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환경 이야기]안전성 논란 ‘유전자 변형 작물’ 학교급식에도 사용한다고?

이수종 상암중 교사 입력 2020-07-01 03:00수정 2020-07-0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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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몬산토사가 만든 제초제 성분… WHO서 발암추정물질로 분류
유해성 논란 이어지는 GMO… 간장-사료 등에 사용돼 위험
유전자 변형 작물을 둘러싼 유해성 논란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 2018년 4월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원에서 농민과 소비자들이 유전자 변형 작물 완전표시제 도입을 촉구하며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동아일보DB
1892년 월리엄 러브라는 사업가가 미국 중부 내륙에서 대서양 연안까지 선박을 운항할 수 있는 운하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이 운하는 건설자 이름을 따서 러브커넬이라고 지었습니다. 그러나 재정 위기로 운하 건설은 중단됐습니다. 이미 공사가 진행된 약 1.6km 정도의 흔적이 남았습니다. 이 토지는 1920년 다른 회사로 매각돼 화학폐기물 매립지로 이용되었습니다. 매립이 완료된 뒤 이 지역 학교위원회가 새로운 학교를 짓기 위해 마지막 소유자였던 후커케미컬사로부터 단돈 1달러에 해당 부지를 샀습니다. 다분히 화학폐기물 매립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속셈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상황입니다.

학교가 건립되고 나머지 부지는 주택지로 조성된 뒤 재앙이 시작되었습니다. 1970년대 초 학교 지하실에서 악취가 나는 물이 발견됐습니다. 이 지역 유산율은 다른 지역의 몇 배가 됐고, 주민들은 피부병과 두통에 시달렸습니다. 이런 사실이 1978년 8월에 미국 언론에 부각되면서 과학적인 조사를 실시한 결과 벤젠 등 11가지 발암물질로 인해 오염이 되었음이 밝혀졌습니다.

이처럼 환경 문제로 인한 영향은 나중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화학물질의 경우 인체에 대한 영향을 제대로 밝혀내기 어렵습니다. 최근 글리포세이트라는 화학물질로 인해 논란이 많습니다. 2019년 5월 13일 미국 법원은 글리포세이트를 사용한 제초제 ‘라운드업’으로 인해 암에 걸렸다고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70대 노부부에게 제조사인 몬산토사가 20억5500만 달러(약 2조4600억 원)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글리포세이트는 1950년 스위스의 화학자 헨리 마틴이 파이프를 청소하는 용도로 개발했습니다. 1976년 몬산토사는 이를 농약 원료로 이용해 라운드업이라는 제초제를 출시했습니다. 이 제초제는 비선택적 제초제로, 잡초뿐만 아니라 작물도 죽입니다. 그런데 몬산토사는 글리포세이트로 오염된 호수에서 글리포세이트 내성이 있는 박테리아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박테리아의 유전자를 콩, 옥수수, 면 등에 넣어 제초제 저항성이 있는 유전자 변형 작물(GMO)인 라운드업 레디 재배를 1996년 미국 정부로부터 허가 받았습니다. 이런 기술을 사용한 유전자 변형 작물은 재배 중에도 제초제를 뿌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농작물에 포함된 글리포세이트의 함량이 50배 증가하게 되였습니다. 2000년 글리포세이트 제조에 대한 독점권이 풀리면서 전 세계 다른 업체들도 이 성분으로 제초제를 만들어 매년 세계적으로 5억 t 정도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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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농약의 안전성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2012년 미국 환경보호청은 사용법을 지키면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했으나,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2015년 글리포세이트를 발암추정물질(두 번째 등급)로 분류했습니다. 아직까지 글리포세이트가 암 등을 유발한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아 논란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낸시 스완슨 박사는 유전자 변형 작물이 등장하기 시작한 1990년 중반부터 각종 성인병과 소아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으며, 이런 현상이 유전자 변형 작물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여기서 이런 주장이 나올 수 있습니다. “유전자 변형 작물은 글리포세이트와 전혀 상관이 없다. 질병은 제초제의 문제이고, 유전자 변형 작물 내 잔류량을 엄격하게 정해 관리하면 된다.” 그러나 유전자 변형 작물이 출현하면서 글리포세이트의 사용이 증가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유전자 변형 작물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반론도 가능합니다. 더욱 큰 문제는 유전자 변형 작물로 만든 가공 식품들이 우리 주위에 너무 많이 있다는 것입니다. 시중의 콩기름, 간장, 된장 등이 대부분 유전자 변형 작물로 만든 원료를 사용합니다. 소, 돼지, 닭의 사료도 유전자 변형 작물로 만듭니다. 생태계에서 1차 생산자에 포함되어 있는 농약이 적을지라도 2차, 3차 소비자가 하위 생물을 먹을 경우 상위 생물에 농축되는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합니다.

유전자 변형 작물을 이용한 식품이 많이 판매되더라도 소비자가 피하면 될까요? 안타깝게도 피하기 어렵습니다. 우리나라의 유전자 변형 식품 등의 표시 기준(제2019-98호)은 ‘식품위생법 제18조에 따른 안전성 심사 결과 식품용으로 승인된 유전자 변형 농축수산물과 이를 원재료로 하여 제조·가공 후에도 유전자 변형 DNA 또는 유전자 변형 단백질이 남아 있는 유전자 변형 식품 등은 유전자 변형 식품임을 표시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유전자 변형 농산물이 비의도적으로 3% 이하인 농산물과 이를 원재료로 사용하여 제조·가공한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은 제외 대상입니다. 또한 ‘고도의 정제과정 등으로 유전자 변형 DNA 또는 유전자 변형 단백질이 전혀 남아 있지 않아 검사불능인 당류, 유지류 등’도 제외 대상입니다. 집에서 유기농 작물로 만든 음식만 먹지 않는 이상 유전자 변형 작물을 피할 수 없습니다.

글리포세이트의 유해성은 확실하지만 유전자 변형 작물에 대한 유해성 논란은 아직 진행 중입니다. 유전자 변형 작물 생산에 찬성하는 측은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해서 그 부작용보다 식량 부족이 더 심각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위해성을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먹을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앞서 밝혔듯이 글리포세이트에 저항성을 갖는 유전자 변형 작물이 출현한 후 제초제의 사용량이 분명히 증가한 만큼 유전자 변형 작물이 면죄부를 받을 수는 없습니다. 최소한 우리가 먹는 식품의 원료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게 관계 법령을 고쳐야 합니다. 2019년 4월 유전자 변형 작물 완전표시제 국민청원이 21만 명을 달성한 후 사회적 협의체가 결성되었습니다. 시민단체들의 주장 중에는 학교급식에서 유전자 변형 작물을 완전히 퇴출하라는 요구도 있습니다. 하지만 유전자 변형 작물 완전표시제를 위해 결성된 사회적 협의체의 진행은 2019년 10월 중단됐습니다. 정부, 시민단체, 기업 간 이해관계가 상충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정부는 자라나는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하루빨리 유전자 변형 작물 없는 급식을 실시해야 합니다. 유전자 변형 작물은 그 위해성에 대한 의구심이 완전히 사라진 뒤에 도입해도 늦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우리가 꼭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수종 신연중 교사

#유전자 변형 작물#gmo#몬산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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