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다리 휘어지는 차례상? “그건 제사상…차례·제사 구분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2월 16일 09시 40분


안동 퇴계종가의 차례상. 한국국학진흥원
안동 퇴계종가의 차례상. 한국국학진흥원
민족 최대 명절 설을 앞두고 한국국학진흥원이 차례(茶禮) 문화의 잘못된 점을 바로잡았다. 전통적으로 차례상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16일 한국국학진흥원에 따르면 차례는 설과 추석 등 절기가 찾아온 것을 조상에게 알리기 위해 예(禮)를 올리는 간단한 의식이었다. 이는 예법 지침서 ‘주자가례(朱子家禮)’에 쓰인 내용이다. 주자가례에는 차례상에 술 한 잔과 차(茶) 한 잔, 제철과일 한 쟁반만 올리도록 돼 있다. 진흥원 관계자는 “‘차례’ ‘제사(祭祀)’ 용어를 구별하지 않고 혼용하는 잘못을 범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다보니 차례상을 차릴 때도 제사음식을 올리는 등 차례상과 제사상을 구분하기 힘든 실정”이라고 했다. 부침개와 문어, 조기 등 갖가지 음식이 올라가는 상차림은 ‘제사상’이라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안동 의성김씨 서산 김흥락이 1852년 작성한 ‘가제의(家祭儀)’의 차례상에는 술·떡·국수(만두)·육적·탕 2종·과일 4종이 기록돼 있다. 주자가례보다 가짓수는 많지만 오늘날 차례상과 비교하면 간소한 편이다. 안동 진성이씨 퇴계 종가의 차례상은 술·떡국·명태전·북어·과일 한 접시로 구성돼 있다. 진흥원 관계자는 “설 차례는 새해를 맞이해 조상들에게 올리는 일종의 안부 인사”라며 “자손들만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송구스러워 조상에게 미리 인사를 드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의미를 갖는 차례상을 제사 음식으로 가득 채우는 것은 예법의 취지와 거리가 있다”고 했다.

제사상. 오늘날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차례상도 제사상처럼 차리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사상. 오늘날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차례상도 제사상처럼 차리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진흥원은 차례상이 제사상처럼 변형된 이유를 ‘효를 중시하는 한국인의 정서로 인해 음식을 많이 장만하는 것을 조상에 대한 정성의 표현으로 여겼기 때문’이라고 봤다. 하지만 차례상을 차려야 하는 여성들은 ‘명절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진흥원 관계자는 “‘예’라는 것은 너무 모자라도 너무 넘쳐나도 안 된다”며 “명절에 모이는 가족들을 위한 음식이 필요하다면 차례상을 명절음식 위주로 차리라”고 권했다. 제사상에 올리는 대추·밤·탕·포 등 의례용 제물은 생략하고 가족들과 둘러앉은 식탁에 그대로 올릴 수 있는 반찬 등으로 대체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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