에게 지난 시즌은 잊고 싶은 기억에 가깝다. 개막 전 우승 후보로 손꼽히던 전 소속팀 KT가 결국 10개 팀 가운데 8위로 시즌을 마쳤기 때문이다. 팀 내 최고 연봉자(당시 5억 원)였던 양홍석도 ‘내가 부족해 팀 성적이 좋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에 시즌 내내 적지 않은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다. 양홍석에게 도움을 준 건 KT의 ‘멘털 주치의’ 강경두 박사였다. 강 박사는 양홍석에게 “네가 코트에서 불만족스러운 모습을 표출하면 너만 흔들리는 게 아니라 팀도 흔들리고 남들에게도 피해를 준다. 그런 걸 이겨내야 좋은 리더가 될 것”이라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양홍석은 “강 박사님이 개인이 아닌 팀 주치의라 넓게 보신다. ‘사탕발림을 해줄 수도 있지만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박사님을 더 좋아한다. 원래 힘들 때 말도 잘하지 못하고 혼자 끙끙 앓는 성격인데 박사님에게는 더 마음을 열고 얘기했다”며 웃었다. 양홍석은 계속해 “고교(부산중앙고) 때부터 계속 좋은 선수라는 소리를 듣고 대학(중앙대) 때도 대표팀에 뽑혔다. 프로에 와서도 매 시즌 발전했는데 어느 순간 정체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른 선수들은 올라오는데 나만 제자리라는 생각에 답답함을 느꼈던 것 같다”면서 “지난 시즌에 속을 썩이던 무릎도 발목도 이제 다 괜찮다. 3점슛 감각도 매일 갈고닦고 있다. 이번에는 기대하셔도 좋다”고 말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2023-09-06 03:00
MLB 全구장 평생 무료… 선수들의 꿈 ‘골드 카드’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6개 팀에서 백업 포수로 뛰다가 2019년 은퇴한 크리스 스튜어트(41)의 ‘인생 목표’는 ‘골드 카드’(사진)였다. 골드 카드는 ‘서비스 타임’ 8년 이상을 채운 선수에게 발급되는 ‘평생 출입권’이다. 이 카드 소지자와 동반인 1명은 정규시즌 MLB 모든 야구장에 무료로 들어갈 수 있다. 스튜어트는 MLB에서 12년을 뛰고도 결국 이 카드를 받지 못했다. 서비스 타임 1년을 채우려면 1년에 172일 이상 현역 엔트리 또는 부상자명단(IL)에 이름을 올려야 한다. 스튜어트는 7년 동안에는 이 기간을 채웠지만 은퇴를 앞둔 마지막 시즌 35일이 부족해 결국 8년 기준을 채우지 못하고 유니폼을 벗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애슬레틱’은 팬들은 잘 모르지만 선수들이 MLB에서 뛰면서 이렇게 목표로 삼는 기록을 조사해 1일 소개했다. MLB 선수들은 골드 카드를 발급받고 나면 ‘2년 더’를 외친다. 서비스 타임 10년을 채우면 연금으로 매년 10만 달러(약 1억3180만 원)를 받기 때문이다. 한국 선수 가운데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50)와 추신수(41·SSG)가 이 최고 연금을 받는다. 물론 MLB에 가지 못한 선수들의 목표는 MLB 진출 그 자체다. MLB에서 하루만 뛰어도 평생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2023-09-02 01:40
‘최장 시간 경기’ 기록 남기고…‘젠틀 자이언트’ 존 이스너 은퇴“내 인생의 너무 큰 부분이었다. 이별하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결국 그 날이 왔다.”존 이스너(38·미국·세계랭킹 157위)는 1일 US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2회전에서 마이클 모(25·미국·89위)에게 5세트 타이브레이크 승부 끝에 2-3(6-3, 6-4, 6-7, 4-6, 6-7)으로 역전패한 뒤 쏟아진 눈물을 참지 못했다. 이 경기가 이스너에게 커리어 마지막 경기로 남게됐기 때문이다. 2012년부터 2020년까지 9년간 미국 남자 단식 최강자 자리를 지켰던 이스너는 US오픈 개막 전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은퇴하겠다’며 은퇴 의사를 밝혔고 이날 패배로 프로 테니스 선수로서의 17년 커리어를 마쳤다.이스너는 208cm의 큰 키에서 나오는 강력한 서브로 명성을 쌓았다. 