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 갚은 유기견…40시간 체온 유지해 열화상 드론이 감지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9월 1일 21시 48분


코멘트
치매를 앓는 90대 할머니가 실종된 지 이틀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따라나섰던 개가 탈진해 쓰러진 할머니 곁에서 체온을 유지해준 덕이다.

TJB 대전방송에 따르면, 충남 홍성에서 지난 25일 새벽 반려견과 함께 집을 나선 93세 김모 할머니는 마을을 벗어나는 모습이 인근 축사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것을 마지막으로 실종됐다.

마을 주민이 총동원되고, 경찰이 드론을 이용해 수색에 나선 끝에 실종 40시간 만에 2km 떨어진 농로 안쪽에 쓰러져 있는 할머니를 찾았다. 주변에서 잘 보이지 않는 위치였다.

빗속에 체온이 떨어진 할머니의 곁에는 백구가 있었다.

기력이 다한 할머니 옆에서 백구가 몸을 비비며 체온을 유지했고, 열화상 탐지 드론이 할머니 대신 백구의 생체 신호를 탐지한 것이다.

손성환 충남경찰청 드론 운용 행정관은 “할머니께서는 물속에 누워 계셨기 때문에 체온이 정확히 표현되지 않았다. 옆에 있던 강아지가 체온이 높아서 진하게 표현이 됐기 때문에 발견하기 쉬웠다”고 설명했다.

이 개는 3년 전 대형견에 물려 사경을 헤매다 할머니 가족이 구해줘 인연을 맺었다.

김 할머니 딸은 “백구가 그때 자기를 구해준 은혜를 갚는 것 같다”며 “더 잘해줘야겠다”고 감격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