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장거리 미사일’ 아시아 배치론…제2의 사드 되나

  • 뉴스1
  • 입력 2019년 8월 5일 10시 46분


사드철회평화회의 및 소성리, 성주, 김천 등지의 주민들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 미 대통령 방한 전 사드기지 공사 강행 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2019.6.5/뉴스1 © News1
사드철회평화회의 및 소성리, 성주, 김천 등지의 주민들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 미 대통령 방한 전 사드기지 공사 강행 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2019.6.5/뉴스1 © News1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3일(현지시간) 지상 발사형 중거리 미사일을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아시아에 배치하겠다고 밝히면서 한국 내 미사일 배치 여부가 관심이 되고 있다.

최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이 옛 소련과 체결한 중거리 핵전력(INF) 조약에서 탈퇴한 이후 에스퍼 장관은 지난 3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아시아에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고려하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게 하고 싶다”고 답했다.

미국이 옛 소련과 체결한 중거리 핵전력(INF) 조약에서 탈퇴한 지 하루 만이다.

이어 미사일 배치 시기를 묻는 질문에 “마음 같아서는 몇 달 안에 배치하고 싶지만, 이런 일들은 보통 예상보다 더 오래 걸리곤 한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미국 고위 정부 관계자들은 중거리 미사일의 배치가 수년 후에나 이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에스퍼 장관은 배치 예상 국가와 지역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중국을 군사적으로 견제한다는 목적이라면 한국이나 일본도 배치 장소로 거론된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일 개리 새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정책 조정관을 인용해 “미국이 한국과 일본에 중거리 미사일을 반입할 것”이라 보도하기도 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번 주 한국과 일본, 호주 등 아시아 5개국 순방 기간 각국 정상들과 만나 미사일을 어디에 배치할지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언급된 중거리 미사일은 사거리가 500~5000㎞ 일 것으로 추정되면서 중국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에스퍼 장관은 오는 9일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만나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가질 예정인데 만약 이 때 한국 내 중거리 미사일 배치에 대한 얘기가 오간다면 ‘제2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에 직면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될 경우 미중, 한중 간의 관계를 물론 북미 관계도 급격히 악화될 전망이다. 또한 한반도 미사일 배치는 비핵화에 어긋나는 것으로 한미 관계 역시 삐그덕 거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일 “미국이 (INF 조약) 탈퇴 뒤 중거리 핵 배치와 연구개발을 하면 관련 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이미 미중 간의 갈등은 예고된 상황이다.

다만 지난 2017년 사드 도입 당시 국내에서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고 도입 결정 이후 중국이 한국에 대해 대대적인 보복 조치를 취한 적이 만큼 실제로 한국에 미국의 중거리 마시일이 배치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과의 핵협상이 한창인 미국으로서도 한반도 내 미사일 배치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편 국방부는 한미 간 미사일 배치와 관련된 어떠한 논의도 진행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우리 정부의 기본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며 “미측과 중거리 미사일 도입 관련 공식 논의하거나 자체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고 강조했다.

최 대변인은 “9일 한미 국방장관 회담 의제에도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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