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동서남북]새마을운동 세계화, 국내의 공감 뒷받침돼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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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효 대구경북취재본부장
이권효 대구경북취재본부장
대구 경북에서 열린 제7차 세계물포럼(17일 폐막)에서 새마을운동 세계화 프로그램이 주목을 받았다. 저개발국가에 식수와 농업용수 등을 확보하는 데 새마을운동이 효과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점이다.

경북도는 2005년부터 아시아와 아프리카 몇몇 국가를 중심으로 새마을 시범마을 조성 등 세계화에 적극적이다. 영남대가 2011년 개설한 새마을대학원에는 40여 개국 학생들이 새마을운동을 배우고 있다. 경북도는 8개국에서 1년 동안 봉사활동을 하는 새마을리더 해외봉사단 100여 명을 23일 선발한다.

이 같은 국제적 분위기와 달리 새마을운동 세계화에 대한 국내적 인식은 낮은 편이다. 22일 ‘새마을의 날’을 계기로 경북도와 영남대는 새마을 세계화가 국내의 공감과 지지를 바탕으로 활발하게 추진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

새마을운동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중적 시각이 존재한다. 농촌 개발을 위한 자발적 국민운동이라는 것과 1970년대 유신체제를 위한 정치적 의도가 작용한 운동이라는 게 그것이다.

경북도는 새마을 세계화가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도록 ‘제3의 길’을 명확하게 보여줘야 한다. 제3의 길이란 새마을운동이 지구촌 잘살기를 위해 성장시킬 가치가 높은 순수한 국제협력사업이자 대한민국 브랜드라는 공감대이다. 새마을운동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 새마을운동에 우호적인 박근혜 정부의 임기가 끝나면 새마을운동도 시들어버릴 수 있다는 일부 우려와 시각에 둔감해져선 안 된다.

새마을운동의 정체성도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다. 근면 자조 협동이라는 기본 정신에 나눔 봉사 배려 창조 같은 실천덕목을 추가해야 시대에 맞다는 주장이 있다. 또 세상이 바뀌었기 때문에 새마을운동이 아니라 새지식운동(지식재산 기반강화 운동), 새마음운동, 창조마을운동, 색깔 있는 마을 만들기, 도시새마을운동 같은 ‘제2의 새마을운동’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많다.

새마을 세계화는 지구촌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대한민국 브랜드로서 분명한 역할이 있다. 그러나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려면 ‘이런 효과가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하구나’라는 국내의 폭넓은 공감이 뒷받침돼야 한다. 경북도의회 의원들 사이에는 “우리 지역 개발도 어려운데 언제까지 새마을 확산이라는 명분으로 외국을 지원해야 하는가”라는 목소리가 있다.

경북도는 ‘지원받던 나라에서 지원하는 나라로서 대한민국의 국력과 위상을 높인다’는 다소 막연한 논리를 넘어 새마을 세계화로 인한 국내 혜택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보여줄 책임이 있다.

이권효 대구경북취재본부장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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