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지법 폭력 난입’ 미리 모의했나…난입자 신상 공개 ‘사적제재’ 논란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26일 16시 20분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된 19일 오전 격분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난입 사태가 발생한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후문에 서부지법 현판이 파손된 채 놓여 있다. 2025.1.19/뉴스1 ⓒ News1
법원이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불을 지르려 한 10대를 비롯한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추가로 발부했다. 경찰은 난입 선동 및 선전 혐의를 받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에 대해서는 전담팀을 구성해 수사에 나선 한편 출석요구도 검토하고 있다.

25일 서부지법 강영기 판사는 공동건조물침입,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체포된 피의자 2명에 대해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들 중 10대 남성은 이번 난입 사태로 구속된 피의자 중 처음으로 방화미수(현주건조물방화미수) 혐의를 받는다. 난입 사태 당시 촬영된 영상 등에서 그는 서부지법 건물의 깨진 유리창을 통해 내부로 기름을 붓고 불 붙인 종이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서부지법 폭력 난입 사태와 관련해 체포 및 구속된 피의자는 각각 95명, 61명으로 늘었다. 18, 19일 90명이 현행범으로 체포됐고, 20∼22일 사흘간 3명이 추가로 긴급체포됐다. 2명은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의 ‘배후 수사’도 본격화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안보수사과는 전 목사가 이번 사태를 유발했다는 내용의 고발 건을 병합해 전담팀을 꾸려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전 목사가 19일 난입 사태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당시 법원 7층으로 올라가 영장전담판사의 방문을 발로 차고 내부를 뒤져 구속된 유튜버 이모 씨는 사랑제일교회의 ‘특임전도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전 목사에 대한 조사와 함께 출석요구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서부지법 사태가 벌어지기 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난입 등 불법 행위를 사전에 모의한 듯한 글을 다수 파악해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디시인사이드 ‘미국 정치 갤러리’에는 난입 사건 사흘 전인 16일 오후 8시 30분경 서부지검·지법 인근의 담벼락 사진과 함께 “낮은 담은 내 머리보다도 낮다”는 게시글이, 오후 10시 6분경엔 “후문으로 가서 담 넘고 경찰 스크럼 깨버릴 거다”란 글이 올라왔다. 18일 오후 10시경엔 “후문 문 딴대, 누구 나갈 거 같다는데”란 글에 “판사인가”라는 댓글이 달렸다. 대통령 구속영장을 발부한 판사를 뜻한 것으로 추정된다. 18일 오후 8시경 ‘국민의힘 비대위 갤러리’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차종과 차량번호를 공유하는 글도 올라왔다. 폭력난동 2시간여 전에는 “폭력시위를 준비하자. 기각이든 인용이든 내전까지 각오한 사람들로 모여야 한다”는 글이 게시됐다.

서부지법 난입자들의 신상을 공개한 사이트가 개설돼 ‘사적 제재’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사이트에는 서부지법 난입 사태를 벌인 50여 명과 유튜버, 이른바 ‘백골단’의 신상이 모자이크 없이 공개됐고 폭력 시위에 가담한 정도에 따라 10단계로 등급을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기준 사이트는 차단된 상태다.

피의자 변호인단은 서부지법의 상급 법원인 서울고등법원에 피의자에 대한 구속적부심을 신청한다고 24일 밝혔다. 변호인단은 피의자들이 서부지법 7층 영장전담판사 집무실을 미리 알고 침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대부분은 7층에 가지 않거나 (갔더라도) (영장전담) 판사실이 있는지도 모르고 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부지법#전광훈#불법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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