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대학 탐방]삼육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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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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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취임한 삼육대 김상래 총장 인터뷰
“대학의 참교육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고 싶다”

삼육대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교육, 세상을 변화시키는 대학’을 모토로 한다. 신임 김상래 총장은 ‘비전드림(Vision-Dream)’을 핵심 가치로 삼고 인성과 지성을 갖춘 인재 양성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삼육대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교육, 세상을 변화시키는 대학’을 모토로 한다. 신임 김상래 총장은 ‘비전드림(Vision-Dream)’을 핵심 가치로 삼고 인성과 지성을 갖춘 인재 양성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삼육대 김상래 총장은 이 대학에서 잔뼈가 굵었다. 학력과 이력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는 1981년 삼육대 신학과를 졸업했다. 또 신학과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삼육대 신학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과정을 마쳤다. 1994년 삼육대 교수가 된 뒤 학생과장, 신학숙 생활관장, 교목실장, 중앙도서관장을 역임했다. 부인과 딸 아들 모두 삼육대 신학과 출신이다. 그래서일까. 김 총장은 5일 취임하면서 “학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가장 잘 안다. 우리 대학이 가야 할 방향과 비전을 오래전부터 생각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인터뷰 내내 김 총장은 “대학의 참교육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
―취임 소감은….

“삼육대가 올해로 개교 106주년을 맞았다. 오랜 전통을 지켜온 대학의 총장이 된 것은 명예로운 일이다. 하지만 큰 부담도 느낀다. 지금처럼 한국 사립대가 위기를 맞은 때도 없는 것 같다. 정부의 강력한 구조조정과 학령인구 감소, 대학 간 치열한 경쟁이 특히 우리 같은 중소규모 대학에는 존폐를 위협할 수 있는 문제다.”

―임기 4년 동안 꼭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 대학의 참교육인지 알리고 싶다. 국내 대학들은 전문적이지만 이기적인 인간을 키우는 것 같다. 이건 제대로 된 대학교육이 아니다. 이에 도전해서 무엇이 진짜 교육인지를 보여주고 싶다. 우리 대학 구호가 ‘사람을 변화시키는 교육, 세상을 변화시키는 대학’이다. 이 가운데 ‘세상을 변화시키는 대학’을 적극 실천하겠다는 뜻이다. 물론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같긴 하다. 하지만 꼭 도전하고 싶다.”

―역점을 두고 추진할 정책은 무엇인가.

“삼육대가 대학교육의 통념을 바꾸기 위해서는 우리 졸업생부터 달라야 한다. 실력 있는 인재 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 실력 있는 학생은 단지 공부만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성실하고 진실하고 신실한 사람을 키우겠다. 이를 위해 강력한 면학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한다. 어느 설문조사를 보니 대학 때 가장 후회스러운 일로 공부를 열심히 안한 것이 꼽혔다고 한다. 학교에 예쁜 카페를 만들고 복지시설을 좋게 해주는 건 당장 학생들의 구미를 당기는 일일지는 모른다. 하지만 나중에 후회하지 않게 하는 게 더 중요하다. 대학교육을 통해 학생이 인생의 비전을 세우고 평생을 살아갈 역량을 기르는 일, 그 본질로 회귀하자는 뜻이다.”

―취임식에서 ‘비전드림(Vision-Dream)’을 대학경영의 핵심가치로 삼겠다고 했다.

“그렇다. 인성과 지성을 갖춘 인재를 키우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또 그렇게 실력 있는 인재를 길러서 졸업 뒤 해외 명문 대학원에 진학시키려 한다. 내년 2월 졸업생부터 4년간 매년 25명에게 2000만 원씩 지원하겠다. 이런 ‘SU 인재양성 100인 프로젝트’를 시행하려면 재원이 필요하다. ‘비전드림 삼육인재 양성 100억 원 모금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이유다. 가을에는 ‘1000명(天命) 참석 마라톤대회’도 개최하겠다. 삼육인 1000명과 함께 마라톤 풀코스(42.195km)를 뛰면서 모금에 성공해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려고 한다.”

취임식이 열린 5일, 삼육대는 발전기금 2억 원을 모았다. 학부모인 시온금속 정용복 대표는 금괴 2kg(1억3000만 원 상당)을 기부했다. 정 대표는 “숨은 인재를 잘 정련하여 금과 같이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등록금 인하 요구가 거세지면서 일부 대학에서는 교육의 질 저하를 우려한다.

“올해 삼육대는 등록금을 3% 인하했다. 서울 소재 대학의 평균 인하율보다 약간 높다. 재학생 6000명 정도의 중소규모 대학으로서는 정말 최선을 다한 결과다. 등록금 이슈는 일부 사학재단의 등록금 유용 사실이 드러나면서 극대화됐다. 누구라도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문제 대학이 얼마나 되는지 옥석을 가려야 한다. 무조건 등록금을 인하하라고 압박하는 것은 대학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방해가 된다.”

―등록금 인하와 대학의 인재 육성 정책은 어떤 관계가 있나.

