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만 원 들고 두리번…경찰 ‘촉’, 보이스피싱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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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5월 31일 17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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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현금송금책에 경찰 신분증 보여주는 박만제 경위. 부산경찰 유튜브
보이스피싱 현금송금책에 경찰 신분증 보여주는 박만제 경위. 부산경찰 유튜브
부산의 한 경찰관의 휴무일에 우연히 방문한 은행 ATM기에서 보이스피싱 현금송금책을 검거했다. 수상한 행동을 보인 여성을 유심히 살피던 경찰관이 112에 신고한 뒤 출동한 지구대에 그를 인계한 것이다.

유튜브채널 부산경찰에는 지난 30일 ‘현금뭉치를 인출하는 여성에게 다가가 이것 건넨다?’라는 제목으로 1분 45초 분량의 영상 한 편이 올라왔다. 보이스피싱 송금책을 단번에 알아본 이는 지역 경찰관인 박만제 경위다.

영상 속 현금인출기 앞으로 다가간 여성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송금을 시작한다. 때마침 휴무이던 박 경위도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 ATM기를 찾았다. 하지만 ATM기 3대 가운데 2대가 점검 중으로 사용이 불가했다.

박 경위는 여성의 뒤에서 순서를 기다렸다. 하지만 박 경위는 오랜 시간 송금하는 여성의 종이가방을 몰래 들여본 뒤 전화를 걸며 밖으로 나갔다. 바로 112에 신고를 한 것. 다시 들어온 박 경위는 지갑 속에서 경찰 공무원증을 꺼내 여성에게 보여주며 송금을 멈추게 했다.

이때 지구대 경찰관들이 도착했다. 알고 보니, 여성은 1800만 원을 송금하고 있었다. 부산경찰에 따르면 박 경위의 신고 덕에 피해금 1600만 원을 회수하고 입금된 부정계좌 지급정지(200만 원)를 통해 2차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보이스피싱 현금송금책 검거하는 과정. 부산경찰 유튜브
보이스피싱 현금송금책 검거하는 과정. 부산경찰 유튜브

박 경위는 신고 당시 상황에 대해 “안 되겠다, 이상하다 싶어서 밖에 나와서 일단 112에 먼저 신고를 한 뒤 신분증을 보여주고 ‘경찰관이다. 돈 넣지마라, 스톱하라’(고 했다)”면서 “그게 전부다. 뭐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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