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동원 언급없이 금전보상만 홍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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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 일본군 위안부 다큐멘터리 방영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6월 22일)을 앞두고 일본 공영방송 NHK가 19일 한일 양국 간 최대 쟁점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다. 하지만 일본이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한 내용과 성과만 부각시켜 논란이 되고 있다.

NHK는 이날 오후 10시부터 50분 동안 ‘NHK스페셜 전후 70년 일본의 초상’ 시리즈의 외교편인 ‘신뢰 회복의 길’을 내보냈다. 방송은 일본이 전후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한 내용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위안부 관련 내용도 주요하게 다뤄졌는데 자신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였음을 처음으로 증언한 김학순 할머니의 영상과 과거 인터뷰 내용이 소개됐다. 이를 계기로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한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전 관방장관의 ‘고노 담화’(1993년 발표)가 나왔고 일본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기 위해 아시아여성기금이 출범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이는 일본 정부가 나름대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는 점을 시청자들에게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시아여성기금에 대해 한국이 반대했다는 내용이 잠깐 언급됐지만 방송은 아시아여성기금에서 제공한 보상금과 함께 일본 총리의 사과 편지를 받아들인 네덜란드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사연을 상세하게 전했다. 한국의 위안부 피해자 단체들은 아시아여성기금이 정부가 아닌 민간 주도로 추진된 점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방송은 이어 일본에 아버지를 잃은 네덜란드 여성이 나가사키(長崎) 평화공원에서 전쟁의 비참함을 체감하고 지금의 일본이 예전의 일본과 다르다는 걸 알게 됐다는 내용으로 마무리됐다. 일본이 주변국과 위안부 피해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한 점과 성과만 강조하고 남겨진 현안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모미이 가쓰토(인井勝人) NHK 회장은 지난해 1월 “전쟁을 했던 어떤 나라에도 위안부는 있었다”고 말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NHK#위안부#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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