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야구 오늘 준결승 격돌 “2년전 빚 갚는다”

  • 입력 2008년 8월 22일 03시 01분


‘8년 전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동메달로 웃었고 2년 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준결승에서 져 울었다. 이제는 다시 웃겠다.’

22일 오전 11시 30분 우커쑹 야구장 제1경기장에서 열리는 베이징 올림픽 야구 준결승 일본전을 앞둔 한국 대표팀의 각오다.

한국은 김광현(SK)과 류현진(한화) 등 투수진이 실점을 최소화하는 게 관건이다. 그 사이 타선은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일본 투수진은 최강이다. 이대호(롯데)는 일본 선발로 예정된 스기우치 도시야(소프트뱅크)의 주무기인 포크볼을 담장 밖으로 넘겨야 한다.

한국은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서 일본에 3-4로 졌고, 올림픽 본선에서는 5-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정면 승부는 이제부터다.

○ 1, 2점차 박빙 승부될 듯

야구 전문가들은 한일전이 1, 2점 차 승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 김성근 감독은 “한국이 투타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왼손 선발 원투펀치인 김광현 류현진이 건재한 게 장점이다. 이대호의 타격감각이 살아나 타선에도 힘이 붙었다. 김 감독은 “이승엽(요미우리)의 타격은 예전 모습이 아니다. 큰 경기에 강했던 스윙을 찾아야 한다. 그의 부진이 걱정스럽다”고 했다. 타격 밸런스가 흐트러졌고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허구연 본보 올림픽 해설위원은 4-3이나 3-1의 박빙 승부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선발 투수 김광현이 5이닝 이상을 막아주고 포수 진갑용(삼성)이 절묘한 투수 리드를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스기우치에 이어 우에하라 고지(요미우리), 와다 쓰요시(소프트뱅크) 등 한국에 강한 투수를 쏟아 부을 가능성이 높다. 이종욱 고영민(이상 두산) 이용규(KIA) 정근우(SK)가 빠른 발로 일본 수비진을 흔들고 이대호 김동주(두산) 등 거포가 큰 것 한방으로 무너뜨려야 한다는 것이다.

○ 공격력은 한국, 수비력은 일본

한국은 예선 풀리그에서 7연승을 거두며 41득점에 22실점을 했다. 경기당 평균 5.8득점에 3.1실점. 일본은 30득점에 14실점으로 득점력(평균 4.3점)은 한국에 떨어지지만 수비력(평균 2실점)은 앞선다.

일본(4승 3패)이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연장 11회 승부치기 끝에 미국(5승 2패)에 2-4로 맥없이 진 것도 2위 쿠바(6승 1패·52득점 23실점)에 비해 한국이 쉬운 상대라는 판단 때문이다.

미국에 진 호시노 센이치 감독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례적으로 활짝 웃었다. 뜻한 대로 한국과 다시 맞붙게 됐다는 의미였다. 그러면서 “한국에 반드시 복수하겠다”고 말했다.

호시노 감독은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서 한국이 위장 오더를 낸 것과 관련해 베이징에 와서까지 비난을 계속했다. 그러나 16일 예선에서 한국에 역전패한 뒤 여유롭던 미소는 사라졌다.

호시노 감독의 비난에 침묵으로 일관하던 김경문 감독은 실력으로 이겼다. 이번에도 “결승전을 생각하지 않는다. 일본전에 총력전을 펼칠 것”이라며 필승을 다짐했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김 감독의 ‘감(感)의 야구’가 호시노 감독의 ‘데이터 야구’를 두 번 연속 침몰시킬지 기대된다.

베이징=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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