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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산시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일가족 5명을 부검한 결과, 40대 가장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은 경부 압박에 의해 질식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경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의 예비 부검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경찰 관계자는 “4명은 외관상 경부 압박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부검하면 압박흔을 발견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찰과 국과수는 약물에 의한 중독 가능성 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약독물 검사를 추가로 진행한 뒤 그 결과를 토대로 최종 사인을 판정할 방침이다.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진 3주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전날 오전 11시 5분경 “지인이 신변을 비관하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112 신고를 받고 경산시 서부동의 한 아파트로 출동, 이 집 가장인 A 씨(49)와 아내(44), 아들(13), 모친(68) 등 4명이 숨져있는 것을 발견했다.
A 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정황이 있었고, 다른 가족은 비교적 반듯한 자세로 누워 숨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침입 흔적이나 외상, 저항 흔적은 없었다. 유서도 없었다.
A 씨 부친(68)도 이곳에서 1㎞가량 떨어진 인근 거주지에서 숨진 채 추가로 발견됐다.
A 씨는 지인에게 보낸 메시지에 신변을 비관하는 내용과 함께 아파트 현관문 비밀번호와 “뒤처리를 부탁한다”는 취지의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의 사망 전후 행적을 들여다보고 있다. 숨진 가족들의 휴대전화과 컴퓨터 검색 기록, 채무관계, 건강상 문제,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들 일가족이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은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건 경위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태근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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