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자연휴양림 옮겨놓은 듯… 온몸이 상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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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해외산림협력 현장’ 印尼 센툴을 가다

국내에서 지원한 인도네시아 센툴 생태교육 모델숲에서 오기표 한-인도네시아 산림센터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현지 운영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자카르타=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국내에서 지원한 인도네시아 센툴 생태교육 모델숲에서 오기표 한-인도네시아 산림센터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현지 운영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자카르타=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8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버스로 1시간가량 달려가 도착한 ‘센툴 생태교육 모델숲’. 한적한 마을 끝자락에서 개울 건너 숲속으로 들어서자 마치 우리나라 국립자연휴양림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입구 안내판은 물론이고 전시관, 교육실, 숙박시설, 게양대에 태극기가 인도네시아 국기와 함께 나란히 걸려 있었다. 우리나라 산림청이 해외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이 일대 국유림 630ha 일부에 2013년 7월 조성한 생태교육시설이다. 한국-인도네시아의 산림협력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 자원은 인도네시아, 운영 노하우는 한국

산림청은 2011년 인도네시아 현지에 ‘한-인도네시아 산림센터’(센터장 오기표)를 설치했다. 이후 2013년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산림 휴양 및 생태관광 협력 약정’을 체결해 우리나라 산림 휴양 문화를 현지에 전수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센툴 생태교육 모델숲은 대표적인 사례로 4억5000만 원의 공적개발원조자금을 투입해 교육·전시관과 숙박시설 등을 갖춘 생태교육 모델 숲을 개장한 것. 이곳에는 현지 학생과 직장인 등 연간 5000여 명이 방문하는 산림교육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센터는 또 2018년 완공 예정으로 롬복 섬 투낙 지역의 휴양림 조성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8억 원의 예산을 들여 휴양센터와 생태교육체험장, 나비생태관 등을 짓기 위해 현재 설계를 마친 상태. 이 밖에 우수 종자를 개발하고 육종연구가 이뤄지는 룸핀 양묘장의 운영지원, 양국 간 민간산림교류 지원 등도 한-인도네시아 산림센터의 몫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산림조합중앙회와 녹색사업단의 활동도 활발하다. 녹색사업단은 국유림을 관리하는 인도네시아 공기업인 영림공사와 ‘바이오매스 조림과 목재펠릿 가공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고 2013년부터 스마랑 지역 국유림 내에서 2000ha 시범 조림사업을 하고 있다. 산림조합중앙회는 2011년부터 현지에서 조림사업을 시작해 지난해 말 현재 2만1834ha의 조림면적을 보유하고, 현지 회사와 합작사업 방식으로 임산 가공산업 진출을 꾀하고 있다.

오기표 센터장은 “생태관광을 활성화해 현지 주민들의 소득 창출을 돕는 동시에 산림을 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할 수 있는 공적개발 모델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 중부지역에 있는 한국계 기업 코린도의 조림사업지. 서울시 면적의 1.5배보다 넓은 규모로 속성된 나무를 이용해 현지에서 목재를 생산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 중부지역에 있는 한국계 기업 코린도의 조림사업지. 서울시 면적의 1.5배보다 넓은 규모로 속성된 나무를 이용해 현지에서 목재를 생산하고 있다.
○ 국내 진출기업 지원 및 국내 목재수입 다각화


인도네시아에서는 산림을 선점하려는 각국의 ‘그린 전쟁(Green War)’이 치열하다. 우리나라는 1993년부터 해외 조림산업에 진출해 14개국에서 39만9068ha를 조림했고 지난해에만 16개 기업이 8개국에서 4만1531ha를 조림했다. 특히 지난해 인도네시아에는 한국 또는 한국인 기업 11개사가 진출해 3만7247ha의 조림실적을 보여 해외 조림의 90%에 육박할 정도.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의 중부 칼리만탄 팡칼란분 지역. 자카르타 공항에서 1시간 반 비행을 거쳐 도착한 뒤 다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2시간가량 달려가자 끝이 보이지 않는 광활한 조림지가 나타났다. 인도네시아 현지에 있는 한국계 기업 코린도의 사업지다. 해발 425m의 전망대에 오르자 그제야 사방으로 보이는 조림지는 9만4384ha. 서울시 면적(6만528ha)보다 1.5배가량 넓다.

그야말로 육안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규모로 코린도는 이곳에 아카시아 망이움과 유칼립투스 펠리타, 자본 메라 등을 심어 목재를 생산하고 있다.

김영철 코린도 조림본부장(56)은 “국내 조림비용이 ha당 450만∼500만 원에 이르는 것에 비해 인도네시아의 조림비용은 110만∼120만 원으로 운송비용 등을 감안하더라도 경제성이 높다”며 “이는 낮은 국내 목재 자급률 문제를 해결하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목재 자원을 확보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신원섭 산림청장은 “해외 산림자원 개발은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국내 산림자원의 공급, 신기후변화 체제에 대비한 국제적 대응과 협력 강화 등을 위해 지속적으로 확대해 가야 할 분야”라며 “국내 기업들도 해외 투자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없애고 도전적으로 해외 진출을 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카르타=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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