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규에 부산저축銀 구명로비 받고 금감원 부원장, 수천만원 받은 정황”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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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청탁 시기에 잦은 통화”
부원장 “돈-청탁 받은 적 없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 검사장)는 19일 박모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부산저축은행그룹의 핵심 로비스트 박태규 씨(71·구속 기소)에게서 “부산저축은행그룹 계열 은행에 대한 검사 강도를 완화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현금과 상품권 등 수천만 원을 건네받은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규 씨는 감사원 의뢰로 금감원과 예금보험공사가 부산저축은행그룹 계열 은행에 대해 공동검사를 진행하던 지난해 2∼6월 이런 취지의 청탁을 박 부원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시기에 박 씨와 박 부원장 사이에 잦은 통화가 오간 정황을 확보하고 박태규 씨를 추궁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부원장은 “자식 교육과 진로 문제로 박 씨와 만나고 전화통화를 통해 상담한 적은 있지만 저축은행과 관련해 청탁을 받은 적이 없다”며 “또 박 씨와 골프를 치거나 돈을 받은 적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부산저축은행그룹의 퇴출을 막아 달라”는 청탁과 함께 1억여 원의 현금과 상품권 등을 받은 의혹을 사고 있는 김두우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54)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김 전 수석을 21일 오전 9시 피내사자 신분으로 불러 박 씨와 몇 차례 만나 금품을 받았는지, 부산저축은행그룹의 퇴출 저지에 실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김 전 수석과 박 씨 사이에 오간 통화 기록과 골프 라운딩 기록 등을 분석해 박 씨가 지난해 4월부터 김 전 수석과 90차례 이상 전화 통화를 하고 수차례 골프를 친 사실을 확인했다. 또 김 전 수석의 계좌와 통화 기록을 바탕으로 김 전 수석이 부산저축은행그룹과 관련한 청탁을 전달한 고위공직자가 있는지도 함께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옛 여권 정치인 등을 대상으로 부산저축은행그룹의 구명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박형선 해동건설 회장(59·구속 기소)과 지난해 6월 퇴출 위기에 처한 부산저축은행그룹에 1000억 원대 유상증자를 주선한 KTB자산운용 장인환 대표(52) 등에 대한 수사도 함께 벌이고 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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