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열의 이슈&포커스] CS뒷문 ‘3강 1약’…다저스 어떡해

  • 입력 2008년 10월 10일 08시 48분


선발투수가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를 해주면 감독은 쉽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 이후에는 스페셜리스트(7회)-셋업맨(8회)-클로저(9회)로 경기를 마무리지으면 된다. 상위권 팀은 대부분 이런 포맷을 유지한다. 집중력이 강해지는 포스트시즌에서는 선발투수가 6이닝을 책임지면 거의 승산이 있다.

따라서 큰 경기에서는 불펜이 승부를 좌우한다. 올시즌 리그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4팀은 모두 마운드가 높다. 디비전시리즈에서 LA 다저스는 특유의 마운드 힘을 자랑하면서 방어율 2.00, 필라델피아 필리스 2.31, 보스턴 레드삭스 2.53, 탬파베이 레이스 3.34를 각각 기록했다.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팀별 불펜을 점검해본다.

○LA 다저스

다저스는 3명이 모두 6이닝 이상의 퀄리티스타트를 했다. 시카고 컵스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데릭 로가 6이닝 2실점, 이어 2차전 채드 빌링슬리 6.2이닝 1실점, 3차전 구로다 히로키가 6.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 불펜의 힘을 덜어줬다.

다저스는 컵스가 자멸하고 3차전에서 경기를 매조지한 덕에 불펜이 큰 시험대에 오르지 않았다.

한 때 팀의 마무리를 맡았던 사이토 다카시가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하고 2실점한 게 옥에 티였다.

사이토는 구위가 정상으로 회복되지 않아 필리스전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다저스는 이번 시리즈에 좌완 불펜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필리스는 스위치히터를 포함해 좌타라인이 강세다. 조 토리 감독이 4차전 선발투수를 예고하지 않은 이유도 루키 좌완 클레이턴 커쇼의 역할이 커져서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올 정규시즌 내셔널리그에서 불펜이 가장 막강했던 팀이 필리스다. 마무리 브래드 리지를 축으로 한 불펜투수들이 33승23패 47세이브, 방어율 3.19를 마크했다. 디비전시리즈에서 불펜은 4경기에서 10이닝 동안 4실점했다. 리그챔피언결정전에 올라온 4개 팀 가운데 가장 부진한 편이다.

리지는 4경기 가운데 3경기에 등판, 2세이브를 기록하며 정규시즌 41세이브 기회를 모두 세이브로 엮어낸 저력을 과시했다. 다만, 밀워키와의 첫 경기에서 1실점하며 상대에게 틈을 허용한 게 흠이다. 리지 외에 불펜의 핵은 좌완 J C 로메로다. 경기 후반 승부처에서 좌타자를 상대로 매우 효과적인 피칭을 했다.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0.102로 거의 완벽했다.

○보스턴 레드삭스

특급 마무리 조너선 파펠본이 철통처럼 뒷문을 잠근다. 파펠본은 뉴욕 양키스 마리아노 리베라의 전성기 때처럼 승기를 잡았을 경우 2이닝 피칭이 가능하다. 에인절스전에서 1승(블론세이브 후)1세이브를 작성한 파펠본은 리그챔피언결정전에 올라온 불펜투수 가운데 최다 5이닝을 던졌다. 위기 상황에서 빠른 볼로 삼진을 잡을 수 있는 힘이 결정적이다.

5이닝에 삼진 7개를 잡았다. 정규시즌에서 41세이브에 WHIP(이닝당 안타, 볼넷 허용) 0.95를 마크했다. 퍼펙트 세이브를 작성한 필리스 리지의 경우 정규시즌 WHIP은 1.23이다. 보스턴은 스리쿼터형 투구스타일의 저스틴 마스터슨이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4경기 모두 출장해 1실점하며 주가를 높였다. 우타자들은 마스터슨의 공을 공략하기 쉽지 않다.

○탬파베이 레이스

올 탬파베이 돌풍의 진원지는 마운드였다. 특히 선발보다 불펜이 방어율 3.55(31승17패 52세이브)를 마크하며 위력을 떨쳤다. 메이저리그 5위에 해당되는 수준급의 성적이다. 2007년 탬파베이 불펜은 방어율 6.16(21승34패 28세이브)으로 리그 최하위였다. 1년 사이 상전벽해가 됐다. 불펜의 힘이 페넌트레이스 성적을 좌우했음을 알려준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디비전시리즈에서도 탬파베이 불펜은 여전히 위력을 뽐냈다. 11.2이닝을 던지는 동안 1실점(0.77)에 그쳤다. 승리를 결정짓는 경기에서는 우완 그랜트 벨포, 좌완 J P 하웰, 트로이 퍼시벌의 부상으로 급조된 마무리 댄 휠러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지난 시즌 드래프트 전체 1번으로 지명된 좌완 데이비드 프라이스(23)가 보스턴전에 등판할지도 흥미롭다.

문상열 통신원

[관련기사]월드시리즈 가는길 ‘빅4 빅뱅’

[관련기사]패기의 탬파베이 ‘만년꼴찌의 기적’

[관련기사]야구 아는 단장을 기다리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