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담배 “히어로즈 메인 스폰서 중단”

  • 입력 2008년 7월 5일 03시 03분


사면초가다. 가입금 1차분 24억 원을 정한 시일 안에 내지 않아 파문을 일으킨 프로야구 제8구단 우리 히어로즈에 대해 메인 스폰서마저 등을 돌렸다. 우리담배는 4일 “우리 히어로즈에 대한 메인 스폰서로서 모든 권리 행사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 ‘권리 포기’…실패한 네이밍 마케팅

우리담배는 2월 센테니얼인베스트먼트(센테니얼)와 3년간 총액 300억 원의 후원 계약을 했다. ‘권리 행사 중단’이란 후원 대가로 얻은 구단 명칭 사용, 유니폼 및 헬멧 광고, 구장 내 광고판 설치 등의 모든 권리를 포기하겠다는 것. 우리담배는 “센테니얼에 요구한 것은 없다. 가입금 미납은 센테니얼 책임인데도 우리담배 잘못처럼 오해받고 있다. ‘우리’라는 이름도 빼주면 좋겠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우리담배는 “야구팬뿐 아니라 영업 일선에서도 불만이 크다. 너무 억울하다. 문제를 일으킨 주체가 우리담배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우리담배로서는 센테니얼이 내세웠던 ‘네이밍 마케팅’을 통해 홍보는커녕 기업 이미지에 먹칠만 했다는 판단이다.

○ ‘의무는 이행’…불씨는 남아

우리담배는 당장 지원을 중단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구단이 정상화될 때까지 약속된 금액을 지급하겠다는 것.

우리담배는 “언제까지 지원할지는 확답할 수 없다. 하지만 프로야구 전체의 발전을 위해 후원을 결정했기 때문에 선수와 구단 직원들이 월급을 못 받는 일이 없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후원 계약은 유효한 상태. 우리담배로서는 권리만 포기했기 때문에 계약을 위반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상황이 더 악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우리담배는 “센테니얼이 후원 기업의 명예를 훼손하는 등 계약을 먼저 어겼다고 볼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며 “센테니얼의 향후 행보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히어로즈 구단 관계자는 “곧 회의를 열어 사태를 해결할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센테니얼이 7일까지 24억 원을 내면 구단을 유지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센테니얼 이장석 대표는 5일 가입금 납입에 대한 최종 의견을 조율할 계획이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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