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대결 프랑스와 세네갈 국내표정

  • 입력 2002년 5월 31일 17시 29분


'지난 대회 우승국과 처녀 출전 팀의 대결.'

개막전에서 격돌하는 프랑스와 세네갈의 표정은 팀 전력의 객관적 평가만큼이나 대조적이다.

프랑스 국민들은 축구 대표팀을 지칭하는 '레 블뢰(Les Bleus·푸른 전사들)'가 세네갈을 결승 고지를 향하는 여정의 첫 제물로 삼을 것으로 확신한다. 반면 세네갈에서는 첫 경기에 최강팀을 만난 데 대한 우려의 소리가 높다고 주 세네갈 한국 대사관(대사 조일환·曺一煥)측은 전했다.

빈부의 차는 크지만 두 나라 모두 축구 열기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정도.

전통적으로 사무실이나 작업실에 TV를 두지 않는 프랑스지만 개막전을 앞두고 TV를 설치하는 곳이 크게 늘었다고 프랑스 언론들은 전했다. TV를 설치하지 않은 회사에서는 휴가 사태가 벌어졌다.

최근 카메룬과 나이지리아에 이어 아프리카 축구 강국으로 부상한 세네갈은 31일 전국이 철시에 들어갔다. 대부분의 직장이 휴무했으며 학교 수업도 개막전 시간 전에 끝냈다. 한국 대사관 이성호(李誠浩) 서기관은 "세네갈인들 사이에서는 축구선수로 성장해 외국에 진출하는 것이 거의 유일한 성공의 길로 여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프랑스 식민지였던 세네갈의 축구 선수 가운데는 프랑스 리그에 진출해 있는 선수가 많다. 그럼에도 세네갈 국민들은 자국 대표팀이 과거 식민 지배국가인 프랑스의 코를 납작하게 눌렀으면 하는 강한 열망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세네갈 태생 프랑스 대표선수인 파트릭 비에이라 선수의 서울발 인터뷰를 크게 게재해 눈길을 끌었다. 비에이라 선수는 "나는 세네갈에서 태어난 것이 자랑스럽지만 내 국적이 속한 프랑스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힘주었다.

<파리=박제균특파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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