커리어 통산 서브 에이스 1위 기록(1만4450개) 역시 이스너가 가지고 있다. 그는 커리어 마지막 경기가 된 이날 모와의 대결에서도 서브 에이스 48개를 꽂았다.이스너의 에이스는 동료들을 떨게 했다. 하지만 코트 밖 이스너는 동료와 미디어 모두에게 친절해 ‘젠틀 자이언트(Gentle Giant)’라 불렸다.○전통 고수하던 윔블던마저 마지막세트 타이브레이커 도입하게 한 ‘이스너 룰’물론 그의 젠틀함은 어디까지나 승부 바깥의 영역에 한정됐다. 승부에 있어서 그는 누구보다 끈질긴 선수였다. 이스너가 2010년 윔블던 1회전에서 니콜라스 마후트(41·프랑스)와 벌인 11시간 5분 승부는 테니스 역사상 ‘최장시간’ 경기로 남아있다. 당시 윔블던은 마지막 세트에 타이브레이크를 적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이스너는 5세트를 70-68까지 치른 혈투 끝 승리를 따냈다.이 경기 직후 윔블던에는 마지막 세트에도 타이브레이크를 적용해야한다는 요청이 빗발쳤으나 ‘역사와 전통’을 앞세운 주최측은 이를 거부했다. 하지만 이스너의 집념은 윔블던의 높은 콧대마저 꺾었다. 이스너가 2018년 윔블던 준결승에서 캐빈 앤더슨(37·남아공)과 또 다시 6시간 36분의 마라톤 혈투를 벌였기 때문이다. 이스너는 당시 5세트에서 24-26로 패했다. 결국 윔블던은 이듬해부터 5세트 타이브레이크를 도입했다. 다만 6-6부터 타이브레이크를 치르는 다른 메이저대회와 달리 윔블던은 전통 존중의 의미로 타이브레이크 돌입 기준을 조금 더 높인 12-12로 했다.○‘준비성’에 가장 큰 자부심 느끼지만 은퇴하는 마음은 준비가 안 돼코트를 떠나는 이스너는 자신이 코트에서 남긴 에이스 기록보다 17년간 커리어를 이어온 ‘준비성’에 더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나 같은 몸(거구)으로 17년 동안 계속 프로무대에서 뛸 수 있는 몸을 만든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계속 준비를 잘 해온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하지만 준비성에 누구보다 자부심을 가진다던 이스너에게도 은퇴경기 후 복받친 감정은 미처 준비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 경기 직후 이어진 온 코트 인터뷰에서 이스너는 눈물을 참다 거의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코트를 떠났다. 이스너는 이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테니스는 내 인생에 너무 큰 부분이었다. 이별을 말하는 건 결코 쉽지 않았다. 마침내 그날이 오긴 했는데 이 감정을 준비하기란 너무 어려웠다”고 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2023-09-01 14:03
슈퍼SS 캡틴이 보낸 무언의 메시지…LG 연패 끊고 두산에 연장 끝내기[어제의 프로야구]선두 LG가 갈 길 바쁜 6위 두산에 4연패를 안기며 3연패를 탈출했다. LG는 3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전에서 연장 끝 3-2 승리를 거뒀다. LG는 올 시즌 연장을 14번 치러 9승 3패 2무를 거두고 있다.○ 3루 번쩍, 2루 번쩍 ‘슈퍼 SS’ 캡틴 오지환이날 LG 타선은 두산 선발 곽빈에게 막혀 4회까지 안타를 하나도 뽑아내지 못했다. 반면 두산은 켈리를 상대로 4회까지 5안타를 뽑았지만 똑같이 1점도 올리지 못했다. 두산의 득점 기회의 길목마다 LG 주장 오지환이 막고 나섰기 때문이다. 오지환은 2회초 2사 주자 1, 2루 상황에서 두산의 9번 타자 2루 왼쪽으로 흐른 두산 조수행의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았다.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타가 내야안타로 둔갑한 것이다. 이어 2사 주자 만루 상황에서 켈리가 정수빈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켈리는 3회초에도 상대 선두타자 김재호를 1루수 송구 실책으로 내보낸 뒤 로하스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이후 두산 4번 타자 양의지가 켈리의 초구 커브를 3루 깊은 곳으로 잡아당겼고 공은 몸을 날린 LG 3루수 문보경을 빠져나갔다.하지만 3루수 문보경 바로 뒤에서 커버 플레이에 나선 유격수 오지환의 글러브까지는 빠져나가지는 못했다. 