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두산 내일 한국시리즈 1차전… 기동력 싸움 예상

  • 입력 2008년 10월 25일 03시 01분


SK와 두산이 다시 만났다. ‘야구의 신’ 김성근 감독과 ‘올림픽 명장’ 김경문 감독의 2년 연속 ‘지하철 시리즈’다. 상황은 1년 전과 꼭 닮았다. 정규 시즌 1위 SK는 느긋하게 한국시리즈를 기다려 왔다. 2위 두산은 힘겹게 플레이오프를 통과했다. 지난해 준우승에 그친 두산으로서는 ‘리벤지(복수) 시리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2년 연속 같은 팀이 맞붙은 경우는 1986, 87년의 해태-삼성과 1988, 89년의 해태-빙그레가 있었다.

○ 김성근 감독 ‘데이터가 있는데’

숫자로 나타난 전력은 누가 봐도 SK가 앞선다. 정규 시즌에서 SK는 두산을 13경기 차로 제쳤다. 지난해는 4.5경기 차였다. 상대 전적에서도 10승 8패로 앞섰고 팀 타율(0.282)과 평균 자책(3.22)은 리그 1위다. 두산이 삼성을 상대로는 빠른 발로 재미를 봤지만 SK 역시 두산(189개)에 이은 도루 2위(170개)로 ‘발야구’에 능하다. 김광현-채병용-레이번으로 이어지는 SK의 선발진 역시 두산을 압도한다.

1989년 단일 리그를 도입한 이후 17번 열린 한국시리즈에서 정규 시즌 1위가 정상에 오른 경우는 14번(82%)이나 된다. 지난 6년 동안은 ‘정규시즌 1위=한국시리즈 우승’ 공식에 예외가 없었다.

역대 2번 있었던 ‘리벤지 시리즈’는 모두 전년도 우승팀이었던 해태의 승리로 끝났다.

○ 김경문 감독 ‘징크스는 없다’

김경문 감독이 2004년 팀을 맡은 이후 거둔 성적은 3-2-5-2위. 4년 동안 가을 잔치에 3번 나갔으니 웬만한 팀으로서는 부러울 만하다. 하지만 김 감독은 “우승과 준우승은 하늘과 땅 차이”라고 말한다. 2004년 감독 데뷔 해에 4강에 올랐을 때는 그것만으로도 좋았지만 준우승만 2번 하니 너무 아쉬웠다는 것.

지난해까지 그는 ‘큰 경기에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4년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에 먼저 1승을 거뒀지만 3연패했고 2005년 한국시리즈에서는 삼성에 4연패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역시 2승 뒤 4연패로 무너졌다.

올해는 달랐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 1승 뒤 2연패했지만 짜릿한 3연승으로 살아남았다. 일단 포스트시즌의 ‘삼성 징크스’와 ‘연패 징크스’는 털어냈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에는 큰 경기에 약하다는 평가도 무색하게 됐다. 징크스를 털어낸 김경문 감독이 사상 처음으로 ‘리벤지 시리즈’에서 웃을 수 있을까.

한국시리즈는 26일 문학구장에서 막을 올린다. 투타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보여준 스무 살 동갑내기 김광현과 김현수(두산)의 대결도 놓칠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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