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 “큰 거 한장” 거론에, 강선우 “자리 만들어 보라”

  • 동아일보

경찰, 구속영장 신청서에 적시
姜 “나중에 돈인줄 알아” 해명과 달라
법무부, 체포동의 요구서 국회 제출

경찰이 지난 5일 ‘1억원 공천 헌금’ 의혹을 받고 있는 강선우 무소속 의원(왼쪽)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뉴스1
경찰이 지난 5일 ‘1억원 공천 헌금’ 의혹을 받고 있는 강선우 무소속 의원(왼쪽)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뉴스1
‘1억 원 공천 헌금’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된 강선우 의원의 구속영장 신청서에 “보좌진으로부터 금품 전달 계획을 보고받고 직접 자리 주선을 지시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적시된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나중에야 돈인 줄 알았다”던 해명과 달리 강 의원이 공천 헌금임을 명확히 인지하고 범행을 계획했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구속영장 신청서에 따르면 강 의원은 2021년 가을 당시 지역 보좌관이었던 남모 씨에게 ‘새로운 시의원 후보를 찾아보라’고 지시했다. 자신의 기존 지역구(서울 강서갑) 시의원이 자기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에 불만을 느끼고 물갈이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그해 12월 김경 전 서울시의원은 남 씨를 만나 2022년 지방선거 공천을 부탁하며 “큰 거 한 장(1억 원)”을 거론했고, 남 씨는 “그러려면 강 의원에게 금전적으로 인사를 하는 것이 관행”이라는 취지로 답했다고 경찰은 구속영장 신청서에 적었다. 이후 강 의원이 남 씨로부터 이를 보고받고 ‘자리를 한번 만들어 보라’고 지시했다고 경찰은 판단했다. 실제로 강 의원은 2022년 1월 7일 서울 용산구 하얏트호텔 1층 카페에서 김 전 시의원을 만나 1억 원이 든 쇼핑백을 받았다.

경찰은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강 의원의 구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달 11일 강 의원 자택 압수수색에서 빈 맥북 상자가 발견됐지만 실물은 없었고, 지역사무소 PC 3대도 초기화한 정황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또 강 의원이 2023년 5월 국민의힘 태영호 전 의원의 ‘공천 녹취록’ 파문 당시 “민주주의 파괴”라며 맹비난한 점을 들어 ‘1억 공천 헌금’ 혐의의 중대성을 강조했다.

법무부는 이날 국회에 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 요구서를 보냈다. 불체포 특권을 지닌 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은 설 연휴 이후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의장은 체포동의 요구서를 받은 후 첫 본회의에 이를 보고해 72시간 이내에 무기명 표결해야 한다. 다만 이 시한을 넘기면 이후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한다. 강 의원은 10일 민주당 의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1억 원은 제 정치생명을, 제 인생을 걸 만한 어떤 가치도 없다”며 계속해서 혐의를 부인했다.

#공천 헌금#금품수수#증거인멸#체포동의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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