공을 잡은 오지환은 6-4-3 병살 플레이까지 매끄럽게 연결했고 두산의 공격은 양석환의 좌익수 플라이로 맥없이 끝났다.○ 최승민의 발과 박동원의 간절함이 만든 원점이날 ‘0’의 균형을 먼저 깬 건 두산이었다. 양석환은 6회초 2사 상황에서 켈리의 커브를 잡아당겨 좌익수 왼쪽으로 빠지는 2루타를 날렸다. 이날 나온 첫 장타였다. 그러자 팽팽했던 균형이 손쉽게 깨졌다. 최근 5경기 안타가 없던 김재환이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치며 1점을 뽑아냈다. 두산은 8회 초 바뀐 투수 유영찬을 상대로 연속안타와 희생 플라이로 추가점도 손쉽게 더했다.그러자 LG도 장타로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8회말 1사 상황에서 타석에 선 4번 타자 오스틴은 두산의 바뀐 투수 홍건희가 던진 빠른 공을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7m의 대형 솔로포였다. 이어 5번 타자 문보경이 우중간을 가르는 안타로 출루하자 대주자 최승민이 투입됐다. 최승민은 오지환의 우익수 앞 짧은 안타에 3루까지 내달렸다. 이어진 1사 주자 1, 3루 상황. 박동원은 바뀐 두산 투수 정철원 앞에 떨어지는 기습번트를 댔다. 정철원은 안전히 타구를 1루로 송구했지만 그사이 3루 주자 최승민이 홈까지 파고들었다. 1루수가 뒤늦게 홈으로 공을 던졌지만 최승민의 손이 빨랐다. 승부는 다시 2-2 원점이 됐다.두산은 정철원이 이날 8회 1사부터 연장 10회 1사까지 홀로 마운드를 지켰다. 하지만 오지환은 연장 10회에는 9구 풀카운트 승부 끝 우익수 앞 깔끔한 안타로 정철원을 강판시켰다. 두산 마운드는 사이드암 박치국이 이어받았지만 박동원에게 볼넷만 내준 뒤 다시 이영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영하는 문성주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 박해민의 이적 첫 끝내기10회말 2사 0볼 2스트라이크. 타석에 선 박해민은 이영하의 슬라이더를 밀어 쳐 좌중간으로 타구를 보냈다. 2루 주자 오지환이 홈을 밟기에는 충분했다. 박해민이 LG 유니폼을 입고 친 첫 끝내기였다. 승리 후 박해민은 “오늘은 연패를 끊는 게 우선이었다”며 “힘든 경기였지만 포기하지 않고 뒤집으면서 전환점이 될 것 같다”고 했다.이날 연신 몸을 날린 주장 오지환의 호수비에 대해 박해민은 “(오) 지환이도 (2, 3회) 주자가 2루에 있어 (타구가) 빠지면 바로 점수가 나니 쉽게 점수를 주고 싶지 않은 마음에 몸을 던졌다고 생각한다. 그런 모습을 지환이가 보여주면서 선수들도 오늘 경기를 절대 내주면 안 되겠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이어 “8회 초 쉽게 (두산에) 추가점을 내줬지만 8회말 곧바로 오슨틴이 홈런을 치면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8회 (박)동원이도 어떻게든 1점만 내면 승리할 수 있다는 생각에 번트를 댔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누구 하나 예외 없이 팀이 이기는 데 다 마음을 쏟아서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이날 곽빈은 112구를 던지며 6이닝 1실점으로 켈리(6이닝 2실점) 상대 판정승을 거뒀으나 팀의 역전패로 시즌 11승 달성을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이날 패배로 두산은 올 시즌 ‘한 지붕 두 가족’ LG에 상대 전적에서 2승9패 절대 열세를 이어갔다. 이날 경기 전까지 특정 팀 상대 상대 전적이 가장 밀리는 팀은 키움(SSG 상대 2승11패)이었다. 그러나 이날 두산이 LG 상대 3승에 실패하고 키움은 SSG에 연장 12회 끝 역전승을 따내면서 두산은 올 시즌 특정 팀 상대 승률이 가장 낮은 팀(LG 상대 승률 0.182)이 됐다.○ 키움 연장 12회 6점…3연패 탈출키움은 문학에서 SSG에 연장 12회에 6점을 뽑으면서 8-3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는 애초 SSG 김광현-키움 안우진의 신구 에이스 맞대결로 주목받았다. 