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 쥔 공주님 “아랍여성들에 용기를”

  • 입력 2006년 12월 15일 02시 58분


알막툼 공주(오른쪽)가 14일 열린 가라테 여자 60kg급 결승에서 소피야 카스풀라토바(우즈베키스탄)를 상대로 발차기 공격을 하고 있다. 도하=연합뉴스
알막툼 공주(오른쪽)가 14일 열린 가라테 여자 60kg급 결승에서 소피야 카스풀라토바(우즈베키스탄)를 상대로 발차기 공격을 하고 있다. 도하=연합뉴스
UAE ‘알 에티하드’지의 이브라힘 알 자비 기자는 “연합국가인 UAE에는 여러 왕족이 있다. 알막툼 공주는 그중에서도 두바이 왕족의 딸이다”며 “‘프린세스 오브 두바이’는 운동에 매우 소질이 있고 모든 국민이 좋아한다”고 말했다.

13일 카타르 스포츠클럽 인도어홀에서 열린 60kg급 경기에서 공주는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했고 8강과 4강도 쉽게 통과했다. 얼굴은 한 대도 맞지 않았다.

그러나 결승에서는 소피야 카스풀라토바(우즈베키스탄)를 한 대도 때리지 못하고 0-5로 패해 은메달을 땄다. 이번 대회 여성 종목에서 자국에 첫 은메달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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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나는 금메달을 약속하지 않았다. 다만 최선을 다할 준비가 됐다고 했다. 오늘 경기에 만족한다”고 했다. 그는 여성과 국가, 스포츠에 대해 이야기했다. “UAE는 매우 젊은 국가이며 발전하고 있다. 젊은 나라의 젊은 여성들에게 활력을 주고 싶었다. 스포츠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나는 외롭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승마와 태권도에도 능하다. 성화가 UAE를 지날 때 그는 말을 타고 성화를 봉송했다. 그는 “경기에 지더라도 매번 분석을 통해 새로이 개선점을 찾는다. 스포츠에서 이런 과정을 배울 수 있다. 나는 부산에서는 초반에 탈락했지만 이번에는 결승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한편 태권도는 발 위주로 하는 데 비해 가라테는 손과 발을 골고루 사용한다고 자신의 견해를 말했다. 그는 경기 후 라커룸에서 UAE 동료 가라테 선수들이 이날 자신이 패한 결승전 경기의 심판 판정에 강하게 불만을 털어놓았지만 차분하게 그들을 달래고는 조용히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도하=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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