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부활은 둘째아들 은엽의 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20일 17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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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35·오릭스)이 미소를 되찾았다. 거포 본능이 살아나고 있다. 최근 8경기에서 홈런을 4개나 쳤다. 19일 현재 일본 프로야구 퍼시픽리그 홈런 공동 8위(12개). 동료 발디리스(16개), T-오카다(13개)에 이어 팀 내 홈런 3위에 오르며 아시아 홈런왕의 자존심을 살리고 있다.

그의 아버지 이춘광 씨는 "승엽이가 4월까지 힘들어했는데 최근 들어 여유를 찾았다"고 했다. 이승엽은 3월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시즌 시작부터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이삿짐 컨테이너조차 풀지 못했고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출산을 앞둔 부인 이송정 씨를 한국으로 보내면서 기러기 아빠로 살았다.

이 씨는 아들에게 "불안한 일본보다 국내로 돌아오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승엽은 "내년까지 오릭스에서 뛰기로 계약돼 있다. 함부로 그만둘 순 없다"고 했다. 일본에서 명예 회복을 한 뒤 돌아오겠다는 의지를 보인 거였다.

이승엽이 안정을 찾은 건 5월 16일 둘째 아들 은엽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은엽(殷燁)은 '나라를 빛내라'는 의미로 이승엽 이송정 부부가 직접 지었다. 이춘광 씨는 "승엽이는 '은근히 딸을 원했는데 또 아들이다. 셋째는 딸을 얻고 싶다'며 웃었다"고 전했다.

이승엽은 6월 일본에서 가족과 다시 만난 뒤 "두 아들에게 아빠가 멋지게 야구를 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오릭스는 퍼시픽리그 3위다. 4위 라쿠텐에 승차 4경기 차로 앞서 있어 리그 3위까지 주어지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하다. 이 씨는 "평소 무뚝뚝하던 아들이 '포스트시즌에 오르면 일본에 오시라'고 했다"며 "이제야 승엽이가 자신감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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