선발 대결에서는 ‘차세대 에이스’ 안우진(6이닝 5피안타 1실점 3탈삼진)이 ‘원조 에이스’ 김광현(7이닝 6피안타 2실점 5탈삼진)에게 판정승을 거뒀으나 8회 SSG 최정의 솔로포(24호)로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키움은 연장 12회 볼넷 2개, 안타로 만든 만루 찬스에서 김휘집, 이형종의 2루타에 이은 송성문의 홈런으로 6점을 뽑으며 올 시즌 SSG 상대 3승(11패)에 성공했다.○ 순풍 탄 KT, 박병호까지 힘 보태며 4연승선두 LG를 무섭게 추격 중인 2위 KT는 투타 균형을 앞세워 삼성을 6-4로 꺾고 4연승을 달렸다. 삼성은 이날 선발등판 예정이었던 와이드너의 몸살감기로 같은 오른손 투수인 홍정우가 데뷔 첫 선발로 나섰다. KT 타선은 홍정우에게 1과 3분의 2이닝 동안 3점을 뽑아낸 뒤 조기 강판시킨 뒤 5회 알포드의 2점 홈런, 8회 박병호의 솔로포로 손쉽게 점수를 벌렸다. 8월 9일 이후 종아리 부상으로 교체 출전만 하다 이날 선발 라인업에 복귀한 박병호는 시즌 11호 홈런으로 선발 복귀를 자축했다. ○ NC-KIA 4, 5위 스몰뱅..페디 시즌 최다 실점 무너지며 KIA 5연승5위 KIA는 광주 안방에서 4위 NC에 13-3 승리를 거두고 NC를 1경기 차로 압박했다. 이날 NC는 리그를 대표하는 선발투수 페디가 나섰으나 3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페디의 시즌 최다 실점 경기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리그 유일의 1점대 평균자책점(1.97)을 기록 중이던 페디는 경기 후 평균자책점이 2.39로 올라가 키움 안우진과 평균자책점 공동 2위가 됐다. ○ 롯데, 이종운 감독 대행 첫 승… 7연패 탈출7연패에 빠지며 서튼 감독이 사퇴한 롯데는 이종운 감독 대행이 이끌고 치른 대전 방문경기에서 한화에 5-2 승리하며 연패를 끊었다. 2번 타자로 전진 배치된 이정훈이 3회 무사만루 상황에서 희생플라이로 첫 득점을 따낸 롯데는 2사 후 이어진 전준우의 3루타로 3-0으로 앞서나갔다. 후반기 교체선수로 합류해 호투를 이어오고 있는 윌커슨은 6이닝 2실점(무자책)으로 막고 시즌 3승을 거뒀다. ▽1일 프로야구 선발△잠실: 한화 페냐-LG 이정용 △사직: 두산 브랜든-롯데 반즈 △문학: KIA 양현종-SSG 엘리아스 △대구: NC 테너-삼성 최채흥 △고척: KT 고영표-키움 장재영임보미 기자 bom@donga.com}2023-09-01 06:00
‘페더러 연습생’ 거센 돌풍… 세계 7위도 격파‘페더러의 연습생’이던 테니스 유망주가 처음 출전한 US오픈 본선 무대에서 세계랭킹 7위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5·그리스)를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세계랭킹 128위 도미니크 슈트리커(21·스위스)는 31일 대회 남자 단식 2회전에서 치치파스를 3-2(7-5, 6-7, 6-7, 7-6, 6-3)로 꺾었다. 슈트리커가 세계 10위 안에 드는 선수를 물리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슈트리커는 4세트에 게임 스코어 3-5로 밀리면서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타이 브레이크 끝에 승부를 최종 5세트로 끌고 간 뒤 결국 메이저대회 3회전 진출권을 따냈다. 슈트리커가 메이저대회 3회전에 오른 것도 처음이다. 이번 대회 예선부터 시작해 3회전에 진출한 슈트리커는 이날 승리 후 “벅차서 말이 안 나온다. 톱 랭커를 상대로 긴 시간 수준 높은 경기를 했다는 데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나에 대한 기대가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엔 코트 밖에서도 좀 더 진지해지고 있다. 예전보다 프로 의식이 더 생겼다”며 “먹는 것에도 신경을 써서 쿠키나 초콜릿 같은 간식은 거의 먹지 않는다. 오늘처럼 긴 경기를 할 때 확실히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이날 경기는 4시간 4분 동안 이어졌다. 주니어 시절 슈트리커는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42·스위스·은퇴)와 함께 훈련하면서 실력을 키웠다. 페더러는 비시즌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훈련했는데 2019년부터 슈트리커를 두바이로 초청했다. 슈트리커는 당시 훈련 경험에 대해 “코트에 있는 모든 시간이 재미있고 특별했다”고 말했다. 