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그림-집사 게이트 ‘줄무죄’…사실상 7전 5패 김건희 특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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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년 2월 16일 06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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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김건희 여사의 주요 혐의에 대해 1심에서 잇따라 “입증이 부족하다”는 판단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아직 재판 중인 ‘매관매직 의혹’ 관련 사건 공여자 중 한 명인 김상민 전 검사에 대해서도 핵심 혐의는 무죄로 판단하면서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특검이 기존 공소유지 전략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심 선고 7건 중 5건서 ‘혐의 입증 실패’

16일까지 김건희 특검이 수사해 재판에 넘긴 사건 중 1심 판결이 난 사건은 총 7건이다. 이 중 5건에서 일부 무죄나 공소기각이 선고됐다. 법원은 9일 김 전 검사가 김 여사에게 1억 원대 이우환 화백 그림을 건네며 2024년 총선 공천을 청탁했다는 혐의에 대해 “특검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김 전 검사가 그림을 자비로 구매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건희 특검팀은 이 사건 주요 공소사실인 피고인(김 전 검사)이 그림을 직접 구매해 김 여사에게 제공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데 실패했다”며 특검의 부실 수사를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달 28일 김 여사의 1심 선고에서도 법원은 비슷한 논리로 핵심 혐의에 대해 일부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담 의혹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에게 2억7440만 원 상당의 무상 여론조사 결과 58건을 제공받은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하면서 “(특검의 수사만으로는) 공범이라고 볼 만한 이유가 없다”며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결국 특검의 수사가 무죄추정 원칙을 깰 정도로 이르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쉽게 말해 수사를 제대로 못 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의혹 관련 사건을 맡은 민중기 특별검사(왼쪽)가 지난해 7월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서 현판 제막을 마친 뒤 발언을 하고 있다. 동아일보 DB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의혹 관련 사건을 맡은 민중기 특별검사(왼쪽)가 지난해 7월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서 현판 제막을 마친 뒤 발언을 하고 있다. 동아일보 DB

별건수사 논란에 공소기각도 잇달아

법원이 특검의 수사권을 문제 삼아 공소를 기각한 사례도 한 달 새 3번이나 있었다. 공소기각은 검사의 수사·기소가 법률상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기소 자체를 무효로 보는 조치다. 실체에 대한 판단 없이 소송을 종결하게 된다. 첫 공소기각 선고가 나온 건 지난달 22일 ‘양평고속도로 의혹’ 관련자인 김모 국토교통부 서기관의 뇌물 사건이었다. 재판부는 “(김 서기관의 뇌물 의혹은) 특검법상 수사 대상인 양평고속도로 노선변경 특혜 의혹과 합리적 관련성이 없다”며 “특검의 수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지난달 28일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불법 원정 도박 증거를 인멸한 혐의에 대해서도 “특검법상 수사 대상 규정은 엄격하게 해석돼야 한다”며 공소기각했다. 이달 들어서는 9일 이른바 ‘집사 게이트’ 관련 핵심 피고인 김예성 씨가 회삿돈 약 24억 원을 횡령했다는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고, 나머지 횡령 혐의에 대해선 “특검법상 수사 대상은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이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범죄여야 한다”며 공소기각했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특검이 애당초 별건수사 논란을 낳아가면서까지 무리하게 수사한 탓”이라며 “공소기각은 사실상 검사가 받을 수 있는 최악의 성적표”라고 말했다. 특검은 수사기간 6개월 동안 20명을 구속기소했는데 이 중 11명이 김 여사와 무관한 혐의로 기소돼 법원 안팎에선 “무리한 수사”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제 닻을 올린 2차 종합특검(특별검사 전창영)이 김건희 특검을 반면교사 삼아 수사부터 기소까지 치밀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차 특검 역시 김건희 특검 못지않게 수사대상이 방대한 만큼 자칫 무리한 수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김건희 특검에 파견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이미 한 차례 수사와 기소가 끝난 만큼 2차 특검은 정밀하게 수사대상을 골라 핀셋 수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건희특검#김건희여사#무죄#공소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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