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인터뷰] LG 이병규 “박용택과 사돈? 애들만 좋다면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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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8일 07시 00분


팬들이 부르는 ‘라뱅’ 별명 어떻게 생각해요?
부정적인 이미지였지만 친근감 느낀다면 만족

같은 팀이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선수는?
주키치! 타점 높고 변화 많아 치기 어려운 투수

은퇴후 해설위원과 코치 동시제의 받는다면?
단연 코치! 후배들 뛰는 모습 보면 행복할 것

남은 선수생활 동안 꼭 이루고싶은 목표는?
개인통산 2000안타·시즌 200안타 욕심나요

LG가 오랜 암흑기를 보내고 있을 때 홀로 고군분투하던 이병규는 밝은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일본에서 돌아온지 2년째인
 올해 이병규는 그라운드에서 누구보다 활짝 웃으며 동료들에게 힘을 불어 넣는 따뜻한 베테랑이 됐다. 이병규가 트위터 인터뷰에 
참여한 팬들에게 선물할 친필 사인볼을 들고 또 한번 활짝 웃고 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LG가 오랜 암흑기를 보내고 있을 때 홀로 고군분투하던 이병규는 밝은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일본에서 돌아온지 2년째인 올해 이병규는 그라운드에서 누구보다 활짝 웃으며 동료들에게 힘을 불어 넣는 따뜻한 베테랑이 됐다. 이병규가 트위터 인터뷰에 참여한 팬들에게 선물할 친필 사인볼을 들고 또 한번 활짝 웃고 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적토마’ 이병규(37)가 올 시즌 맹활약을 펼치며 LG 타선을 이끌고 있다. 7일까지 타율 0.342(322타수 110안타), 15홈런, 57타점으로 제2의 전성기를 열어가고 있다. LG팬들과 선수들에게 정신적 지주이자 구심점이 되고 있는 이병규는 트위터 인터뷰에서 특유의 거침없는 언변으로 재미있는 답변을 이어갔다.

이병규가 직접 뽑은 친필 사인볼의 당첨자는 @him_sseny, @twinsDaniel, @cjs2510이다. 다음 트위터 인터뷰의 주인공은 미래의 KIA 타선의 중심타자로 주목받고 있는 나지완(26)이다.

-지금까지 선수생활을 하면서 가장 영광스러웠던 순간과 가장 속상했던 순간, 그리고 가장 부끄러웠던 순간을 알려주세요.(@lacettimax)

“가장 영광스러웠던 순간은 LG에 입단했을 때였습니다. 그리고 98년 방콕아시안게임 때 금메달을 따서 계속 야구를 할 수 있게 된 것도 잊을 수가 없네요. 가장 속상했을 때는 2003년에 무릎을 수술하면서 야구를 못했을 때였고, 가장 부끄러운 순간은 팀이 지고 제가 못했을 때입니다.”

-팬들이 ‘라뱅’이라고 부르는데 이병규 선수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lwh1227) 많은 팬들이 이병규 선수의 이름을 차마 부르지 못하고 ‘그분’이라고 부르는데 알고 계신지.(@Y2_at_ilsan)

“라뱅이라는 별명은 부정적 이미지에서 시작한 거라 별로 좋아하지는 않아요. 그런데 팬들은 적토마보다 라뱅에 친근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팬들이 불러주는 거라면 어쩔 수 없죠. 그분도 저한테는 과분하죠. 개인적으로는 그냥 적토마가 좋아요.”

-올스타전에서 받은 차를 타고 첫 번째로 간 곳은 어디인가요? 공짜로 받은 차는 어떤 느낌인가요? 책상에 이병규 선수 볼 놓으면 공부 잘될 거 같아요! 고시 합격해서 문체부 장관이 되면 돔구장 추진해 볼 터이니 꼭 뽑아주세요.ㅋㅋ(@him_sseny)

“이분 절박하시네. 하하하. 사인볼 하나 드려야겠네요. 아직 차 안받았어요. 공장이 휴가라 쉰대요. 사인볼 드릴 테니 꼭 문체부 장관 되세요. 솔직히 꼭 돔구장은 필요 없고 제대로 된 야구장이나 좀 지어주세요.”

