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석 기자의 현장출동] “아! 호남더비”…염동균의 눈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3월 7일 07시 00분


전남 골키퍼 이운재 영입에
팀 떠나 전북행
친정과 첫 맞대결 0-1 져
이기고 싶었던 경기…아쉽다

전북 현대와 전남 드래곤즈의 ‘호남 더비’가 열린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 이보다 한 시간 앞서 열린 K리그 최고의 라이벌 서울-수원전보다 경기장의 열기는 뜨겁지 않았지만 양 팀 벤치와 선수간의 대결은 흥미진진했다.

라이벌전 카드 중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바로 골키퍼 맞대결이었다.

겨울이적시장에서 전남이 이운재를 영입하면서 염동균은 전북으로 이적했다. 전남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염동균은 사실상 이운재 때문에 팀을 떠나야 했다.

전남은 염동균을 보내면서 전북에 “우리와의 경기에서는 염동균을 기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조건을 넣는 등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전남 정해성 감독이 “조건 없이 보내주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해 이는 없었던 것으로 됐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정해성 감독이 결정을 해줘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라이벌전이기는 하지만 전력상 전북이 전남을 압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전남도 만만치 않았다. 멤버들의 이름만 보면 한참 뒤지는 전남은 경기 초반 맞불을 놓으며 일진일퇴의 경기를 했다. 저돌적인 정해성 감독 특유의 축구 색깔이 그대로 묻어 나왔다.

원정팀 전남이 전반 22분 선제골을 빼낸 뒤에는 경기장 분위기도 후끈 달아올랐다. 전북이 총공세에 나서면서 팬들의 응원 열기도 뜨거워졌다. 전북은 이동국, 루이스, 에닝요, 로브렉 등 최강의 공격조합을 모두 투입해 총력전에 나섰다. 후반전은 경기장 반쪽만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전북이 경기를 압도했지만 끝내 동점골은 터지지 않았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양 팀 벤치는 명암이 엇갈렸다.

전남은 무승부도 힘겨울 줄 알았던 경기를 승리한 탓인지 모두가 환호성을 질렀다. 반면 전북에는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특히 전북 골키퍼 염동균의 표정은 어두웠다. 염동균은 “전남을 미워하거나 그런 것은 없지만 꼭 이기고 싶은 경기였는데 팀이 패해서 실망감이 크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염동균과의 대결에서 승리한 이운재는 표정이 밝았다.

그는 “라이벌전은 전력으로만 승부가 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어린 수비 선수들이 한발 더 뛰고 정신적으로 잘 무장해줘 힘든 경기를 실점 없이 치른 것 같다”고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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