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승마장 허가 취소 등 난개발 막아내 보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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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백마산 지킴이’ 박종석씨

“고향마을 뒷산인 백마산의 난개발을 막은 데 작은 보람을 느낍니다.”

광주 서구 서창동 절골마을 통장 박종석 씨(57·사업·사진)는 ‘백마산 지킴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고향인 절골마을을 30여 년간 떠나 광주 도심에서 살던 그는 2013년 고향으로 돌아와 통장을 맡았다. 절골마을은 35가구 주민 120명이 사는 작은 동네다.

지난해 9월 그는 백마산 산허리가 굴착기로 깎여 나가는 현장을 목격했다. 처음엔 개간하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점차 그 면적이 커지자 서구에 공사 내용을 확인했다. 승마장 조성(9995m²)을 위한 공사였다. 승마장을 만들기 위해 백마산 8분 능선에 높이 8m, 길이 50m 정도의 흉물스러운 옹벽까지 세워진다고 했다.

박 씨는 영리 목적 승마장 허가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예상대로 현행법상 그린벨트 내 영리 목적 체육시설 건설은 불가능한 것으로 돼 있었다. 서구도 승마장의 영리 목적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허가를 내줬다고 했다. 그는 서구 관계자를 네 차례나 만나 허가 취소를 촉구했지만 “이미 인허가가 났고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거절당했다.

박 씨는 올 3월부터 주민들과 함께 백마산 승마장 건설반대 대책위원회를 꾸렸다. 그는 대책위 위원장을 맡아 각계에 불법 허가를 알렸다. 대책위 활동 과정에서 승마장이 환경영향평가를 받지 않았다는 것도 밝혀냈다.

광주 서구는 올해 9월 승마장 허가를 취소하고 복원명령을 내렸다. 또 광주 서부경찰서는 승마장 예정지 10여만 m² 헐값 매각과 승마장 불법 허가 의혹에 대해 김종식 전 서구청장과 전현직 공무원 11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광주지검에 송치했다. 검찰은 현재 보강 수사를 하고 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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