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부상 괜찮아 난 할 수 있어” 임수정 긍정의 힘 ‘금빛 발차기’

  • 스포츠동아
  • 입력 2009년 10월 20일 07시 00분


2009세계태권도선수권…여자 -62kg급 10-8 역전 우승

임수정.스포츠동아DB
임수정.스포츠동아DB
현지시각으로 새벽 5시. 금메달의 단꿈에 빠져 있을 법도 했지만, 임수정(23·수원시청)은 밤새 뒤척였다. 만신창이가 된 온 몸. 임수정은 “경기를 할 때는 몰랐는데 삭신이 쑤셔서 일찍 깼다”고 했다.

19일(한국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2009세계태권도선수권 여자 라이트급(-62kg). 4강에도 오르기 전에 임수정의 발목은 다쳐서 부어있었다. 허벅지 통증까지. 설상가상 결승에서 만난 장훠(중국)에게 경기초반 0-4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그럼에도 임수정은 “이상하게도 마음이 편했다”고 했다. ‘괜찮아, 난 할 수 있어’라는 다짐. 대 추격전을 펼친 임수정은 7-8로 뒤진 3라운드에서 오른발차기로 장훠의 얼굴을 강타해 10-8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아시안게임(2002년 부산)과 올림픽(2008년 베이징)에 이어 세계선수권까지 제패하는 순간. 한국태권도 사상 그랜드슬램은 문대성(33·IOC선수위원), 황경선(23·고양시청)에 이어 3번째다.

임수정의 우승은 역발상의 결과다. 2007하계유니버시아드 결승. 자국선수를 응원하는 태국관중들의 ‘타일랜드’ 응원소리가 임수정에게는 ‘대한민국’으로 들렸다. 2009세계선수권에서 임수정의 경기는 대회 마지막 날. 앞선 선수들의 결과가 좋으면 좋은 대로, 좋지 않으면 좋지 않은 대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일정이었다. 아버지 임경환(54) 씨는 “며칠 전 통화를 했는데 (임)수정이가 ‘아빠, 2007년 올림픽예선(영국 맨체스터)에서도 마지막 날이었는데 1위했잖아’라며 도리어 나를 안심 시키더라”며 웃었다. 임수정은 “전자호구에 대해 말들이 많지만 그것 역시 생각하기 나름”이라며 특유의 긍정적 사고를 드러냈다.

한편, 남자 라이트급(-71kg) 김준태(23·성남시청)도 금메달을 추가했다. 한국은 남자부에서 금메달 3개로 19회 연속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여자부(금메달 2개)는 중국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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