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꼭 숨어라? 보이지 않는 손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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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7일 07시 00분


삼성 김인 사장. 스포츠동아DB
삼성 김인 사장. 스포츠동아DB
고위층 “야구단 8개면 충분” 소문…사장은 침묵
겉으로 “잘해보자” 뒤에선 “글쎄”…입장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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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구단 창단이 유보됐던 19일, 서울 도곡동 한국야구위원회(KBO) 건물 주차장. 사실상 10구단 창단을 막아버린 롯데, 삼성, 한화 구단의 사장들이 ‘그렇게 정답게 헤어질 수 없었다’는 목격담이 들린다. “야구발전을 위한 고뇌에 찬 결정”을 내린 직후였던 삼성 김인 사장의 엄숙함은 폐쇄된 주차장에서 어디로 간 것일까.

#10구단 창단에 관여했던 야구인 A는 이렇게 개탄했다. “야구판이 삼성 뜻대로 가도 되는 건가?” 또 다른 감독 B는 “나는 처음부터 안 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어떻게 이사회가 열리기도 전에 결과를 알 수 있는가. ‘몸통’의 의중만 헤아리고 있으면 되는 사정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알기 때문 아니겠는가.

10구단이 답보 상태에 빠지자 KBO는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 롯데도 미운털이 박혔다. 그러나 10구단 논의가 스톱된 원인을 KBO의 ‘불통’, 롯데의 ‘마이 웨이’ 탓으로만 보는 것이 타당할까. 롯데 장병수 사장의 “이사회에서 내 말 듣는 데 있나?”라는 토로 그대로다.

야구계에선 삼성 그룹 최고위층의 ‘야구단은 8개면 충분하지 않나?’라는 한마디로 삼성 구단의 입장이 정해졌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아니라면 삼성도 억울할 일이다. 그러나 삼성 김인 사장의 공개적 목소리는 어디서도 들을 길이 없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올스타전 보이콧 철회 조건을 확실히 밝혔다. ‘10구단에 반대를 하더라도 납득하게끔 명확하게 입장을 밝히라’는 주문이다. 그러나 26일 사장단 골프 회동에서도 삼성의 태도는 원론적이었다. 이제 김인 사장이 맨 앞에 서서 분명하게 얘기할 차례다. ‘10구단에 반대하는가? 왜 반대하는가?’ 더 이상 단장이나 홍보팀 뒤에 숨어서 넘길 일이 아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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