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관, 미드필더로 한때 촉망… 3년전 병역비리로 팀 떠나

  • 동아일보

■ 정종관은 누구

“병역 비리로 그의 축구 인생은 크게 바뀌었습니다.”

숨진 채 발견된 정종관은 2004년 프로축구 전북 현대에 입단해 2008년 2월 떠날 때까지 재능이 엿보이는 선수였다. 전북의 한 관계자는 그에 대해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고 한때 촉망받는 선수였다. ‘크게 될 것 같다’는 평가가 따랐던 선수”라고 기억했다. 성격도 밝고 활달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그는 병역 비리로 팀을 떠났다. 병역 면제를 받기 위해 어깨가 탈골된 것처럼 꾸몄다가 검찰 수사에 걸렸다. 병역법 위반으로 복역한 그는 2009년 12월부터 서울 송파구청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일했다. 올해 12월 마칠 예정이었다. 20대 초반이 대부분인 공익근무요원 가운데 그는 나이가 많은 축에 속했다. 그는 방이동 백제고분군(사적 제270호)의 관리를 맡았다. 고분 관리와 출입자 통제를 맡았다. 동료 1명과 함께 근무했다. 평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했고 토, 일요일에는 쉬었다.

그는 주말에 경기가 열리는 챌린저스리그 소속 서울 유나이티드에 2010년 입단해 다시 축구를 했다. 실업팀들이 참가하는 이 리그는 K리그, 내셔널리그 아래의 3부 리그다. 서울 유나이티드 관계자는 “고인이 찾아와 공익근무요원으로 지내면서 열심히 훈련하겠다고 했다. 몸을 만들어 다시 K리그로 가겠다고 해서 받아 주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해 상반기에 정종관은 1경기에만 출전했고 이후 구단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아 퇴출위기에 몰렸다.

그러자 그는 올해 초 다시 서울 유나이티드를 찾아가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고 해 구단은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오랫동안 운동을 쉬었던 그는 몸이 무거웠다. 3월 개막전에서 후반 7분을 남겨 놓고 교체 멤버로 나간 게 유일한 출전 기록. 이후 다시 구단과 연락이 끊겼다.

마산공고, 숭실대를 나온 그는 2003년 올림픽대표팀 소집 훈련에도 한 차례 참가했고, 그해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표로 뛰었다. 프로 무대에선 4시즌 동안 총 79경기에 출전해 6골 8도움을 기록했다. 2006년 전북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할 때 김형범, 염기훈(현 수원) 등과 함께 뛰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