슈트리커는 이듬해인 2020년에 곧바로 프랑스오픈 주니어 남자 단식과 복식 우승을 휩쓸면서 페더러와의 훈련 효과를 증명해 보였다. 2021년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에 데뷔한 슈트리커가 메이저대회 본선 무대를 처음 밟은 건 올해 프랑스오픈(5월)이었다. 슈트리커는 이 대회 1회전에서 탈락했지만 두 번째 메이저대회였던 윔블던(6월)에선 알렉세이 포피린(24·호주·41위)을 꺾고 2회전에 올랐다. 슈트리커는 이번 US오픈 1회전에서 다시 만난 포피린에게 3-1로 이겼다. 슈트리커의 3회전 상대는 뱅자맹 봉지(27·프랑스·108위)다. 치치파스는 매치 포인트까지 2점만 남겼던 이날 경기를 놓치면서 다시 한번 US오픈 징크스에 시달렸다. 2021년 프랑스오픈과 올해 호주오픈 준우승자인 치치파스는 US오픈에선 16강에 오른 적이 한 번도 없다. 세계 5위 카스페르 루드(25·노르웨이)도 이날 장즈전(27·중국·67위)에게 2-3(4-6, 7-5, 2-6, 6-0, 2-6)으로 져 짐을 쌌다. 홀게르 루네(20·덴마크·4위)가 이번 대회 1회전에서 탈락한 것을 포함해 세계랭킹 7위 이내 선수 중 3명이 일찌감치 대회를 접었다. 세계랭킹 20위까지 범위를 넓히면 7명이 탈락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2023-09-01 03:00
앤디 머리, 메이저 통산 200승 달성…역대 9번째 기록앤디 머리(36·영국·세계랭킹 37위)가 메이저대회 개인 통산 200승을 달성했다.머리는 30일 열린 2023 US오픈 테니스대회 1회전에서 코렌틴 무테(24·프랑스·72위)를 3-0(6-2, 7-5, 6-3)으로 꺾었다. 올해 윔블던 1회전 승리로 그랜드슬램에서 199승(54패)을 거두고 있던 머리는 이 승리로 200승을 채웠다. 남자 테니스에서 이런 기록을 남긴 선수는 9명뿐이다.US오픈 전까지 머리의 몸 상태는 우려스러웠다. 머리는 11일 야닉 시너(22·이탈리아·6위)와의 캐나다오픈 3회전 3회전(16강)을 앞두고 복근 파열로 기권했고 이후 신시내티오픈에도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머리는 공격적인 네트플레이를 이어가며 부상 여파가 드러나지 않는 플레이를 했다.이날 통산 200승을 달성한 뒤 머리는 “쉬운 여정은 아니었다. 캐나다오픈에서는 중도 기권하고 신시내티오픈은 참가하지 못해 (US오픈) 준비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제대로 서브를 넣기까지 좀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이제껏 메이저 대회에서 가장 많은 승리를 거둔 남자 선수는 지난해 은퇴한 로저 페더러(42·스위스)로 통산 369승을 거뒀다. 이어 노바크 조코비치(36·세르비아·2위)가 355승, 라파엘 나달(37·스페인·139위)아 314승으로 뒤따르고 있다. 남자 테니스에서 300승 클럽에 가입한 선수는 페더러-조코비치-나달 ‘빅3’뿐이다.〈남자테니스 통산 승리〉선수승로저 페더러369노바크 조코비치354라파엘 나달314지미 코너스233안드레 애거시224이반 렌들222로이 에머슨210(아마추어 시대)피트 샘프러스203앤디 머리2002019년 1월 고관절 수술을 받은 이후 현재 가장 높은 세계랭킹을 기록 중인 머리는 9월 1일 그리고르 디미트로프(32·불가리아·19위)를 상대로 통산 201승에 도전한다. 앞으로 3승을 더 거두면 머리는 메이저 통산 승에서 피트 샘프러스(203승)를 제칠 수 있다. 다만 머리는 2017 윔블던 준결승 탈락을 끝으로 이후 메이저대회에서 4회전(16강) 이상 오른 적이 없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2023-08-30 12:50
천식-ADHD 딛고… 美 라일스 8년만에 3관왕노아 라일스(26·미국)가 우사인 볼트(37·자메이카) 이후 8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 100m, 200m, 400m 계주를 모두 제패했다. 라일스는 27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남자 400m 계주에 미국의 마지막 주자로 나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지났다. 37초38을 기록한 미국은 2021년 도쿄 올림픽 우승 팀 이탈리아(37초62)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미국이 세계선수권 남자 400m 계주 정상을 차지한 건 통산 9번째이자 2019년 카타르 도하 대회 이후 4년 만이다. 