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초 가장 주목을 받았던 선수는 이청용이다. 그는 서울-대구의 개막전에서 자신의 프로 데뷔 첫 골을 넣은 데다 빠른 돌파와 드리블 및 어시스트로 ‘셰놀 귀네슈 돌풍’의 주연이 됐다. 지난 시즌만 해도 이청용은 기량에 비해 과감한 플레이를 보여 주지 못해 벤치 멤버 신세였다. 하지만 올해에는 연습경기 때부터 귀네슈 감독의 격려가 있었던 데다 개막전에서 골을 넣으며 자신감을 찾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지난해 총 4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한 그는 올 시즌 전 경기인 8경기 출전에 1득점 4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하태균은 차범근 감독이 테스트 차원에서 내보냈지만 바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입증해 보였다.
부상 선수가 많은 수원은 4일 광주전에서 0-2로 끌려가다 하태균의 득점으로 1골을 만회했다. 그는 이 경기에서 뛰어난 볼 감각으로 자질을 보였다. 결국 그는 8일 5만여 관중 앞에서 서울에 패배를 안기는 결승골을 넣었다. 안정환, 나드손, 에두 등 쟁쟁한 수원의 스트라이커들 속에서 당당히 이름을 새긴 것이다. 그는 2005 금강대기 전국고교대회 득점왕(6골) 출신이다.
올림픽대표팀에서 박주영(22·서울)의 공백을 메우며 두 경기에서 4골이나 뽑은 한동원은 최근 성남-울산전에서 골을 넣으며 프로 무대에서도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대구의 이근호는 3골을 넣으며 프로축구 득점 순위 6위에 올라 있다.
이청용과 한동원은 중학교를 졸업하고 프로무대에 뛰어들었고 하태균은 단국대를 중퇴하고 프로에 진출했다. 이근호는 지난해 2군리그에서 주로 활동하다 올해 팀을 옮기면서 도약의 계기를 맞고 있다.
“한때는 너무 힘들어 가슴앓이도 많이 했다”고 이근호는 털어놨다.
어리지만 일찍 승부의 세계에 뛰어든 근성과 과거의 아픔을 털어내려는 의지가 투철한 것이 이들의 공통점이 아닐까.
그러나 아직까지 자만은 금물.
8일 수원전에서 이청용은 그다지 큰 활약을 하지 못했다. 그가 서울의 주 공격 루트임을 간파한 수원 선수들의 집중 견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쟁쟁한 프로 선배들의 거침없는 견제는 어린 선수를 위축시킬 수도 있다. 하태균은 팀 내 대스타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고 한동원은 소속팀 선배인 김두현의 ‘벽’을 넘어야 한다. 그러나 신인들의 도전과 선배들의 응전의 뒤섞임이 그라운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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