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1500m 결선진출 실패…“페이스 조절 못해”

  • 입력 2008년 8월 16일 02시 59분


‘마린 보이’ 박태환이 수영 남자 자유형 1500m 3조 예선을 마친 뒤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박태환은 15분05초55로 예선 랭킹 16위를 기록해 랭킹 8위까지 나가는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마린 보이’ 박태환이 수영 남자 자유형 1500m 3조 예선을 마친 뒤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박태환은 15분05초55로 예선 랭킹 16위를 기록해 랭킹 8위까지 나가는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가까이서 보니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애를 쓰고 있더군요. 최선을 다했습니다. 400m와 200m에서 좋은 성적을 냈으니 칭찬해 주고 싶습니다.”

한국 노민상 수영 감독은 박태환의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보며 발을 구르고 고함을 치며 애를 태웠다. 하지만 최선을 다한 제자에게 찬사를 보냈다.

박태환(19·단국대)이 1500m 예선 통과에 실패했다.

박태환은 15일 중국 베이징 워터큐브 수영장에서 열린 2008 베이징 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1500m 예선에서 3조 6번 레인으로 출전해 15분05초55의 기록으로 조 4위를 기록했다. 박태환은 전체 16위로 상위 8명이 겨루는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지친 표정으로 경기장을 빠져나온 박태환은 “페이스 조절이 안돼 답답했다. 초반부터 다른 선수들과 나란히 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턴도 문제지만 경기 운영 능력도 아직 세계적인 선수들과 겨루기에는 부족한 듯하다”고 말했다.

이날 평소 사용하던 헤드폰을 끼고 나오지 않은 박태환은 “깜빡했다. 그것 때문에 경기를 진 건 아닌가”라며 여유를 되찾은 뒤 “그동안 성원해 주신 국민 덕분에 400m, 200m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노 감독은 200m 자유형이 끝난 뒤 50m씩 끊어서 수영을 하는 구간 훈련을 하며 체력 회복에 힘썼지만 일정이 촉박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1000m까지는 오늘도 아시아신기록의 페이스를 유지했다. 그러나 이후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급격히 뒤처졌다”고 말했다. 노 감독은 “400m, 200m에 집중하느라 1500m에서는 충분히 대비를 하지 못했다. 아쉽지만 최선의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내 기록을 깨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1500m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런던 올림픽에서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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