-이병규 선수에게 LG란? 또 LG팬이란?(@twinsDaniel)


“제가 이 자리에 서 있기까지 만들어주고, 저에게 모든 걸 준 게 LG인 것 같아요. 제 인생의 절반을 여기서 살고 있는 것 같네요. 팬들은 또 하나의 가족. 너무 고마워 말로 표현할 수가 없네요. 입바른 소리가 아니라 진짜로.”

-“엘∼지의 이병규!” 요거 듣고 부를 때마다 정말 멋지다 생각하고, 등장음악인 ‘Queen-I was born to love you’도 이병규 선수와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 본인의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TwoDH)

“짜릿짜릿해요. 머리가 쭈뼛쭈뼛 서고. 제가 선택한 노래인데 의미도 좋은 것 같아요. 팬들이 ‘엘∼지의 이병규’라고 외치면 타석에 들어갈 때 굉장히 신이 나죠. 그리고 꼭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감사해요.”

-아들 승언 군, 승민 군이 야구선수가 되고 싶다고 하면 허락하실 건가요? 만약 그렇다면 아버지로서, 야구선수로서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으세요?(@ggggbabebabe)

“전 애들이 하고 싶은 건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싶어요. 자기 인생이니까. 야구를 하더라도 애들 학교 다닐 때는 조언이 필요 없어요. 즐기는 게 중요하니까. 즐기지 못하면 뭐든지 할 수 없잖아요.”

-박현준 선수가 자기도 적토마 같은 별명을 원한다던데 큰형님 이병규 선수가 별명 하나 추천해주시죠.(@yagu_man)

“얘는 뛰어다니지도 않는데 무슨…. 하하하. 선수가 별명 지어주는 것보다 팬들이 지어주는 게 좋겠죠? 그리고 ‘개장수’ 이런 건 듣는 선수는 기분 나쁜 별명이잖아요. 좋은 별명 하나 지어주세요.”

-제 친구가 꽃중년이라고 극찬을 하던데 본인이 팀에서 외모순위 몇 번째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네요.(@budae3231)

“참∼. 웃긴 질문이네요. 하하하. 요즘 어린애들 잘 생긴 선수 많잖아요. 그냥 웃고 넘길게요.”

-일본시리즈 우승도 해보고 또한 주축으로 활약을 하셨는데 그때의 소감과 은퇴하시기 전에 LG에서 우승 하실 수 있을 것 같은지요?(@GkMcangel)

“주니치에서 우승할 때 기분은 좋았는데 한쪽 구석이 허전하더라고요. 맥주 파티를 할 때였는데 갑자기 ‘LG에서, LG 선수들과 이런 걸 해봐야 하는데. 그럼 더 행복하고 기쁠 것 같은데’라는 생각 때문에. 우승해야죠. 은퇴하기 전에 꼭.”

-다시 태어난다면 어떤 일을 하고 싶으신가요? 야구선수 빼고요.(@rkdtpfl)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다른 운동을 선택해볼 것 같아요. 저는 책상에 앉아있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아요. 움직여야 돼요. 축구나 농구를 해보고 싶어요. 축구를 한다면 호나우두 같은 선수가 되고 싶네요. 하하.”

-임찬규 선수가 이병규 선수를 보면서 야구선수의 꿈을 키웠다고 했는데요. 그럼 이병규 선수는 어떤 선수를 보면서 야구의 꿈을 키웠는지 궁금합니다.(@iiinny)

“찬규가 나를 보고 꿈을 키우고 잘 하고 있다니 너무 좋네요. 저는 어릴 때 누구를 동경하면서 야구를 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프로에 들어와서는 이치로와 켄 그리피 주니어를 보면서 ‘저런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11 올스타전 홈런레이스에 참가한 이병규에게 박용택의 딸 솔비양(왼쪽)과 이병규의 아들 승언군이 수건과 물을 갖다주는 모습. 스포츠동아 DB
2011 올스타전 홈런레이스에 참가한 이병규에게 박용택의 딸 솔비양(왼쪽)과 이병규의 아들 승언군이 수건과 물을 갖다주는 모습. 스포츠동아 DB

