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아경기]축구-아! 5초…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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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UAE에 연장 혈투끝 0-1… 亞대회 준결서만 5번 쓴잔

120분 연장 혈투에서 경기 종료 5초를 남기고 결승골을 내준 태극 전사들은 종료 휘슬 소리에 그대로 그라운드에서 쓰러져 한참 동안 일어날 줄 몰랐다. 한국 축구의 간판 박주영(모나코)을 앞세워 24년 만의 아시아경기 우승에 나섰던 ‘홍명보호’가 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아시아경기 4강 징크스는 이번에도 깨지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3일 광저우 톈허 경기장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와의 준결승에서 연장 후반 추가시간에 알라브리 아흐메드 알리에게 통한의 골을 내줘 0-1로 졌다. 한국은 이에 앞서 일본에 1-2로 진 이란과 25일 오후 4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동메달을 놓고 대회 마지막 경기를 벌이게 됐다.

한국은 올해 남아공 월드컵에서 7회 연속 본선에 오르며 아시아 축구 최강의 위치를 지켰으나 이상하게 아시아경기에선 힘을 쓰지 못했다. 1986년 서울 대회 우승 이후 한 번도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이번을 포함해 준결승에만 5번 나가 모두 졌다. 그중 네 번은 상대 팀이 중동 국가였다. 내내 주도권을 잡고도 역습으로 진 패턴도 비슷하다.

한국은 3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며 팀을 준결승까지 이끈 박주영을 원 톱에 세운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고 경기 초반부터 아랍에미리트의 골문을 위협했다. 하지만 전반 16분 조영철(니가타), 이어 김보경(오이타)의 전반 32분 중거리 슛, 박주영과 홍정호(제주)의 연속 헤딩슛 등이 계속 골을 외면하자 점점 4년 전 도하 때의 악몽이 되살아났다. 당시 이라크를 상대로 내내 주도권을 잡고도 골을 넣지 못하다 역습 한 방에 무너졌기 때문. 당시 박주영도 뛰었다.

그래서 이날도 선제골이 절실했는데 골은 전후반 90분을 넘겨 연장 30분이 다 가도록 터지지 않았다. 그동안 한국은 24개의 슛을 날렸고 11개가 골문 안쪽으로 향했지만 상대 골키퍼 후사니 알리 카세이프의 신들린 선방과 절반 가까운 슛이 골키퍼 정면으로 가는 불운이 이어졌다.

10여 차례 기회를 무산시킨 대가는 경기 종료 막판 찾아왔다. 홍 감독이 승부차기를 염두에 두고 주전 골키퍼 김승규(울산)를 이범영(부산)으로 교체한 직후인 연장 후반 추가시간. 아랍에미리트가 마지막 공격 기회를 잡았고 알 아무디 오마르 압둘라흐만이 페널티 지역 중앙에서 오른쪽으로 패스해 공간을 열어 준 상황에서 아흐메드 알리가 오른발 슛으로 한국의 골문을 열었다.

박주영은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마지막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 보내준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광저우=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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