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우 유연석 이하늬 등 논란 사례
일부는 ‘법인 인정’ 추징금 줄어들기도
전문가 “실제 법인 활동 있어야 인정”
차은우·이하늬·유연석. 뉴스1
가수 차은우와 배우 김선호의 ‘연예인 탈세’ 의혹이 커지고 있다. 유명한 스타들이 세금 관련 의혹에 휘말릴 경우 광고, 드라마, 영화, 각종 행사도 차질을 빚는 경우가 많다. 두 사람이 각각 주연을 맡은 넷플릭스 ‘원더풀스’와 디즈니+ 시리즈 ‘현혹’의 앞날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광고계도 공식 유튜브 등에 올린 영상을 삭제하며 ‘손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인 기획사와 관련한 탈세 의혹은 이전에도 있었다. 지난해에는 배우 이하늬, 조진웅, 이준기, 유연석, 박희순 등이 개인 법인을 활용한 거액의 탈세 의혹에 휩싸였다. 연예 활동 수익을 법인 매출로 잡아 법인세를 신고·납부한 경우인데, 국세청은 개인 소득으로 보고 개인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개인의 경우 법인보다 세율이 높다.
결국 이하늬는 약 60억 원, 조진웅은 약 11억 원, 이준기는 약 9억 원의 세금을 추징받았다. 이들은 모두 세무 대리인과 과세 당국 간 세법 해석 차이로 발생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각각 부과된 세금을 전액 납부하면서도, 조세심판원의 판단을 받아보고자 심판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하늬는 국세청의 ‘이중과세’를 주장하고 있다.
● ‘법인-개인 이중과세’ 인정 땐 추징금 줄기도
과세 전 적부심사에서 이중과세가 인정돼 추징 금액이 줄어든 사례도 있다. 국세청은 당초 유연석의 1인 기획사에 약 70억 원에 달하는 세금 추징을 통보했다. 이에 유연석 측은 적부심을 청구한 뒤, 같은 소득에 대해 법인세와 소득세를 모두 걷는 것은 이중과세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국세청은 이 주장을 받아들여 개인소득세에서 기납부 법인세액을 공제해 추징액을 재산정했다. 그 결과 최종 부담액은 30억 원대로 낮아졌다.
박희순도 마찬가지로 당초 약 9억 원을 추징당했으나, 적부심에서 이중과세를 주장해 3억 원가량을 법인세로 환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배우 유준상은 적부심과 조세심판원 심판 청구가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은 케이스다. 전문가는 ‘법인의 실체성을 인정받았는지’에 따라 국세청의 판단이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 ‘무늬만 1인 기획사’라면 국세청이 다시 과세
공인회계사 출신인 김명규 변호사(법무법인 한경/엠케이파트너스)는 “국세기본법 제14조는 실질과세의 원칙을 규정한다”며 “법인이 형식상 존재하더라도 실질이 개인 활동에 불과한 경우 과세관청은 법인 소득을 개인 소득으로 재분류해서 과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법인이 있고 제대로 기능을 하느냐, 아니면 ‘무늬만 법인’이냐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유연석과 박희순의 경우 “법인 소득을 개인 소득으로 재분류한다면 이미 법인 단계에서 부담한 세액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 경제적으로 중복 부담이 된다. 따라서 국세청이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귀속주체 변경에 따른 세액 정산’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유준상에 대해선 “법인 실체성 부정이나 비용 인정 여부 등 핵심 쟁점에서 과세관청의 판단이 (뒤집히지 않고) 유지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차은우 건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투입됐다. 김 변호사는 “조사4국은 통상 명백한 탈세 제보나 자금 흐름 포착 없이 움직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차은우 측은) 세금을 깎는 것보단 고의성이 문제 된다면 형사적 쟁점으로 이어질 수 있어 사실관계 정리에 주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세청 전경. ⓒ 뉴스1● 절세? 탈세? 연예인들이 법인 세우는 이유
연예인들은 많은 경우 법인을 세워 고율의 세금을 줄인다.