-올스타전 홈런 레이스 중 아들 승언이가 박용택 선수 딸인 솔비와 손 붙잡고 물을 건네주었는데요. 박용택 선수와 사돈지간이 된다면?(@cjs2510)

“우리가 사돈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물론 정약도 있지만. 하하하. 사돈 되면 좋죠. 나쁠 건 없잖아요. 자기들이 좋다면 결혼을 시키겠지만…. 벌써 20년 후를 생각하시네요. 하하하.”

-이대호만큼의 체격이었다면 홈런왕 자신 있습니까?(@lancers315)

“이대호 같은 체격이면 홈런왕 말고 할 게 없잖아요. 홈런왕에 도전해야죠. 도루왕을 노릴 수도 없고. 하하하.”

-집까지 카풀까지 해줬던 후배 박병호 선수가 넥센으로 트레이드되었습니다. 많이 아끼던 후배이던 만큼 따로 조언이나 격려를 해주셨는지 궁금합니다.(@gnhahaha)

“전화가 왔더라고요. 잘된 일일 수도 있고, 잘못된 일일 수도 있는데 많은 경기를 뛸 수 있다면 잘된 일이 될 것이다. 열심히 해라. 그런 말 했어요.”

-이 선수랑 같은 팀이었으면 좋겠다(공이 너무 좋아서 치기 힘든 선수), 이 선수랑 같은 팀이어서 다행이다(LG에서 공을 치기 힘든 선수) 하는 선수가 있다면?(@bbobbokoo)

“저는 우리 팀 선수들을 사랑합니다. 우리 팀 투수 중에서는 주키치랑 같이 있다는 게 다행이죠. 타점도 높고, 공에 변화가 심해서 치기 힘들 것 같아요.”

-은퇴한 트윈스 선수 중 ‘이 선수랑 다시 한 번 뛰어보고 싶다’ 하는 선수와 그 이유는? 그리고 트윈스에 있으면서 제일 친했던 선수는?(@WoojunKyleChoi)

“김용수 선배님. 몸관리부터 배울 점이 너무 많았어요. 제일 친했던 선수는 손혁.”

-요즘처럼 날씨 오락가락하고 더운 날씨 체력관리는 어떻게 하시는지? 즐겨 드시는 보양식이 뭔가요?(@yujin143)

“특별히 먹는 보양식은 없고 집에서 해주는 밥이 제일 좋아요. 청국장, 된장찌개, 김치찌개 등 한식을 좋아해요.”

-인터뷰하는 모습을 보면 말을 참 조리 있게 잘하는 거 같아요. 나중에 은퇴하면 야구 해설위원 하실 생각이 있으신지? 그리고 LG에서 코치 제의도 동시에 들어온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요?(@TWKim1216)

“시켜줘야 하는 거죠. 해설과 코치 제의가 동시에 들어오면 코치를 해야죠. 후배들을 가르친다기보다는 후배들이 열심히 뛰는 모습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앞으로 남은 선수생활 동안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Chichi_53)

“한국프로야구 개인통산 2000안타, 그리고 시즌 200안타. 은퇴하기 전에 꼭 달성하고 싶은 기록입니다.”

LG 이병규?

▲생년월일=1974년 10월 25일
▲출신교=청구초∼서대문중∼장충고∼단국대
▲키·몸무게=185cm·85kg(좌투좌타)
▲프로 입단=1997 신인 드래프트 LG 1차 지명
▲2010년 성적=117경기 404타수 117안타(타율 0.290) 9홈런 64타점 49득점
▲2011년 연봉=4억원

팬들이 묻고 선수들이 답하는 ‘트위터 인터뷰’ 다음차례는 KIA의 신 해결사 나지완 입니다.

정리 | 이재국 기자 (트위터 @keystonelee)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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