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먹이려 고기 훔쳤다니…돕고싶다” 문의 잇따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20일 10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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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하루 앞두고 자녀들에게 먹일 요량으로 삼겹살을 훔쳤다가 경찰에 붙잡힌 30대 주부의 사연이 알려지자 이들을 돕고 싶다는 문의가 이어졌다.

두 아이의 엄마인 김모(35) 씨는 지난 11일 고기를 먹고 싶다는 아이들의 말에 대형마트에서 삼겹살을 가방 속에 숨겨서 나왔다.

남편의 사업 실패로 생활고를 겪던 김 씨는 두 아이에게 삼겹살을 먹이고 싶은 욕심에 남의 물건에 손을 대고 말았다.

경찰은 범행 액수가 적고 초범인 점을 감안해 김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김 씨의 사연이 알려지자 돕고 싶다는 시민의 문의가 잇따랐다.

대부분은 "고기를 보내주고 싶은데 주소를 알려달라", "나도 힘든 시절을 겪어 봐서 남 일 같지 않아 조금이라도 돕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문의자들은 "죗값을 치르고 다시 힘을 내 떳떳한 엄마가 되길 바란다", "언젠가 좋은 날이 올 테니 아이들을 생각해 열심히 살았으면 좋겠다"고 김 씨를 격려했다.

주부 정다운(29) 씨는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마라'는 말이 생각났다"며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오죽했으면 그랬을까 싶은 마음에 눈물이 났다. 고기를 보내주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에 사는 김건호(42) 씨는 "두 아이의 아빠인데 기사를 보며 죄는 있지만 왠지 눈물이 났다. 배를 곯았던 적이 많아 그 고통을 잘 안다"며 김씨를 돕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세상에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이런 일이 생길 때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며 "도움을 주고 싶다는 분들의 뜻을 전했으나 김씨가 신변이 노출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며 정중히 도움을 거절했다"고 전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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