현행 세법상 과세표준 10억 원 초과 시 적용되는 개인소득세 최고세율은 45%(지방세 포함 49.5%)에 달한다. 반면 법인세는 과세표준 3000억 원 초과 구간에 매겨지는 최고세율도 24%(지방세 포함 26.4%)에 그친다. 김 변호사는 “소득이 높을수록 법인을 세우고 싶은 유혹이 너무 크기 때문에 ‘세율 격차’는 구조적 배경으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이어 “낮은 법인세율은 기업의 고용·설비투자 등 생산적 재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적 배려”라며 “그러나 인적 용역 중심의 1인 법인에선 이익이 재투자되지 않고 장기간 유보되는 경우 법인세율과 개인소득세율 간 격차에 따른 세부담 이연 효과가 과도하게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인을 통한 세금 절감 자체는 합법이다. 핵심은 실질과세 원칙 준수 여부다. 국세청은 연예인이 1인 기획사를 세워 수익을 나눌 때 계약 형식보다 실질적 활동과 귀속 구조를 따진다는 방침이다.
● 소득이 스타 개인의 것인가, 법인의 것인가
세법상 연예인이 벌어들인 소득이 개인의 것인지, 법인의 매출인지 판단하는 기준은 크게 3가지다. △계약 당사자들이 누구를 계약 주체로 봤는지 △법인이 실재하며 연예인의 활동을 실제로 지원했는지 △개인에서 법인으로 계약 주체를 바꿀 만한 특별한 사유가 있었는지 등이다.
전문가는 해당 기준에서 일정 요건을 갖추면 법인의 실체성을 인정해 주는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김 변호사는 구체적으로 △4대 보험에 가입한 상시 근로자 고용 또는 이에 준하는 외주계약 관리체계를 갖출 것 △사무공간 또는 독립된 사업공간이 객관적으로 확인될 것 △외부 세무조정 의무화 및 일정 규모 이상의 경우 회계감사 의무화 △법인 명의 계약 및 이행보증보험 또는 이에 준하는 책임 담보 장치를 통한 실질적 책임 부여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1인 법인이 발생시킨 이익을 과도하게 내부에 유보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적정 급여 가이드라인을 고려해 볼 필요도 있다”고 했다.
송혜교·배용준. 뉴시스● 한류스타 송혜교-배용준 사례도
과거에 배우 송혜교는 2009년부터 3년간 종합소득세 신고 과정에서 137억 원의 수익 가운데 67억 원을 ‘필요 경비’로 신고했다. 하지만 이 중 54억 원에 대해 증빙서류 없이 임의로 경비를 처리했다. 김 변호사는 “이는 필요경비 해석의 문제를 넘어 돈을 썼다는 증빙(영수증) 자체가 없는 무증빙 상태로 신고한 특이 케이스”라고 밝혔다.
또한 공교롭게 모범납세자상을 받은 시기에 탈세가 발생해 비판이 컸다. 모범납세자는 포상일로부터 3년간 세무조사가 유예된다. 결국 송혜교는 2014년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 시사회에서 직접 사과했다.
배우 배용준은 2005년분 종합소득세 신고 과정에서 총수입 약 238억 원 중 필요경비로 공제한 약 68억7000만 원을 세금으로 납부했다. 하지만 국세청은 신용카드 사용액 2억4000여만 원과 스타일리스트에게 지급한 2000여만 원만 필요경비로 인정하고 나머지 금액을 소득금액에 합산해 23억2000여만 원을 추징했다. 이에 배용준 측은 추징된 비용 중 20억 원가량을 취소하라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국세청과 연예인 간 필요경비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는 이유를 두고 김 변호사는 “연예인이라는 직업 특성상 ‘어디까지가 이미지 관리를 위한 투자’이고, ‘어디까지가 개인의 소비·사치인지’의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필요경비는 △사업 관련성 △수익과의 대응성 △적절한 증빙 등을 통해 인정된다. 조세심판원은 단순한 품위 유지 또는 이미지 관리를 위한 지출로는 사업 관련성이 인정되기 어려우므로 필요경비로 인정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김 변호사는 “즉 방송 출연 등 본업과 직접적으로 대응하는 비용임이 입증되지 않는다면 가사 비용(개인적인 비용)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아 필요경비로 인정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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