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빈곤’ 해소하는 강원도 ‘작은 영화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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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군 등 개봉관 없는 지역서 주민-군장병들 성원에 인기몰이
영화관 주변 상권도 살아나며… 지자체, 앞다퉈 영화관 증설 나서

화천 DMZ시네마 등 강원도 내에 잇달아 문을 연 작은 영화관들이 지역 주민과 군 장병들의 사랑을 받는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았다. 강원도 제공
화천 DMZ시네마 등 강원도 내에 잇달아 문을 연 작은 영화관들이 지역 주민과 군 장병들의 사랑을 받는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았다. 강원도 제공
강원도 내 개봉관이 없는 지역에 들어선 작은 영화관들이 꾸준한 인기를 누리면서 문화 빈곤 해소에 톡톡히 기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들은 잇달아 작은 영화관을 신설하거나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13일 화천군에 따르면 관내 작은 영화관 3곳의 올해 누적 관람객은 10만 명을 넘어섰다. 1∼9월 화천읍의 산천어시네마가 4만7670명, 사내면 토마토시네마 3만7888명, 상서면 DMZ시네마 2만969명으로 모두 10만6527명이 관람했다.

2014년 산천어시네마가 개관한 이후 지역 주민과 군 장병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자 화천군은 2015년 12월 토마토시네마, 2016년 7월 DMZ시네마를 잇달아 개관했다. 지난해까지 3개 영화관의 누적 관람객은 36만2647명으로 올 연말 5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철원군 철원읍의 작은 영화관 뚜루는 2016년 11월 개관한 이후 올 9월까지 누적 관람객이 26만5000명에 이른다. 2관 규모의 뚜루는 개관 1년 7개월 만인 올해 6월 20만 명을 돌파해 다른 지역에 비해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철원군은 뚜루의 성공에 힘입어 5월 갈말읍 철원문화원 3층에 두 번째 작은 영화관 ‘삼부연’을 개관해 운영하고 있다. 삼부연은 개관 초기 수∼일요일만 영화를 상영했지만 주민과 장병들의 성원에 따라 7월 23일부터 매일 상영하기로 확대했다.

양구 정중앙시네마 등 강원도 내에 잇달아 문을 연 작은 영화관들이 지역 주민과 군 장병들의 사랑을 받는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았다. 강원도 제공
양구 정중앙시네마 등 강원도 내에 잇달아 문을 연 작은 영화관들이 지역 주민과 군 장병들의 사랑을 받는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았다. 강원도 제공
올 2월 문을 연 양구군 양구읍 정중앙시네마는 9월까지 누적 관람객이 5만5654명을 기록했다. 양구군은 2012년 토, 일요일과 공휴일에만 운영하는 국토정중앙영화관을 개관해 꾸준한 인기를 끌자 상설 작은 영화관인 정중앙시네마를 개관했다.

이처럼 작은 영화관이 인기를 끄는 것은 지역에 문화 공간이 부족한 데다 도시 개봉관에 비해 관람료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작은 영화관의 경우 일반 영화 6000원, 3D 영화 8000원의 요금을 받고 있다. 또 평화(접경)지역 특성상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은 군 장병들이 외출·외박 시 영화 관람을 선호하는 것도 인기 몰이에 한몫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른 시군도 작은 영화관을 앞다퉈 신설하고 있다. 주민에게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외출·외박 장병들을 지역에 머무르게 해 지역 경제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횡성군은 2관 136석 규모의 횡성시네마를 올 2월 개관했고, 인제군도 2관 99석 규모의 CGV인제 운영을 9월 시작했다.

이 밖에 양양군은 양양읍에 신축 중인 양양웰컴센터 내에 2관 94석 규모의 작은 영화관을 조성 중이다. 목표대로 내년 초 개관하면 양양군민들이 영화를 보기 위해 인근 속초나 강릉까지 가던 불편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고성군도 간성읍에 공사 중인 행복고성 문화복합센터에 2관 규모의 작은 영화관을 조성할 계획이다.

김진하 양양군수는 “작은 영화관이 문을 열면 영화를 보기 위해 인근 도시를 방문해야 하는 불편이 사라지고 영화관 주변 상권도 개선될 것”이라며 “작은 영화관이 주민을 위한 문화사랑방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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