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통에 키운 국악인의 꿈, 연극으로 본다

  • 동아일보

국악극 대청여관Ⅱ 8~11일 상연
2016년 첫 상연 대청여관 후속작

3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부산국악원 예지당에서 국악극 ‘대청여관Ⅱ’를 공연한 배우들이 무대 인사를 하고 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3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부산국악원 예지당에서 국악극 ‘대청여관Ⅱ’를 공연한 배우들이 무대 인사를 하고 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아이고 하느님, 하늘에만 계실 겁니까.”

3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국립부산국악원 예지당 무대. 기차 기적과 포탄이 터지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지자, 한복 차림에 보따리를 든 배우들이 객석 통로로 뛰쳐나와 절규하듯 외쳤다. 국악극 ‘대청여관Ⅱ’의 도입부 장면이다. 한국전쟁 발발 이후 피란 행렬에 오른 국악인이 부산으로 모여드는 상황을 그렸다. 객석 통로를 무대의 일부처럼 활용해 관객이 피란 행렬 한가운데 놓인 듯한 몰입감을 줬다.

‘대청여관’은 2013년 시민 대상 공모에서 선정된 시놉시스를 국악극으로 재해석했다. 가야금과 거문고, 판소리 등 각 분야의 국악 명인이 부산 대청동의 한 여관에 머문 적이 있다는 기록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피란수도 시절 부산에 문을 연 국립국악원의 역사가 오늘날 국립부산국악원의 뿌리와 맞닿아 있다는 점도 작품에 담았다.

공연은 전쟁 속에서도 소리를 놓지 않은 국악인의 삶을 그렸다. 무대에는 ‘한오백년’과 ‘뱃놀이’ 같은 전통민요뿐 아니라 ‘오빠는 풍각쟁이야’ 같은 옛 가요도 올랐다. 배우들은 공연 중 꽹과리 등 악기로 관객에게 손뼉을 유도하며 흥을 돋웠다.

무대 왼쪽에서는 공연의 배경음악을 부산국악원 기악단이 연주했다. 슬픈 장면에서는 해금과 생황 소리가 연주됐고, 흥겨운 모습에서는 북과 장구가 경쾌하게 울려 퍼졌다. 피날레로 배우들은 심훈이 일제강점기 쓴 저항시 ‘그날이 오면’을 노래로 바꿔 불렀다.

‘대청여관’은 2016년 초연 이후 2019년 앙코르 공연까지 전 회차 매진을 기록했다. 지난해 6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라 객석 점유율 92%를 기록했다. 이날 공연도 예지당의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객석이 가득 찼다.

이날 첫 공연을 시작한 ‘대청여관Ⅱ’는 8일부터 11일까지 이어진다. 공연 시간은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3시다. 관람료는 A석 2만 원, B석 1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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