“현재 국내에서 좋은 대학의 기준은 뭔가. 교수는 많을수록 좋고, 교수의 강의 시수가 적을수록 좋다. 수강생 수는 적어도 학생의 선택권을 위해 강의는 많이 개설해야 한다. 그런데 등록금은 적어야 한다. 대학이 재정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지원책 없이 등록금 인하 압박만 있다면 중소규모 사립대는 고사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인재 양성이라는 대학교육의 목표를 이룰 수 없다. 등록금을 인하하려면 정부의 재정 지원책도 함께 강구해야 한다.”

―글로벌 인재 양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국제화 교육은 삼육대의 자랑거리 중 하나다. 1인 1외국어 교육을 지향해 신입생은 누구나 하루 1시간 주4일씩 원어민 교수에게서 영어회화 강의를 들어야 한다. 올해 1학기에 72개 강좌를 진행한다. 지난해 1학년 학생은 토익 점수가 평균 30점 올라갔다. 방학에는 영어 몰입 프로그램이 있다. 재학생과 일반인이 4주간 원어민에게 문법 듣기 독해 수업을 듣는다. 어학연수를 다녀오지 않아도 영어 실력을 짧은 기간에 향상시킬 수 있다. 교환학생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권에 100여 개 자매대학이 있고 등록금과 항공료를 지원한다.”

―인성교육도 중요시하는데….

“인성은 또 하나의 경쟁력이다. 기업은 스펙만 화려한 사람보다는 바른 인성도 갖춘 인재를 선호한다. 삼육대는 기독교 철학에 따라 정직 봉사 질서 같은 덕목을 강조한다. 특히 사회봉사단을 꾸려 학생이 자기 전공을 활용해 이웃사랑을 실천하게 한다. 여기에 참여하는 학생이 2009년 496명, 2010년 593명, 2011년 1141명 등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해 참여한 학생들은 봉사는 남을 위해 하는 일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 봉사를 통해 긍정적 마음을 배웠다고 했다. 나도 주말에 봉사활동에 동참하려고 한다.”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학생경력관리제도를 운영한다. 학생이 영어 봉사 인성 리더십 등 취업에 필요한 경력을 스스로 관리하는 프로그램이다. 관련 수업을 이수해 인증을 받으면 마일리지를 지급한다. 일정 수준 이상이면 장학금을 준다. 또 4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구직 스킬 강화 프로그램’도 실시한다. 인사 담당자가 입사지원서 작성과 면접 교육을 일대일로 해준다. 고용노동부 지원으로 대학청년고용센터도 세워 학생들은 언제든 취업상담을 받을 수 있다.”
▼ 모든 신입생 입학전 ‘미션-비전-열정’ 3박 4일 캠프 ▼


삼육대는 기독교 철학을 바탕으로 학생이 인격을 수양하고 건강을 관리하도록 배려한다. 교수 부모 친구와의 관계를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춘 글로벌리더십교육 캠프와 단연(斷煙) 클리닉이 대표적이다. 삼육대 제공
삼육대는 기독교 철학을 바탕으로 학생이 인격을 수양하고 건강을 관리하도록 배려한다. 교수 부모 친구와의 관계를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춘 글로벌리더십교육 캠프와 단연(斷煙) 클리닉이 대표적이다. 삼육대 제공
삼육대는 ‘인성과 지성을 갖춘 글로벌 인재 양성’을 지향한다. 기독교 철학을 바탕으로 인성교육을 강조한다.

2009년 인성교육관을 만든 것이 대표적이다. 모든 신입생은 입학하기 전에 3박 4일의 MVP 캠프에 참가해야 한다. MVP는 미션(Mission) 비전(Vision) 열정(Passion)의 약자. 명상, 독서, 자아 찾기, 총장과의 대화를 통해 삼육대 학생으로서 꿈과 비전을 찾는 시간이다.

입학 후에는 학과별로 주말에 글로벌리더십교육(GLE) 캠프라는 이름의 정규 인성교육을 받는다. 교수 부모 친구와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삼육대의 차별화된 인성교육은 대외적으로도 인정받았다. 지난해 한국대학대상 사회봉사교육 부문과 대한민국 참교육대상 인성교육 부문을 수상했다.

학생들이 올바른 인격을 형성하도록 다양한 건강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개교 이후 106주년인 올해까지 모든 교직원이 금연과 금주를 실천하고 있다. 학생들도 ‘담배 연기와 술 냄새 없는 대학 캠퍼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흡연음주예방교육은 이 대학의 교양 필수과목. 삼육대는 대학 부설기관으로는 처음으로 단연(斷煙) 클리닉을 만들었다. 담배를 피우던 학생이 이 클리닉의 교육과정을 마치고 담배를 완전히 끊으면 ‘건강증진 장학금’을 준다.

식생활 개선을 돕기 위해 ‘뉴스타트 교육’도 마련했다. 재학생은 물론이고 지역 주민을 위해 건강요리법, 건강마사지, 스트레칭법을 가르쳐준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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