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3.3 ⓒ 뉴스1
조희대 대법원장이 국회를 통과한 사법개혁 3법을 두고 “국회 입법 활동을 전적으로 존중한다”면서도 “갑작스러운 개혁이 과연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혹시 해가 되는 내용은 없는지 마지막까지 한 번 더 심사숙고해 주시길 국민들에게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3일 출근길에서 사법개혁 3법 통과에 따른 대책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법원은 할 수 있는 내용을 전달해서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사법개혁 3법이 모두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후 처음으로 입장을 낸 것.
그는 더불어민주당이 사법부 불신을 명분으로 사법개혁을 추진하는 데 대해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가며 반박했다. 조 대법원장은 “갤럽의 신뢰도 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은 법원에 대한 신뢰도가 35%였는데 우리나라는 47%”라며 “세계은행이 조사한 결과를 보면 민사는 우리나라가 최상위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에 만족한다는 것이 아니고 부족한 걸 개선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우리 제도를 근거 없이 폄훼하거나 법관들에 대해 개별 재판을 두고 악마화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할 것이냐’는 질문엔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법원 안팎에선 “조 대법원장이 우회적으로 거부권 행사를 요청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날 퇴임한 노태악 대법관의 후임이 아직 제청되지 않은 것에 대해 조 대법원장은 “(청와대와) 계속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후임 대법관에 대한 대법원과 청와대 간 이견으로 제청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을 인정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한편 노 전 대법관의 후임 중앙선거관리위원으로 내정된 천대엽 대법관에 대한 인사청문회 일정 등이 잡히지 않아 당분간 노 전 대법관이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직무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인사청문회 등을 거쳐 후임자가 정해질 때까진 노태악 위원장 체제를 유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청문회 일정과 관련해 전혀 논의가 이뤄진 바 없다”고 했다. 앞서 권순일 전 대법관도 대법관 퇴임 이후 52일간 선관위원장직을 유지한 전례가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조 대법원장 탄핵까지 언급하며 압박을 이어갔다. 민형배 강준현 김동아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이 주축인 국회 공정사회포럼은 4일 국회에서 ‘조희대 탄핵의 필요성과 시급성’을 주제로 한 공청회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홍익표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이날 라디오에서 국민의힘이 ‘사법개혁 3법’에 대해 거부권 행사를 촉구한 것과 관련해 “청와대에서 그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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