볼트의 나라 자메이카(37초76)가 3위를 했다. 이날 라일스는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바통을 쥐지 않은 오른손으로 손가락 3개를 펴 보이며 자신의 3관왕 등극을 자축했다. 세계선수권에서 3관왕이 나온 건 2015년 중국 베이징 대회 볼트 이후 8년 만이다. 볼트는 2009년 독일 베를린, 2013년 러시아 모스크바, 2015년 베이징까지 3차례나 100m, 200m, 400m 계주를 석권했다. 라일스는 21일 100m에서 9초83의 기록으로 ‘깜짝 1위’를 했다. 자신의 세계선수권 100m 첫 금메달이었다. 라일스는 3명을 뽑는 100m 미국 대표 선발전에서 10초00을 기록하며 3위로 간신히 출전권을 얻었다. 그의 이번 대회 100m 우승을 예상한 이가 많지 않았던 이유다. 라일스는 26일 자신의 주종목인 200m에선 19초52에 피니시 라인을 통과하면서 이 종목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200m 3연패 역시 볼트 이후 8년 만이었다. 볼트는 이 종목을 4연패(2009, 2011, 2013, 2015년)했다. 라일스는 어린 시절 힘든 성장기를 겪어 이번 대회 그의 3관왕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유년 시절 천식을 앓았고 고교 땐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와 난독증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 3년 전엔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다고 스스로 알리기도 했다. 이제 라일스는 넷플릭스가 내년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준비 중인 다큐멘터리를 위해 가장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아먼드 듀플랜티스(24·스웨덴·사진)는 남자 장대높이뛰기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듀플랜티스는 자신이 갖고 있는 세계기록(6m22)에 많이 못 미치는 6m10을 넘고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승을 확정한 뒤 바 높이를 6m23으로 올려 세계기록 경신에 도전했지만 3번 모두 실패했다. 6m를 넘은 어니스트 존 오비에나(28·필리핀)가 은메달을 차지했다. 오비에나는 지난해 동메달을 따 아시아 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 장대높이뛰기 메달리스트가 됐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2023-08-28 03:00
“그냥 즐겼다”… ‘셔틀콕 천재’ 안세영, 42분만에 압도적 우승‘셔틀콕 천재’ 안세영(21·삼성생명)이 한국 배드민턴 역사에 또 하나의 새 기록을 남겼다.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은 27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2023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카롤리나 마린(30·스페인·6위)을 2-0(21-12, 21-1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배드민턴이 세계선수권대회 단식 정상에 오른 건 이 대회가 창설된 1977년 이후 처음이다. 세계선수권 여자 단식 결승에 오른 것도 1993년 준우승을 한 방수현(51) 이후 30년 만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 전까지 세계선수권 복식(남녀 복식과 혼합 복식)에선 모두 10차례 정상을 밟았지만 단식에선 남녀를 통틀어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남자 단식 역시 1995년 박성우의 준우승이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안세영은 이날 마린에게 단 한 차례의 리드도 허용하지 않고 42분 만에 승부를 끝냈다. 2세트에선 10-10으로 맞선 상황에서 한 점도 내주지 않고 내리 11점을 뽑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마린은 세계선수권에서도 3차례(2014, 2015, 2018년)나 우승한 베테랑 선수다. 