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박사방’에서 운영자 조주빈을 도와 대화방 운영 및 관리에 관여한 공범 ‘부따’ 강훈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0.4.17 © News1
텔레그램에서 성착취물을 제작·판매한 ‘박사’ 조주빈(25)의 오른팔로 알려진 ‘부따’ 강훈(19)이 경찰서에서 모습을 드러내자 시민들이 “n번방의 모든 가해자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며 엄중처벌을 요구했다.
17일 오전 8시쯤 남색 바람막이에 검정 슬랙스를 입은 강씨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얼굴로 서울 종로경찰서 1층 앞에 마련된 포토라인에 모습을 드러냈다.
강씨는 ‘피해자들에게 할 말 없나’는 질문에 바닥을 응시하며 “죄송하다. 정말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죄송하다”고 밝혔다.
강씨는 ‘미성년자로서 첫 신상공개 대상인데 부당하다고 생각하나’‘조씨가 시키는대로 했나’라는 이어진 질문에 말없이 호송차량에 탑승했다.
강씨가 포토라인에서 모습을 드러내자 경찰서 밖에선 “그방에 입장한 너희들도 살인자다” “n번방에서 감방으로”를 외치는 목소리가 들렸다.
‘n번방 성착취 강력처벌 촉구시위’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자발적으로 모인 여성 5명은 “모든 가해자의 신상이 공개돼야 하며 사법부의 엄중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위 참여자 A씨는 “n번방이 어떤 처벌을 받을지 지켜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오늘 아침 7시부터 이 자리에 모였다”며 “범죄자의 상황을 알고 싶거나 서사를 부여하고 싶지 않다. 제대로 된 죗값을 치렀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텔레그램 방에 드나든 사람들이 무기징역을 받아야 할 정도로 큰 죄를 저질렀다고 생각한다”며 단호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참여자 B씨는 “법이 치밀하게 짜여 있어야 많은 혐의에 대한 처벌이 가능하다”며 “새로 구성된 국회에서 어떤 결정을 할지 행보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16일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특례법 제25조(피의자의 얼굴 등 공개)에 의거해 강씨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했다. 성범죄 피의자로 신상이 공개된 건 조씨에 이어 두 번째고, 성범자 피의자 중 10대로는 첫 번째 사례다.
경찰은 강씨의 신상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서 “범죄수법이 치밀하고 계획적이고 피해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야기하는 등 범죄가 중하다”고 밝혔다.
강씨는 박사방 유료 회원을 모집·관리하고 조씨를 도와 피해자를 유인해 성착취물로 얻은 수익을 환금해 조씨에게 전달하는 등 성착취물 제작과 유포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씨는 이날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제작배포 등)등의 혐의로 구속돼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됐다.
부슬비가 내려 날씨가 쌀쌀했지만 현장에는 취재진 100여명이 모여 강씨의 송치 과정을 지켜봤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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