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정상급 조리학교인 프랑스 폴 보퀴즈의 필리프 바크망 교수(왼쪽에서 세 번째)가 16일 우송대에서 외식조리 분야 재학생들에게
조리기법을 설명하고 있다. 폴 보퀴즈는 프랑스 출신의 유명 셰프의 이름이기도 하다.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16일 오후 대전 동구 우송대 SICA(Sol International Culinary Art School) 건물 3층에 있는 조리강의실. 학생 200여 명이 무대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현장에는 학교법인 우송학원 김성경 이사장과 이달영 국제교류원장, 김학만 대외협력처장, 아람 로이 교수 등도 자리했다. 무대 위에서는 50대 외국인 셰프가 2시간 가까이 조리에 몰두하고 있었다.
요리 시연의 주인공은 미슐랭가이드 3스타 레스토랑인 프랑스 세인트 레지스 보라보라 리조트 ‘라군’의 총주방장을 지낸 세계적인 셰프 필리프 바크망(52). 청소년 때부터 요리를 시작한 그는 미국과 프랑스 등 세계 유명 호텔 레스토랑 총주방장을 거치며 국제적인 명성을 쌓았다. 1990년부터 세계미식가회원으로 활동 중이고 2012년부터 세계적 조리대학인 프랑스 폴 보퀴즈에서 전문가 트레이너 셰프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한국인 여성과 결혼해 간장과 된장 등 한국의 발효음식에도 관심이 높다.
우송대(총장 존 엔디컷·사진)가 바크망 교수를 초청해 요리 시연을 연 것은 올 9월부터 폴 보퀴즈와 정식으로 공동학위과정을 개설하기 때문이다. 폴 보퀴즈 공동학위과정 개설은 국내에서 우송대가 유일하다. 우송대는 학위 개설을 위해 2015년 프랑스를 포함해 미국 캐나다 일본 대만 등 17개 국가의 최고 외식조리대학들로 구성된 글로벌 외식조리대학협의회에 15번째 멤버로 가입했다. 이후 폴 보퀴즈 등 회원 대학과 학술 교류와 재학생 조리대회 참가, 연수 파견 등을 긴밀히 협력했다.
우송대는 올해부터 호텔외식조리대학 및 SICA 조리 관련 전공 2학년을 대상으로 일정 기간 영어 집중교육 후 3년간 프랑스 현지와 동일한 학위과정을 개설해 공동학위를 수여할 예정이다. 이번 학기에는 4명의 폴 보퀴즈 재학생이 우송대 글로벌조리학과와 솔브릿지국제경영대학에서 연수를 받고 있다.
엔디컷 총장은 “폴 보퀴즈 공동학위과정 개설로 우송대 조리 관련 학생들은 비싼 돈을 들여 프랑스로 유학 가지 않고도 최고 수준의 프랑스 요리를 배워 세계적 요리사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며 “4차 산업혁명에 적합한 국가 소프트파워 인재 양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바크망은 이날 학생들에게 버섯과 감자 라비올리를 곁들인 야채 콩소메, 중동(中東)풍의 양 등심요리를 선보인 데 이어 17일에는 한국조리사회중앙회 대전시지부 소속 전문 셰프 등을 대상으로 자몽을 곁들인 게살 샐러드 등 프랑스 조리기법을 활용한 다양한 요리를 선보였다. 특히 그는 조리 과정에서 간장과 표고버섯 등 한국 전통 식재료를 사용하며 우수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폴 보퀴즈 회원대학 조리대회에서 1위를 한 뒤 다음 달 현지로 연수를 떠나는 외식조리전공 이현정 씨(22·여·4년)는 “프랑스에 가보지 않으면 제대로 느낄 수 없는 정통 요리를 가까이에서 체험하고 배우게 돼 너무 짜릿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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