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일본프로야구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로 이름을 날렸던 전 뉴욕 양키스 투수 이라부 히데키(42)가 사망했다. AP통신과 일본 언론은 이라부가 2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란초 팔로스 베르데스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29일 보도했다.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자살로 보인다고 경찰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웃들은 이라부가 부인과 갈라선 뒤 실의에 빠진 듯 보였다고 말했다.
1987년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일본 롯데에 입단한 이라부는 특유의 강속구로 이름을 떨쳤다. 1993년 5월 3일 세이부와의 경기에서 당시로선 가장 빠른 시속 158km의 공을 스피드건에 찍어 화제를 모았다.
1996년 시즌 후 롯데는 미국 프로야구 샌디에이고에 교섭권을 넘겼으나 이라부는 "(뉴욕 양키스의)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의 무게는 야구를 경험한 사람만 알 수 있다"며 양키스 행을 고집해 뜻을 이뤘다. 1998년에는 13승(9패)을 거두며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했고 1999년에도 11승을 올렸다. 이후 몬트리올(2000년)에서 2년간 뛰었고 2002년에는 텍사스 불펜투수로 메이저리그에서 마지막 선수생활을 보냈다. 통산 34승 35패 16세이브에 평균자책 5.15. 이라부는 다시 일본에 돌아와 2003~2004년 한신에서 뛴 뒤 2005년 무릎 부상으로 은퇴했다. 일본 통산 성적은 72승 69패 11세이브에 평균자책 3.55.
이라부는 은퇴 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우동가게를 경영하기도 했지만 야구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2009년 6월 미국 독립리그로 복귀했다. 같은 해 8월에는 2경기 만에 팀을 떠나긴 했지만 일본 독립리그 시코쿠-규슈 아일랜드 리그의 고치와 입단 계약을 하기도 했다. 올해는 동일본 대지진 기금 모금을 위해 9월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릴 예정인 한일 교포 사회인야구의 일본 올스타팀 선발투수를 자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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