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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2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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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급 선수’는 적은데 팀은 많아 경쟁을 하다 보니 선수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게 한국프로축구의 현실. 그런데 최근 K리그 명문팀을 위주로 구단들이 선수들 몸값 낮추기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1일 현재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등록한 각 구단의 선수단 규모부터 작아졌다. 전체 등록선수는 538명으로 지난해(537명)에 비해 1명이 늘었지만 명문구단들의 몸집 줄이기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FC 서울의 경우 지난해 총 43명이던 선수를 36명으로 7명이나 줄였다. 성남 일화는 4명, 전북 현대는 3명, 수원 삼성은 2명을 감원했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9명이나 내보냈다. 시민 구단의 경우 선수단 규모가 커진 팀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선수단 규모를 줄이는 추세다.
특히 수원은 김남일(빗셀 고베)과 안정환(부산 아이파크) 등 고액 연봉자들을 다 내보내며 구단 운영비를 약 15% 절감했다. 울산 현대는 지난해보다 1명만 적지만 고액 연봉자인 이천수를 네덜란드 페예노르트로 떠나보내며 운영비를 크게 줄였다. 성남도 몸값이 비싼 김두현(웨스트브로미치)을 잉글랜드로 떠나보냈다. 서울은 7명을 감축하고 연봉을 재조정하면서 운영비의 15%를 절약했다. 성남도 운영비의 약 10%를 절약했다. 명문 구단이 보통 1년에 120억 원에서 200억 원까지 쓰니 최대 30억 원가량을 절약한 것이다.
이런 추세에 따라 지난해 최대 10억 원을 받던 고액 연봉자가 사라지며 이젠 5억 원 정도가 K리그 최고 연봉자가 됐다. 수도권 한 구단의 경우 최고 연봉자가 수당을 제외하고 3억 원 정도.
서울의 한 관계자는 “계약이 끝난 선수 중 크게 도움이 안 되는 선수는 과감히 제외했다. 선수들도 벤치를 지키느니 다른 팀을 찾는 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남과 수원의 관계자들도 “먼저 구단이 살아야 선수도 사는 것 아니냐”고 말할 정도로 거품 빼기에 집중하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