마린은 아시아 외 국가 선수로 올림픽 여자 단식에서 우승한 최초의 선수다. 마린과의 맞대결에서 5연승을 달린 안세영은 상대 전적에서도 6승 4패로 앞섰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하는 챔피언 세리머니를 한 안세영은 “그냥 즐기니까 다 잘 되는 것 같다. 정말 잘 즐겼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우승 소감을 말했다. 한국 배드민턴 역사에 새 기록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 안세영은 중학교 3학년이던 2017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실업팀 언니들을 제치고 태극마크를 달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고교 1학년이던 2018년 출전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첫 판 탈락의 쓴맛을 보기도 했지만 이듬해인 2019년 한국 선수 최초로 BWF 신인상을 받았다.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여자 단식 세계 랭킹 1위에 이름을 올린 선수도 안세영이다. 안세영은 지난달 세계 1위이던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2위로 밀어냈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올해 출전한 12개 대회 중 11차례 결승 무대를 밟아 8번 정상을 차지하면서 ‘무적’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우승하지 못한 나머지 4개 대회에선 준우승 3번, 3위 1번을 했다. 올해 3월 안세영은 세계 최고 권위 대회로 꼽히는 전영오픈에서도 1위를 했는데 1996년 방수현 이후 27년 만의 우승이었다. 이날 앞서 열린 혼합 복식에서는 서승재(26·삼성생명)-채유정(28·인천국제공항) 조가 중국의 정쓰웨이-황야충 조를 2-1(21-17, 10-21, 21-18)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서승재-채유정 조는 이날 경기 전까지 정쓰웨이-황야충 조에 9전 전패를 당했는데 10번째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이 세계선수권 혼합 복식 정상에 오른 건 2003년 김동문(48)-라경민(47) 조 이후 20년 만이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2023-08-28 03:00
쑥쑥 크는 김유성, 데뷔전서 트리플악셀피겨스케이팅 김유성(14·평촌중)이 메이저 국제대회 데뷔전에서 트리플악셀을 성공시키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유성은 25일 태국 방콕에서 끝난 2023∼2024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 여자 싱글 경기에서 쇼트프로그램(63.04점)과 프리스케이팅(126.88점) 모두 개인 최고점을 새로 쓰며 총점 189.92점으로 2위를 했다. 금메달은 총점 190.65점을 기록한 나카이 아미(15·일본)가 차지했다. 한희수(15·선일여중)는 총점 173.99점으로 동메달을 땄다. 김유성은 이번 대회에서 전진 점프 후 공중 세 바퀴 반을 도는 트리플악셀을 성공시키며 인상적인 경기를 했다. 한국 여자 싱글 선수가 국제대회에서 트리플악셀에 성공한 건 유영(19), 김유재(14)에 이어 김유성이 세 번째다. 김유재는 김유성의 쌍둥이 언니로 역시 주니어 그랑프리 데뷔전이었던 작년 1차 대회에서 트리플악셀을 성공시키며 동메달을 땄다. 김유성은 이번 대회 후 “트리플악셀을 성공하고 은메달을 딸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또 “(쌍둥이 언니) 유재보다는 조금 더 잘한 것 같다”며 웃기도 했다. 김지니(16)-이나무(16·이상 경기도빙상연맹) 조는 26일 아이스댄스에서 총점 139.32점으로 3위를 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2023-08-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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