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스포츠명암/남자탁구]오상은『우뚝』…유남규『상처』

  • 입력 1996년 12월 19일 20시 43분


「李 憲기자」 지난 6일 밤 싱가포르 칼랑 인도어스타디움. 스탠드를 메운 2천여 관중들이 『중국 중국』을 연호하는 가운데 한국과 중국남자대표팀이 제13회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의 단체전 우승을 놓고 일전을 벌이고 있었다. 1번주자로 나선 한국팀의 에이스 김택수가 중국의 류구오량을 물리칠 때만 해도 동요하지 않던 스탠드가 술렁이기 시작한 것은 한국의 신예 오상은(19·삼성증권·세계랭킹 98위)과 중국의 세계 랭킹1위 공링후이간의 두번째 게임. 공링후이의 일방적 승리가 예상됐던 이 경기는 전혀 뜻밖의 결과로 나타났다. 겁없는 신예 오상은의 날카로운 공격에 중국이 자랑하는 「탁구황제」 공링후이가 제대로 반격조차 못하고 무너졌던 것. 한국남자팀이 선수권대회사상 처음으로 세계최강 중국을 격파하는 쾌거를 이룩한 이번 대회에 한국의 간판스타 유남규가 불참한 반면 그간 선배들의 그늘에 가려 있던 오상은이 참가, 화려한 신고식을 가진 것이었다. 대구 심인중고시절부터 큰 키(1m86)와 폭발적인 파워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오상은. 연습벌레로 소문난 그의 다음 목표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제패. 고질적인 약점으로 꼽히는 리시브불안과 드라이브의 완급조절을 보완한다면 목표달성이 가능하다는 것이 탁구관계자들의 전망이다. ▼ 유남규-「면돗날 드라이브」후활 기대 ▼ 각도있는 드라이브와 상대의 허를 찌르는 절묘한 두뇌플레이로 한때 한국남자탁구를 대표하는 스타로 꼽히던 「꾀돌이」 유남규(28·동아증권·세계랭킹16위). 고교시절 이미 국가대표로 발탁된 이래 86아시아경기와 88올림픽 단식 우승으로 남자탁구중흥기를 일구었던 그는 올들어 체력과 정신력에서 현저한 하락세를 보이며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96애틀랜타올림픽 복식에서 동메달을 건져 간신히 체면유지를 했으나 지난 달 탁구최강전 8강전에서 후배 강희찬에게 져 탈락하는 최악의 성적으로 명성에 흠집을 냈다. 한때 슬럼프에 빠졌다가 최근 재기한 스웨덴의 발트너(세계랭킹2위)처럼 팬들은 그가 다시 한번 분발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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