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단풍?… ‘우박 폭탄’ 맞은 소나무 말라죽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7일 03시 00분


코멘트

화순-담양 등 산림 954ha 피해… 피해지역에 영양제 살포 계획

붉게 변한 담양 야산 가을 단풍 사진이 아니다. 5일 전남 담양 지역 야산의 풍경이다. 5월 말 우박이 떨어져 다친 
나무들이 죽어가면서 마치 단풍이 절정에 이른 것처럼 야산 색깔이 변한 것이다. 이렇게 고사 위기에 놓인 산림이 전남 지역에만 약 
954ha에 이른다. 축구장 1336개 크기다. 광주일보 제공
붉게 변한 담양 야산 가을 단풍 사진이 아니다. 5일 전남 담양 지역 야산의 풍경이다. 5월 말 우박이 떨어져 다친 나무들이 죽어가면서 마치 단풍이 절정에 이른 것처럼 야산 색깔이 변한 것이다. 이렇게 고사 위기에 놓인 산림이 전남 지역에만 약 954ha에 이른다. 축구장 1336개 크기다. 광주일보 제공
6일 전남 화순군 동복면 유천리의 한 야산. 울창한 숲 대부분이 붉게 변해 있었다. 멀리서 보면 마치 절정에 이른 가을 단풍 같았다. 한여름에 단풍이 들 수는 없는 일. 원인은 우박이었다.

올해 5월 31일 전남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 ‘우박 폭탄’이 쏟아졌다. 화순 지역에도 아이 손바닥 크기만 한 우박이 떨어져 마을마다 난리가 났다. 10여 일 후 야산 색깔이 서서히 붉어지거나 갈색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가뭄으로 단단해진 소나무에 우박 상처가 생긴 뒤 껍질이 벗겨지고 송진이 유출되는 등 서서히 죽어가면서 갈색으로 변한 것이다.

전남도에 따르면 이처럼 우박에 맞아 훼손되거나 고사 위기에 처한 산림이 화순군 동북면과 북면 815ha, 담양군 용면과 무정·금성면 100ha, 곡성군 목사동면과 오산면 39ha 등 약 954ha(약 954만 m²)에 이른다. 축구장(7140m²) 1336개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경북 봉화군에서도 비슷한 피해가 200ha나 발생했다. 우박으로 인한 대규모 산림 피해는 이번이 처음이다. 유천리 이장 오재각 씨(60)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골프공보다 큰 우박을 맞더니 시름시름 앓다 죽어가고 있다”며 “이런 일은 난생처음 봤다”고 말했다.

전남도와 산림청은 이날 현장조사를 실시해 산림 피해 상황을 파악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과거 호주에서 우박으로 인한 나무 고사 피해가 있었는데, 국내에서 대규모 피해가 발생한 건 처음”이라며 “피해 산림에 영양제를 대량 살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화순=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야산#단풍#담양#화순#우박#나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